[개척교회X문화공간 만들기 Project] 나니아의 옷장 분투기 #11 작은 교회 찬양팀운영 꿀팁



이번 호에서는 작은 교회의 찬양팀 운영에 대한 실질적인 팁을 나누어 보려고 한다. 우리라고 특별한 솔루션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나름 개척교회(그러니까 작은 교회)로서 몸부림쳐 본 경험치가 있다. 또 아무래도 매주 음악공연이 있는 장소이다 보니 소규모 밴드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러한 경험치를 나누어 보려한다.

먼저 주님의숲교회 찬양팀을 소개하고 시작하겠다.


<먼저 그 나라와> 찬양영상 :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소박하고 어쿠스틱한 음악을 활용하는 찬양팀이다. 찬양곡들도 최신의 유행곡(?)보다는 오랫동안 불려온 단순하지만 선이 굵은 메시지가 있는 오래된 곡들을 즐겨 부르는 편이다.

이제 본격 노하우로 들어가 보자. (먼저 말해두건데 이건 정답이라기 보다는 우리 팀이 겪어본 우리만의 노하우이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각자의 상황에 맞도록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1. 드럼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작은 교회는 공간이 작다. 거기서 셋트드럼(킥,스네어,탐탐 등이 갖춰진 한 셋트)을 마음껏 두들기면 회중들은 귀가 상당히 아플 확률이 높다. 이것은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작은 라이브클럽들의 공통된 고민이기도 하다. 언젠가 SNS 상에서 이 문제에 대해 음향엔지니어들간에 토론이 벌어졌는데, 결국에는 작은 공간에서 드럼문제는 답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간 음향적으로 잘 처리하거나 (물론 비용이 많이 든다) 아예 드럼을 통째로 방안에 가두는 형태의 부스를 세우기도 한다. (여력이 된다면 이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좋겠다)


<에스캐슬 드럼부스 Type D>


하지만 작은 교회, 개척교회에서 공간도 작고 돈도 없는데, 이런 방식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클지도. 그래서 다음과 같은 대안이 있다.


1) 전자드럼을 활용해보라

사실 전체 음향적 관점에서는 애매한 드럼셋에 마이킹해서 소리를 잡는 것보다 저가형 전자드럼이 훨씬 좋은 소리가 나올 확률이 높다. 그만큼 드럼은 소리잡기도 힘들고 (일반적인 교회 현장의 엔지니어 봉사자의 입장에서) 연주자의 볼륨조절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전자드럼은 정제되어 녹음된 소리가 자동으로 나오기에 전체 음향관점에서는 생각보다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문제는 드러머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당연한 부분인데, 실제 드럼과는 연주감이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주자의 이런 부분을 존중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찬양팀의 목적을 생각해볼 때, 개인으로서 연주자의 만족감을 위해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전체 팀의 사운드와 회중의 귀를 보호하기 위해 대화와 타협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으로도 드럼셋+드럼마이크셋 합치면 수백만원이 훌쩍 넘지만, 전자드럼은 훨씬 적은 비용에 마이킹 필요없이 바로 메인 스피커로 연결이 가능하다. (물론 전자드럼도 고가모델은 한없이 비싸지만...가성비를 논하는 것이다)


2) 드럼셋이 아닌 퍼커션이 대부분의 작은 교회공간에서는 더 어울릴 수도 있다.

우리 교회의 경우이다. 처음에는 우리도 스네어 빵빵 두들기며 드럼셋을 연주했다. 원래 음악공연장으로 사용되는 곳이기에 드럼셋팅과 마이킹도 상당히 잘 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20명 안팎이 모여 찬양하는 공간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찬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묻힌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음악적 장르와도 연결된다. 보통 현대 찬양팀은 일렉기타가 빵빵하게 나오고 베이스가 받쳐주는 형태를 무조건 적으로 떠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렇다면 드럼셋트가 필수이다. 하지만 우리 교회의 경우는 어쿠스틱한 형태를 원했다. 이런 형태에서는 셋트드럼보다 퍼커션이 훨씬 자연스럽게 묻어나고 찬양의 순간을 잘 서포트한다.

