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X문화공간 만들기 Project] 나니아의 옷장 분투기 #6 : 목요일엔 불어성경모임



[개척교회X문화공간 만들기 Project] 나니아의 옷장 분투기 #6 : 목요일엔 불어성경모임

글_이재윤 목사



나니아의 옷장의 초창기에 목요일은 정기적인 모임이 있지는 않았다. 책꽂이에 너무 많은 책으로 꽉 차 있으면 새로운 책이 들어올 여지가 없기에, 살짝 비워 놓았다. 그래서 목요일은 그때 그때 새롭고 재미난 일들이 있으면 좀 부담을 덜 갖고 시도를 해보는 일들을 했다.


 

불어성경모임의 소박한 포스터. 멤버중 프랑스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온 분이 직접 만들었다.


그러던 중 목요 불어성경모임이 시작되었다. 주님의숲교회 식구중에 프랑스에서 오래 살다온 분이 있었다. 또 프랑스에서 현재 유학중이면서 이따금씩 이곳을 오가는 분도 있었다. 이 분들을 중심으로 한국에 온 프랑스인들이 작은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중에 마리라는 20대 젊은 여성이 했던 이야기가 기억난다. 한국생활 재미도 있지만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 참 많다. 지하철에서 너무 부딪히고 간다든지, 음식문화라든지.. 그리고 외롭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니아의 옷장 불어성경모임은 한국생활에 지친 프랑스인들, 그리고 프랑스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는 한국인 등이 모여서 음식을 해먹고 성경도 간단히 나누는 모임이었다. (성경공부 모임이 아닌 이유는, 글자그대로 성경을 공부하기 보다는 간단히 읽고 나누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매주 화요일에 있었던 화요성경공부모임의 불어버전이었다. 옷장지기역할로 늘 함께 했던 나는 불어를 한마디도 못한다. 그렇기에 깊이 참여하지는 못하고 옆에서 서포트 하는 정도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들이 주체가 되어서 자율적으로 이 모임을 이끌어 가는 것이 좋았다.


프랑스식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고 누군가가 작은 공연을 하기도 했다. 나니아의 옷장 금요라이브 무대에서 공연했던 팀 중 '루이보스'의 한 멤버가 프랑스에서 오래 살다온 인연이 있기에, 불어로 찬양을 나누는 날도 있었다. 


나니아의 옷장은 성신여대부근에 있다. 처음에 부동산에서 들었던 이야기 중에, 방 구하러 오는 학생들중에 중국인이 그렇게 많다는 것이었다. 모르긴 몰라도 옷장 근처에는 중국인 학생들이 꽤 많이 살고 있다고 한다. 가끔 성신여대에 들어가보면 박사과정 등 학생으로 유럽, 아랍, 아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외국인 들을 볼 수 있다. 나니아의 옷장이 그러한 외국인들을 위한 선교적, 문화적 행사들을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초창기에 했었다.


 


대학생선교단체인 CCC가 나니아의 옷장에서 유학생들을 위한 전도집회를 한 적이 있다. 평소에 각 캠퍼스에서 전도대상자로 품어 왔던 외국인 학생들을 한날 한시에 초대해서 다양한 음식을 나누고 한국문화를 알릴 수 있는 Kpop등을 공연하고 마지막에는 결단의 시간까지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평소에 관계성을 쌓아온 ‘내 친구’ 한 사람을 데려오는 형식이었기에, 불특정다수에게 영업하는 방식이 아니라서 참 좋았다. 참여한 모든 사람이 (초대한 사람이나 초대받은 사람이나)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이후에도 이러한 취지의 행사를 시도해보고 싶었는데 쉽지는 않았다. 우리의 역량 부족이었다. 매주의 금요라이브, 화요책읽기, 주일 예배만 이끌어가기도 벅찬 것이 솔직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이런 부분에 전문성과 비전을 가진 주체가 있다면 (예를 들면 CCC가 그러했듯이) 이런 행사들을 진행해 보고 싶은 맘이 있다.


