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에서 1960년대는 왜 중요한가? - 오스 기니스, 미국의 문화변동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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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미국 역사에서 1960년대는 왜 중요한가?

 - 오스 기니스, 미국의 문화변동을 이야기하다 -

(원문 THE SEISMIC SHIFT OF THE 1960’S: AN INTERVIEW WITH OS GUINNESS )

트레빈 왁스(Trevin Wax)*


오스 기니스(Os Guinness)는 오늘날 현존하는 미국의 탁월한 기독교 사상가입니다. 드불린의 맥주 양조업자였던 아더 기니스의 증손자로서, 부모님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의 의료선교사였습니다. 1943년 중국 하난성 기근으로 3개월 동안 50만 명의 사상자를 내는 가운데에서도 살아남았던 오스 기니스는, 1949년 중국 혁명과 마오쩌둥의 공포 정치를 겪다가 1951년 중국에서 추방되어 영국으로 갔습니다. 이후 오스 기니스는 30여 개의 책을 썼는데, 그 중 하나가 The Dust of Death : The Sixth Counterculture and How It Changed America Forever입니다. 이 책은 1971년에 처음 출간되어 1994년에 개정되었는데, 미국의 사회문화 분석에 탁월한 책으로 평가 받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을 있게 한 중요한 시기로서 1960년대를 꼽으며, 기존의 미국 전통적인 사상과 문화에 반기를 든 전환기였다고 분석합니다. 그 후, 80년대 들어서 보수와 전통의 가치가 보다 강조되는 등 지금까지 50여 년에 걸쳐 진보와 보수 간의 계속적인 문화전쟁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 갈등은 2016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인 '트럼프'로 대변되는 기성 세대와 '샌더스' 돌풍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세대 간의 충돌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미국을 있게 한 1960년대에 대한 오스 기니스의 분석을 살피며 한국의 문화적 정황도 함께 생각해 볼만 합니다. 이에 The Gospel Coalition 에 실린 오스 기니스와의 인터뷰를 중요한 부분만 문화선교연구원에서 번역했습니다. 원문은 "THE SEISMIC SHIFT OF THE 1960’S: AN INTERVIEW WITH OS GUINNESS"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트레빈 왁스: 당신은 60년대를 묘사할 때, 미국 역사의 거대한 변동기로 표현합니다. 21세기 미국역사를 이해하기 위해 60년대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오스 기니스: 사람들이 1776년도 미국의 독립 이래 미국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가장 중요한 10년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도 즉시 미국의 내전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공황기 등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60-70년 사이에 있었던 10년의 역사, 즉 소위 ()체제문화라고 불리던 시대가 앞서의 사건들과 공황기보다도 더 영향력 있으며 가장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꼽고 싶습니다. 당시는 미국 역사와 문화를 향해 깊고도 잔인한 칼날을 세웠던 시대입니다.

종종 60년대를 히피, 마약, 섹스, 로큰롤(rock'n'roll), 반전시위와 같은 용어들로만 치부하고 넘어가는데, 60년대는 이보다도 더 포괄적이고 총체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오늘날 미국에서 발생하는 좋은 모습과 나쁜 모습들의 근원은 실제로 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부분들을 보자면, 60년대의 성과물로 미국의 공민권 운동들을 들 수 있고 아폴로의 달 착륙 성공을 꼽을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모습으로는 유토피아 이상주의, 베트남 전쟁 당시의 폭력과 치욕, 과도한 성적(sexual) 혁명, 자아도취 시대가 초래한 우둔함, 문화 전쟁의 부상, 포스트모더니즘의 허무주의 등 오늘날을 어둡게 만든 여러 가지 형태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트레빈 왁스: 이 거대한 변동기는 언제 시작되었나요? 그 시기가 1960년에 정확하게 시작한 건지, 혹은 그 이전 또는 이후인가요?