퍼커션하면 악기 종류도 생소하고 연주자가 없어서 막막해 하는 경우를 본다. 하지만 조금만 익혀보면 카혼, 젬베 등은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카혼>


<젬베>


외국의 경우 소규모 공간에서 이런 악기들을 많이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생들도 오히려 드럼셋보다 이런 간단한 퍼쿠션을 쉽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았다. 요즘은 유튜브 등에 활용영상도 많으니 참고할 수 있을 듯 하다. 그리고 윈드차임 등은 손으로 한번만 훑어줘도 엄청난 역할을 한다.


<윈드차임>


실로폰등도 장난감이라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대중음악계에서도 많이 쓰인다. 수년전, 제이래빗, 옥상달빛 등이 건반+기타 정도의 간단한 구성에 실로폰 등의 손악기를 활용하여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 이후로 비슷한 구성의 인디밴드들이 무대에 설 때마다 모두 다 실로폰 아니면 멜로디온을 간주에 들고나와서, 또야? 라는 반응을 얻기도 하였다)


<주님의숲교회 찬양팀이 만든 자작곡 ‘빛되는 그날’ 중간에 나오는 실로폰은 문구점에서 만원정도 주고 산 것인데 큰 역할을 했다>



2. 찬양팀의 악기구성은 하나의 정답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다.

이런 이야기를 가끔 듣는다. ‘우리교회는 찬양팀을 만들 수가 없어요. 베이스 칠 사람이 없거든요.’ 또는 일렉기타 칠 사람이 없다든지. 우리는 보통 교회찬양팀 하면 인도자가 있어야 하고 코러스(싱어)할 사람이 성부별로 몇 명 있어야 하고 일렉, 베이스, 드럼, 거기다가 세컨 건반까지 풀밴드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음악이 많고 악기구성도 그러하다. 유독 한국교회가 워십밴드의 악기구성을 너무 정형화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러니까 팀별로 내는 사운드도 비슷비슷하다. 악기가 같으니 편곡도 비슷하고 모두가 똑같은 음악을 한다.

물론 찬양이 음악적 만족감만을 위해 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각자 생긴 모습대로 자유롭게 수백가지 모습의 음악으로 찬양을 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 아닌가?

우리 교회는 구성원들이 30대후반에서 40대 정도인데, 그러다보니 음압이 세고 방방뛰는(?) 찬양보다는 조용히 묵상할 수 있는 찬양의 형태가 맞는 편이다. 나니아의 옷장에서 다양한 최신음악을 공연으로 올리다보니 예배의 음악도 트렌디할 거라 예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지는 않다. (여담이지만 팀켈러 목사님의 책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문화적으로 트렌디한 지역과 사람들이라 자신들의 예배음악도 그럴 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자신들은 찬송가 등 오래된 음악들이 예배에 맞는다고 말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건반과 리코더 등의 악기로 찬양할 때도 있다. 전문 리코더 연주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 건반연주자, 또는 다른 악기연주자가 어떤 날은 리코더를 연주하기도 한다. 학창시절 배운 실력에 약간의 센스만 있으면 예배를 돕는 음악으로서는 부족함이 없다.

<옆으로 부는 검은색의 피리같은 악기는 플룻을 배우지 않은 사람도 쉽게 플룻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이다. 낙원상가등에서 몇만원 정도면 살 수 있고 리코더를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이면 금방 적응할 수 있다. 우리의 연주자도 이 악기를 받은 그날 이렇게 연주해내었다>


3.연주자에게 드리는 제언

이 부분은 조금 조심스럽기는 하다. 자칫하다가는 꼰대의 푸념이 될까봐 그렇다. 하지만 매주 라이브 공연 음향을 엔지니어 하면서, 또 이 공간에 오는 다양한 찬양팀의 상황을 보면서 얻은 경험치가 있기에 한번쯤 나누면 의미가 있지 않을가 싶기도 하다.

