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X문화공간 만들기 Project] 나니아의 옷장 분투기 #9 가성비로 아름다운 공간 꾸미기 - 공간미학




이번 글에서는 아주 구체적인 꼼수들에 대해서 나누어 보려 한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실전기술이랄까.


사실 교회개척 등을 할 때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초기비용인데, 공간 보증금이야 나중에 돌려 받을 수 있으니 그렇다 쳐도, 인테리어 비용은 회수할 수 없는 매몰비용이기에 매우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보통 인테리어업자에게 맡길 경우 업종에 따라 다르지만 카페같은 경우 평당 150-200만원 정도 든다고 한다. 나니아의 옷장은 4-50평 되니까 대략 6천에서 1억 정도의 인테리어 비용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200만원 정도로 인테리어를 마쳤다. 대단히 럭셔리한 공간은 아니지만, 이 공간에 오는 사람마다 ‘와 따뜻하다’, ‘분위기 좋은 공간이다’라는 말을 꼭 듣는 편이다. 실제로 이 곳을 유료로 대관하기 위해 답사온 사람들의 경우 공간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체감한다.


작은 비용의 셀프 인테리어로 지금까지 5년동안 여러 용도로 잘 써오고 있는 이 공간. 그 노하우 몇가지를 나누어 본다. 


1. 처음 공간을 구할 때 목적에 맞는 곳을 구하라.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생각보다 이것을 생각하지 못해 큰 비용이 추가로 드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1) 소음 : 특히 교회등은 찬양 등을 하기 때문에 소음이 많이 나고 주변상가들이 기피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이 부 생각하지 않고 덜컥 공간을 계약한 후에 곤란한 경우를 겪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물론 방음공사를 하면 된다. 하지만 방음공사는 비용이 정말 많이 든다. 완벽한 방음도 불가능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에 소음이 민감한 사람들이 없는 곳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농담이 있다. 수천만원 들여서 방음하는 것보다 케익 사들고 옆집에 찾아가는게 더 효과적이다.


일단 해당건물에 주거자(밤에 잠을 자는 사람)가 없어야 한다. 누군가 다른 층에서 잠을 잔다면 저음이 벽을 타고 올라가 금요철야 또는 찬양예배할 때 상당히 방해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6시이후에 모두 퇴근하는 건물이라면 소음에서 상당히 자유롭다.


나니아의 옷장이 그러한 경우이다. 우리는 방음을 위해서는 방음문 (60만 원 상당) 하나를 단 것 밖에 없다. 물론 1층 슈퍼에 케익을 사들고 찾아갔다. ‘앞으로 여기서 음악도 하고 예배도 드릴 건데요... 뇌물 드리는건데 잘 봐주세요^^’ 그리고 우리 건물은 지하까지 총 6개 층인데 모두 6시 이후면 퇴근을 해서 건물이 빈다. 주로 저녁 시간에 있는 공연과 행사 시에 아무리 시끄럽게 드럼을 치고 집회를 해도 주변에서 민원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반대로 지인 중에 누군가는 수천만원 들여서 지하 스튜디오에 방음시설을 했는데 건물 3층에 사는 누군가가 밤마다 시끄럽다고 호소해서 수천만 원을 더 들여서 방음 추가 시설을 해야했다고 한다.


어떤 공간을 계약하기 전에는 목적에 맞는지 주변을 미리 살펴보는 것이 돈을 아끼는 길이다.


<5년 전 우리가 들어오기전 이 곳은 PC방이 망해서 나간 자리였다>

 

 

2. 완전 철거 상태가 아닌, 기본 시설이 남아 있는 곳을 잘 발견하면 득템이다.


상가임대를 해 본 분은 아시겠지만, 임대기간이 끝나고 임차인이 나갈 때는 ‘원상복구’가 원칙이다. 멀쩡한 벽도 다 뜯고 모든 걸 해체해서 맨 콘크리트 벽이 남게 해놓고 나가는게 원칙이다. 왜냐하면 새로 들어올 사람이 거기다가 자기 영업장만의 인테리어를 새로 해야하니까.


하지만 우리는 돈이 없다. 새로 인테리어 할 돈이 없다. 전에 쓰던 사람이 쓰던 걸 살짝 리폼해서 쓰면 좋겠다. 그럴 경우 잘 찾아보면 완전 철거 상태가 아닌 곳들이 있다.


우리의 경우 PC방이 망해서 나간 자리를 얻었다. 이미 몇 달 째 공실이었는데, 망해서 나간 케이스기에 건물주께서 원상복구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원상복구 비용도 꽤 든다. 인테리어 할 때만이 아니라 나갈 때 뜯는데도 돈이 꽤 든다) 우리에게는 완전 좋은 기회였다.


기존 피씨방에서 해놓은 인테리어를 그대로 두고 우리는 약간의 페인트 칠과 조명보강, 부서진 타일 보수만 했다. 이 비용이 백만원 남짓 들었다.