CCC에서 진행했던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전도집회

어쨌든 목요일 마다 옷장에서 있었던 불어성경모임은 주축이 되던 프랑스인 친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게 되면서 1년여 기간동안 진행되다가 잠정 중지되었다. 언젠가 프랑스 친구들이 다시 돌아오거나 멤버가 모인다면 재개 될 날을 기대하고 있다.


<옷장에서 불어성경모임 있는동안 나갔다왔는데...스티븐이 남기고간 귀여운 메시지. 프랑스에서 중앙대 교환학생으로 온 20대초반 남학생. 가톨릭 배경이 있고 일렉트로니카 음악만 듣는 전형적인 유럽인. 복음에 큰 반감도 없지만 큰 관심도 없는듯한.. 저번 크리스마스에 옷장 놀러왔을 때 중대 야구잠바를 입고 왔는데 궁서체로 한가운데 '교환학생'이라고 써있어서 우리가 다들 한 마디씩 해주었던 기억이 ㅎㅎ '너 그거 뭐라도 써있는지 알고는 있는거지?'>


이런 인연으로 주님의숲교회 예배에는 프랑스인들이 이따금씩 놀러오곤 했다. 주님의숲교회는 맛있는 점심식사가 꽤 중요한 부분인데, 역시나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음식은 무리였던 적이 많다. 정성껏 대접을 해도 많이 안먹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뼈찜(돼지등뼈에 붙은 살)은 맛있게 잘 먹었던 기억이 있다. 약간 매운 폭립 느낌이었으려나. 주일외에도 가끔씩 놀러올 때가 있었는데, 언젠가 성탄절에는 한국에서 갈 곳없어 심심하게 지내고 있다는 프랑스 친구 몇명이 옷장에 놀러와 함께 볼링을 치기도 했다. 가끔씩이지만 이렇게 보던 친구들이 고국으로 돌아가니 섭섭하다. 언제다시 볼 수 있으려나.


크리스텔과 마리가 고국으로 떠나던 날 찍은 사진. 위에서도 말했던 마리가 왼쪽에서 4번째 흑인여성이다. 한국말도 너무 맛깔나게 잘하는 센스있는 친구였다. 한국에서 인턴사원 과정을 마치고 돌아갔다.

크리스텔이 주일예배점심으로 해주었던, 프랑스에서 많이 먹는다는 크랩. 달걀로 만든 전병안에다가 소지시, 햄 등을 넣기도 하고 누텔라 등을 넣기도 한다고 한다. 단짠의 정석이랄까. 크리스텔은 한국에 와서 불어권으로 선교를 준비하고 있는 분들에게 불어를 가르치는 자원봉사를 했다. 플룻을 잘 불고 개성이 강한 20대였다.


꼭 옷장지기가 주최가 되어 기획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숲교회 공동체 식구 중 누군가의 상상과 행동으로 이러한 새로운 일들이 시작되는 방식이 나는 참 좋다. 그렇게 열어놓은 목요일에는 이후에도 깨알같이 짬짬이 재미있는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는 ‘목요일에 옷장연대’라는 특별한 공동체와의 연합으로 굵직한 콘텐츠가 생겨났다. 이 이야기는 다음에 하도록 하겠다.


내용과 큰 상관은 없는데, 독일에서 온 KUF라는 밴드이다. 옷장에서 많이 공연한 기타리스트 정주영이 독일에서 활동할 때 친하던 팀이라 그러한 인연으로 오게되었다. 사실은 일본투어 공연을 하면서 짧은 일정으로 한국에 잠깐 온김에 연주를 했는데 음악을 정말 잘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 선물도 주고 받고 공연사운드도 너무 좋았다고 좀 친해졌는데, 그렇게 주님의숲교회에 연결되고 주일예배도 나와서 전도가 되고..그러면 참 좋겠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는 않는다. 공연페이를 전해주었더니(우리는 무조건 5:5) 너무 좋아하면서 막걸리 먹으러 가야겠다고 의기투합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20대 특유의 발랄함이었다.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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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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