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X문화공간 만들기 Project] 나니아의 옷장 분투기 #7 : 작은 개척교회가 시도해볼만한 문화행사들




지금까지는 나니아의옷장x주님의숲교회라는 작은 지하공간에서 정기적으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나누어보았다. 주일은 주님의숲교회 예배, 화요일저녁은 책읽기 모임, 목요일 저녁은 불어성경모임, 금요일은 크리스찬 금요라이브.

 

이번에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시의적절하게 기획하여 진행해보았던 몇 가지 행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 한다. 일반적인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활용해서 만들어 봄직한 행사라고 생각한다. 꼭 대형교회가 아니더라도, 공간이 그리 크지 않아도, 진정성과 아이디어만 있다면 시도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1.희귀병 어린이 돕기 콘서트

 

나니아의 옷장은 사실 놀이공간에 가깝다. 진지한 일을 한다기 보다는, 누구나 와서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꿈꾸었다. 하지만 역시나 우리는 그리스도인들인지라, 뭔가 의미있는 일, 또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는 일을 좀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마침 장종택 형님의 소식이 들려왔다. 찬양사역자 장종택 형님,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데스퍼레이트 워십밴드 멤버들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편이었는데 종택 형님의 딸인 온유가 희귀병이 발견되어 중환자실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온유는 옷장에서 가까운 고대병원에 입원중이었는데, 한국에서도 희귀한 케이스라 치료방법이 요원하여 막막한 상태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데스퍼레이트 밴드와 논의하여 온유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후원콘서트를 열어보자고 하였다. 그리하여 희귀병 어린이 돕기, 온유 후원콘서트를 진행하게 되었다.


<당시 기독교신문에 실린 기사> ‘희귀병 어린이 '온유' 후원콘서트 열어’ (기독교연합신문 아이굿뉴스)

 

몇 몇 기독교방송에서도 이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였고 전국 곳곳에서 함께 기도하겠다는 분들이 생겨났고 실제로 후원콘서트 당일에 찾아오신 분들도 계셨다.

 

우리는 온유에게 힘내라는 영상과 사진, 메시지 등을 만들었다. 당일 콘서트후 모인 후원금을 들고 데스퍼레이트 밴드 멤버들이 함께 온유의 병원에 찾아가서 전달하였다.


그리고 온유는 기적적으로 일어났다! 우리가 콘서트를 한 것이 3.13일이었는데, 부활주일 즈음에 온유가 걸었다.



온유의 경우는 방송에도 소개되고 해서 유명세를 좀 탔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개교회에서 충분히 의미있게 이러한 행사를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픈 어린이를 위해 힘내라고 마음을 모아주는 콘서트.

 

2.세월호 유가족 초청 간담회 <경청>

 

이 행사를 기획했던 2016년 당시만 해도 많은 교회안에서 세월호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왜 그랬을까? 꽃같은 아이들이 이유도 모른채 죽어가야 했고, 그 유가족들이 아직도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데, 왜 교회들은 그것에 대해 터부시 하고 언급조차 조심스러워했을까.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자 마음을 모았다. 옷장에서도 공연한 적이 있었던 장현호(길가는 밴드)씨는 유가족분들과 많은 연대를 해왔기에 그분을 통해 물어보았다. '현재 그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그분들은 그저 자신들의 이야기를, 언론에서 감추고 묻히는(그 시절만해도 국정농단의 중심에 있었던 권력자들이 블랙리스트를 만들며 무소불위의 불의한 권력을 휘두르던 시대였다) 이야기들을 들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행사의 이름을 <경청>이라고 했다. 창현 어머니 최순화 님과 그의 친구분을 모셔서 1시간 가량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분들을 응원하기위해 영상메시지를 모아서 상영하였다.

 

 

<나니아의 옷장에 관련된 사람들이 미리 마음을 모아 만든 메시지 영상>

 

창현 엄마는 말했다. ‘저희에게는 들어주는 게 복음입니다 그런데 교회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창현 어머니도 교회를 다니는 분이었다. 유가족들의 싸움이 심해질 수록 교회사람들은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목사님 마저도 교회안에서 그런 이야기를 그만 좀 꺼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너무나 안타까웠다. 왜 우리의 교회는 이런 모습밖에 되지 않는가. 우리는 약속했다. ‘끝까지 함께 하겠다.

 

꼭 세월호 문제만은 아니리라. 세상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어디 하소연 할 데 없어서 눈물짓는 약자들이 많이 있다. 교회가 그 분들을 모셔서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자리만 만들어도 그 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될까. 주님이 가장 작은 자에게 한 것이 내게 한 것이다라고 말씀한 것처럼.

 

3.공동체 영화상영 - 나니아의 극장

 

필름포럼은 기독교영화 그리고 작지만 좋은 영화들을 세상에 나누는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대부분 이런 작은 영화들은 투자대비 효용성이라는 이유로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에는 걸리기도 어렵다. 그런 다양성 영화들에게 있어 필름포럼은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

그런데 필름포럼에도 걸리기 힘든 더 작은 영화들이 있다. 이 사회의 진실을 다루고 있지만 상업성이 없기에 (배급에 드는 비용도 뽑기 어렵고, 기본 상영료 몇 십만원도 감당하기 어려워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에) 어디서도 상영되지 않는 작은 영화들이 있다.