카페 등에서 선호하는 노출천장도 공사를 따로 하려면 돈이 꽤 드는데 이미 PC방에서 다 해주었다. 이러한 지하 공간은 보통 전기 시설이 잘 안되있어서 우리처럼 전기가 중요한 음향업등을 하려면 새로 공사를 해야하는데, PC방이었기에 이미 잘 해놓으셨다. 더 감사한건 스프링클러 시설 까지 다 되어 있었다. 소방법상 이게 꼭 필요한데, 이것도 천만원 이상 드는 장치이다.


무대 전면에 나니아의 옷장 트레이드 마크처럼 된 역사다리꼴 모양 벽도 사실은 이전 PC방 사장님이 해놓은 작품이다. (실내 디자인에 관심이 많으셨나보다. 참 감사하다)


<처음 들어왔을 때의 상태>

 


 

<낡은 페인트를 긁어서 벗겨내고 검은색으로 다시 칠함>

 

<벽면에 블랙과 그레이 페인트칠을 마친 상태. 이것만으로도 공간이 완전 새로워졌다>

 

 

3. 업자 한 사람에게 통으로 맡기는 것보다 필요한 부분 부분을 전문가들을 모셔서 인건비를 드리고 진행하면 비용이 세이브된다.


- 바닥타일은 전체를 갈지 않고 깨진 곳만 보수하기로 했다. 비슷한 색 타일을 사다 놓고 타일기술자분을 하루 불러서 일당을 드리고 보수했다.


- 조명은 몇 군데에 추가할 곳이 보였다. 인터넷 조명가게에서 필요한 조명기구들과 전선등을 택배로 주문해 놓고 전기기술자 한분을 불러서 일당을 드리고 우리가 생각한 곳들에 달아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 화장실에 온수기를 달 때도 인터넷으로 제품을 주문해 놓고 주변 설비업체 기술자분을 모셔서 인건비를 드리고 달았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구매한 가격을 들으시고는, 너무 싸게 샀다고 그 가격으로는 본인도 못구하신다고 깜짝 놀라셨다. 역시 인터넷이 제일싸다.


- 무대 전면의 벽은 프로젝터로 투사하여 스크린의 역할을 한다. 일반 벽에 쏴도 되는데 스크린만큼 밝게 나오진 않는다. 그래서 시중에서 파는 스크린 페인트를 사서 직접 칠했다. 이걸 칠하면 펄 같은 재질의 페인트가 스크린처럼 반사작용을 해서 거의 스크린과 같은 벽을 만들 수 있다. 지금까지도 유용하면서도 미적으로 공간을 만들어 주는 벽이다. 찬양 가사 등도 여기에 투영한다. 아래쪽에서 색깔 조명을 심플하게 비추어 준다.

 


<무대 전면 벽에는 스크린 페인트를 직접 칠했다. 이정도는 초보자도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손재주 있는 누군가가 테이블을 설계하고 목재를 사다가 함께 만들었다. 이걸 돈 주고 사려면 아마 엄청 비쌀듯>

* 물론 이런 부분은 기본적인 인테리어지식이 있어야 가능하기는 하다. 하지만 작은 교회 또는 공간사역을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배울 생각을 해야하지 않나 싶다. 일본에 선교를 갔을 때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다. 일본교회는 대부분 규모가 작기에 목사님들이 직접 전기, 목공 기술로 간단한 건 수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 때는 그저 신기할 뿐이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당연한 일로 다가온다. 어느 정도 기본 지식은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전문분야는 기술자분을 불러서 일당을 드리고 진행하면 매우 가성비 높게 진행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완성!>

<평소에는 이렇게 로고를 투사한다>

 

<이런 영상을 쏘면 신비로운 분위기도 연출가능>



<심플 이즈 더 베스트>

 


 

<인테리어 소품으로 갖다놓은 파란 말은 어린이들에게 항상 인기다.>

 

<공연시 출연자들의 대기공간>

 

<공연 장면. 이 곳에 발을 들인 분들은 '따뜻한 느낌이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너무 비용절감 위주로만 말한 거 같다. 공간을 꾸미는데는 사실 약간의 센스와 미적감각이 중요하다. 무조건 이것저것 사다놓는다고 아름다워 지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컨셉이 ‘따뜻함’이었다. 천장과 벽은 검정색, 회색 등 무채색으로 심플하게 칠했다. 그리고 조명을 노란색으로 여기저기 배치했다. 우리의 의도대로 이 공간에 들어오는 사람들의 첫 마디가 ‘우와 따뜻한 느낌이다’, ‘나니아의 옷장 같은 신비한 느낌이 들어요’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공간을 꾸밀 수 있는 소품, 미술 작품 등을 살 여력은 되지 않기에 우리가 직접 만들곤 했다. 대표적인 것이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주님의숲교회 식구들이 (아이들까지) 모여 아이디어를 모아 새로운 트리를 만드는 것이 전통처럼 되었다.