기타의 신으로 불리는 제프벡에게 누군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음악을 잘 할 수 있습니까?’ ‘음정과 박자를 잘 맞추면 됩니다’ 너무 당연한 대답같아서 황당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들은지 수년이 지난 지금 정말 맞는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의외로 박자와 음정을 제대로 맞추는 연주자(와 보컬)이 많지 않다. 진짜 선수와 어설픈 연주자의 차이는 거기서 나는 걸 많이 봤다. 미묘하게 차이가 난다. 게다가 교회현장에서는 아무래도 전문연주자보다는 평범한 생활인인 경우가 많으니 이 문제는 더욱 중요하다 하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베이시스트라면 슬랩 같은 거 연습하지 말고 첫박에 루트만 정확히 찍어주면 된다. 틀리지 말고. 이것만 정확히 해줘도 밴드가 큰 힘을 얻는다. (하지만 현실은 자꾸 멋있는 거 하고 싶어서 복잡한 라인 만들고 하다가 박자 놓치고 자꾸 코드 틀리고..)

드럼은 화려한 필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 빨라지거나 느려지거나 하지 않는게 백배 중요하다. 너무 크거나 작지 않게, 밴드와 볼륨 밸런스를 잡아서 치는게 중요하다. 좀 더 고수의 영역으로 가면 자신의 악기간의 밸런스(스네어, 킥, 하이햇 등)를 잡는게 중요하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가 여기서 나더라. 또한 중간에 리듬을 다양하게 바꾸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하나의 리듬으로 끝까지 안정적으로 받쳐주는게 훨씬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적인 부분들에만 충실해도 공동체가 함께 찬양하는데 있어 음악적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내는 경험을 하였다.


*마무리 하며

주님의숲교회 찬양팀도 사실 많이 부족한 팀이다. 구성원들의 삶의 환경이 녹록치 않기에 한번 모여서 합주하기 힘든 상황도 많다. 대부분의 작은교회 찬양팀의 사정이 그러하리라 생각된다. 하지만 놓치고 싶지 않은 생각은, 꼭 엄청난 악기 시스템에 유급세션이 포진하여 빵빵한 풀밴드만 아름다운 찬양을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작고 소박한 구성의 작은 교회 찬양팀도 얼마든지 자신들만의 색깔로 찬양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교회공동체는 쉽지 않지만 그 이상을 향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 그거 자체가 의미있고 진심이 담겨 있지 않을까 싶다.

ps. 마지막 팁 : 영상촬영에 대하여. 사실 작은 교회에서 찬양장면을 영상으로 담기는 쉽지 않다. 장비도 없고 인력도 없다. 주님의숲교회도 그렇다. 그러면 우리는 영상을 어떻게 찍었을까. 사람들이 오기도 전에 뒤쪽 천장에 고정된 카메라에 용량이 넉넉한 SD카드를 넣고 녹화버튼을 눌러놓고 잊어 버린다. 예배가 끝나고 나서 용량이 꽉차면 자동으로 카메라는 멈춰있다. 집에 갈 때 SD카드만 회수해서 간다. 그러면 장면전환은? 4K고화질로 찍어서 일부분을 확대해서 편집하면(프리미어 등에서 크롭 기능으로) 다양한 장면을 후편집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물론, 여러대 카메라로 촬영인력이 붙어서 찍은것만 못하겠지만, 작은 교회 현실에서는 이정도도 충분하다. 그리고 나는 옛날 사람이라 그런지 찬양예배하면서 옆에서 카메라매들이 붙어서 줌인하고 돌아다니면서 찍고 하는 것이 영 불편하더라. 이렇게 무인, 고정식으로 찍는 정도는 괜찮은거 같다^^;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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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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