나니아의 옷장에서는 그런 영화들을 상영했었다.

<쪽방촌의 현실을 깊이 있게 다룬 영화, 송윤혁 감독의 사람이 산다 여러 국내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지만 영화관에서 상영되기는 힘들다. 결국 돈 때문이다. 하지만 설교 한 편 보다도 훨씬 더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이다. 송윤혁 감독은 원래 신학생이었는데 현장에 나가 영상을 촬영하다가 사회의 현실을 보게되었고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감독과의 대화 시간. 영화가 끝나자마자 모더레이터 분이 '이 영화를 보면 소주 한 잔이 땡긴다'고 첫 마디를 했던 기억이 난다.

 

 

<젊은 크리스찬의 교회에 대한 솔직하고 진정성담긴 고민을 다룬 '거리의 예수’(김석 감독)>

 

<‘파인딩 스콜세지’(남정우 감독) 젊은 무명의 배우가 자신의 꿈을 찾아 떠나는 무모한 여정. 그는 실제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 침묵에 출연하는데 성공했다. 그는 신학대 연극동아리 시절 무대에 오른 '침묵'을 잊지 못해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영화상영 후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도 매우 즐거웠다>

요즘은 공동체 상영이라는 방식으로 이렇게 직접 모이는 곳에서 상영하는 작은 영화들이 늘고 있다. 배급사에 문의하는 방식도 있고 감독에게 직접 컨택하는 방식도 있다. 물론 상업영화관에서 상영되는 큰 영화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포맷(DCP라는 극장전용방식을 사용한달지)등의 문제와 비싼 상영료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은 영화들은 오히려 공동체 상영을 반기는 경우가 많고, 작은 영화일 수록 교회들이 한번쯤 집중해봐야할 주제를 다루는 경우도 많다.

솔직히 교회만큼 영화상영에 최적화된 지역사회공간이 어딨을까. 대부분 고성능 프로젝터와 대형스크린, 그리고 최고의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다. 교회가 지역사회에서 작지만 좋은 영화들을 상영하는 거점들로 활용된다면 사회의 인식이 훨씬 좋아지지 않을까.

블록버스터는 멀티플렉스에서,

좋은 다양성 영화는 필름포럼에서

거기도 걸리기 어려운 작은 영화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에서...

이런 공상을 해본다.

 

4.네팔 지진 참사 후원 콘서트

2015 4월 네팔에서는 엄청난 지진이 났다. 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쳤다. 나도 네팔에 다녀온 경험이 있어서 내심 걱정이 많이 되었다. 복구조차도 쉽지 않을 만큼 가난한 나라임을 보았기 때문이다.

당시 나니아의 옷장에서 다른 행사를 위해 왔던 지인 중에 GAiN 이라는 NGO단체에서 일하는 간사가 있었다. 지진참사 구호활동 때문에 얼마 후에 네팔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함께 후원콘서트를 기획했다. GAiN x 나니아의 옷장으로.


그동안 옷장에서 공연했던 크리스찬 아티스트들에게 공지를 돌렸다. 이러한 취지로 후원콘서트를 합니다. 혹시 함께 해주실 수 있는 팀들은 힘을 실어주세요!

이렇게 팀들이 모여서 공연을 하였고 입장수입을 전부 모아 Ngo단체를 통해 네팔에 전달했다. (100?) 우리만 기획해서 준비했다면 쉽지 않았겠지만, 그 일을 계속해오고 있는, 또한 곧 네팔에 직접 갈 실무진들이 함께 준비했기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현지의 구체적 필요와 상황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현지의 간사님이 전해온 사진

 

한가지 고민되는 지점은 출연한 아티스트들에게 개런티를 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준비단계부터 동의를 구하기는 했다. ‘이날의 수익은 전부 네팔에 보낼 용도이므로 죄송하지만 개런티를 드릴 수 없습니다. 이 부분에 양해해주시고 동의해주신다면 함께 해주십시오 팀들은 흔쾌히 수락하였고 그날의 행사가 잘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돌아볼 때에, 아티스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자꾸 든다. 아무리 자선공연이지만 맨손으로 그들을 돌려보낼 때에 마음이 너무 안 좋았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기업 등 재정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곳에서 후원금을 받아 거기서 출연자의 개런티도 마련해놓고(최소한의 실비라도) 시작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우리 같은 영세한 단체, 교회는 그런 일은 현실에서는 너무나 어렵다. 그런 방식을 고수하다가는 아무것도 시도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아티스트들의 헌신을 요구할 수 밖에 없고 그 날도 그렇게 진행되었다. 누구도 불만을 표하지는 않았지만, 내 맘이 편치 않아서 그 후로는 그런 방식은 잘 시도하지 않게 되었다. 모든 자선공연을 기획할 때 매우 주의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좋은 일 하는 거니까 무료로 와서 헌신하세요!’ 이렇게 당연히 여기는 마인드는 정말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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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 관계상 여러 사례 중 대표적인 것을 소개해보았다. 큰 교회, 재정이 넉넉한 교회만 이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은 교회는 그 나름에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믿는다. 진정성,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모인다면 충분히 지역사회를 섬기며 복음의 가치를 나눌 수 있는 문화행사들이 가능하리라 믿는다.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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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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