* 빈 박스를 활용한 트리


우리 1층에는 슈퍼가 있어서 빈 박스가 많이 나온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냈다. 그 박스를 뒤집으면 깨끗한 면의 황색박스들을 얻을 수 있다. 그걸 세워서 트리를 만들어 보자. 사실 이 정도 사이즈의 트리를 사거나 장신구를 다 붙이려면 꽤 비싸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는 매우 저렴하게, 또 유니크하게 우리만의 트리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트리는 12월이 지나고도 꽤 오랫동안 치우지 않고 공간을 따뜻하게 밝히는 역할을 하도록 두었다.

<가성비 최고의 트리>

 

* 손바닥도장 트리

전교인이 아이부터 어른까지 자기 손바닥을 찍었다. 아크릴 물감과 캔버스가 있으면 된다. 모두가 참여한 작품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심지어 여기 손바닥 중에는 교회에 처음 와본 사람의 것도 있다. 이걸 만들던 주일 오후에 교회 식구 중 누군가의 지인이 볼 일이 있어서 교회식구를 만나러 왔는데, 온 김에 이거나 같이 해보자는 제안에 흔쾌히 손바닥을 찍었다. 만드는 과정은 그리 어렵지 않은데, 이렇게 캔버스에 걸어 놓으면 나름 멋진 작품으로 역할을 한다. 다 마른 후 뒤쪽에 구멍을 뚫어서 작은 전구들을 꽂아서 빛나게 하였다.


<한 사람씩 시작. 어린이들의 고사리손이 제일 위에>

 

<아직 다 찍지 못한 손바닥. 그날 못온 사람들의 자리는 남겨 놓았다>
<완성! 타임머신과 같이 그 때 우리 공동체 식구들의 손길이 보관되어있다>

 


* 레고 트리

이건 아이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인터넷에서 벌크로 레고부품을 다량구매할 수 있다. 녹색기본판을 펼쳐 놓고 모두가 참여하여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 이걸 시작할 때만 해도 이렇게 자율적으로(?) 또는 중구난방으로 - 특히 아이들은 자기 하고 싶은대로 여기저기 블록을 꽂았다 - 만들어서 트리모양이 나오기나 할까 싶었다. 하지만 결과는 너무나 멋졌다. 현대미술의 느낌이 물씬 나는 특별한 트리가 되었다. 게다가 아이들은 트리 여기저기 성경의 이야기를 심어놓았다. 아이들에게 시킨 것도 아닌데 이렇게 해내는 걸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처음엔 와! 이 혼란이 과연 정리 될것인가..싶었지만>

 

<놀랍게도 멋진 작품이 완성되었다. 이 작품은 우리 교회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도 같아서 의미가 깊다. 당시에 적어 놓았던 글을 옮겨 본다.

 

* 솔직히 처음 이걸 시작할때만해도 과연 완성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어떤 가이드나 리더의 방향 지시 없이..게다가 5명의 아이들까지 달려들어 특유의 고집과 땡강으로 저 하고 싶은데로 엉망을 만드는 듯 보이고..

하지만 이렇게 멋지게 현대 미술 풍의 작품이 완성되었다.

(게다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아이들 시선의 스토리 라인까지 들어가있다)

혼돈 속의 조화.
자율과 개성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움.

마치 우리 교회 같기도 하다.

늘 이런 혼란의 과정은 의구심이 들곤 하지만
나의 그릇과 한계를 뛰어넘는 ‘함께’의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퀴즈> 레고 트리에 주님의숲교회 어린이들이 숨겨놓은 성경스토리. 다음 장면은 성경의 어떤 장면을 묘사한걸까요? 

(정답은 맨아래에)



* 부록 <그 외의 이미지들>


<절기에 맞는 색깔을 천을 내린다>

 

<성령강림주일에는 불의혀를 상징하는 갈라진 붉은 천을 내렸다>

 

<성찬식을 할 때는 성도 중 한 명이 직접 만들어 온 빵을 뜯어 남김 없이 먹는다>

 

<찬양팀의 연습모습>

 

<성도들이 야산에 버려진 나무통을 주워와 강대상을 만들어 주었다. 나는 이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커스텀 강대상. 혹시 내가 외부 집회에 설교 초청을 받는다면 이걸 들고 다니겠다고 농담을 했다>

 

<나는 이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유일한 커스텀 강대상. 혹시 내가 외부 집회에 설교 초청을 받는다면 이걸 들고 다니겠다고 농담을 했다>

 

 

<소박한 이 공간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는 크리스탈 강대상, 또는 무겁고 큰 강대상은 어울리지 않는다>

 

<같은 방식으로 십자가도 직접 만들었다. 예배때마다 앞에 세워 놓는다>

 

 

 

 


<주님의숲교회 주일예배 찬양시간 전경>



 

*퀴즈 정답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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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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