오스 기니스: 60년대 변동기의 근원지는 굉장히 논란이 많은 주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1960년대 존 F. 케네디의 대통령 출범시기로 놓고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 매혹적인 시기를 의미하는 카멜롯(Camelot)”의 시작은 50년대 꽉 막혔던 관례주의나 아이젠하워 시대에 숨통을 트게 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1963년도 도심 시위를 기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1964년 버클리에서 일어났던 자유언론 운동이나 19642월 미국으로 넘어와 The Ed Sullivan Show에서 40%라는 시청률을 기록한 비틀즈의 첫 공식무대를 시작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어떤 시점이 거론되면 그 앞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떠올리기가 십상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60년대라는 용어로 이 시대를 포장하지만 이 시대를 엮어낸 데에는 굉장히 다양하고 다채로운 사건들이 뭉쳐져 있습니다.


트레빈 왁스: 무엇이 60년대를 미국 역사에서 가장 시끌벅적한, 소란의 시대로 만들었나요?

오스 기니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제가 보기론, 60년대는 전쟁 후에 팽배했던 나태함과 자아도취, 그리고 헨리 루스 (Henry Luce)미국의 세기 (American century)”가 줬던 미국에 대한 환상에 큰 일격을 가한 시대였습니다. 당시 미국이 베트남의 정글과 논밭을 헤매며 수렁에 빠져있고 프랑스의 평화조약이라는 미로에서 헤매고 있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더뎠지만 점점 더 극명해진 것은 60년대의 가치관이 미국의 전통적인 사상과 이상을 습격하고 들어왔다는 점입니다.


  • 삶이란 무엇인가?

  • 가족은 어떻게 정의되어야 하는가?

  • 이 세상에는 진리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 리더에게 인격/성품이란 중요한 것인가?

  • 공공생활에서 종교는 어떠한 부분을 차지해야 하는가?

  • 미국주의/아메리카니즘 (Americanism)” 혹은 예외론 (exceptionalism)”은 무엇인가?

  • 자유는 선을 필요로 하는가?

  • 기타 등등


분명하게도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최근의 답변들은 오늘날의 문화전쟁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그 나름대로 굉장히 중요합니다. 위의 논제들은 젊은 세대들과 60년대 이전의 기성 세대와의 틈을 반영합니다. 그리고 교육의 혜택을 받은 계층과 그 혜택에서 멀어져는 일반 시민들과도 점점 더 분리되어 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균형은 미국을 설립한 건국의 아버지들의 이념에서 더 멀어져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위에 질문에 대해 60년대가 내린 많은 답변들은 미국사회의 건강에 대한 의문을 반증하고 있기도 합니다.


트레빈 왁스: 어떤 문화 관측자들은 1980년대가 60년대 문화에 대한 대항으로 표방하기도 합니다. 당신은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나요? 반대하나요?

오스 기니스: 저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는 대항이라기보다는 대항의 시도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지미 카터 대통령을 제치고 백악관에 입성했습니다. 미국이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스캔들, 그리고 지미 카터가 미국은 에 걸렸다고 말한 그 당시 상황을 거치고 난 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의 아침이 다시 올 것이라고 그의 재선 선거운동에서 외치곤 했습니다. 자유에 대한 새로운 외침과 더불어, 흔들리지 않는 자본주의와 시장체제, 그리고 전 세계에 다시금 떨칠 미국의 힘 등 전부 다 미국의 전통적인 가치가 또다시 강조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사상들은 미국을 한때 배신했던 60년대의 가치관을 거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과연 80년대의 노력이 성공적이었을까요? 1989년도까지는 그런 것으로 보였습니다.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 종식 이후 미국이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힘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었습니다. 로마제국 이후로 가장 큰 초강대국이 된 것이죠.

공교롭게도 요즘 미국을 저렇게 묘사하는 언어나 수식어는 더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세계의 다른 국가들의 급부상과 경제적 고통, 그리고 50년에 걸쳐 치르고 있는 문화 전쟁으로 인한 정체로 인해 미국은 마비 상태가 되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60년대는 80년대를 향해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었다고도 할 수 있죠. 물론 상처뿐인 승리이지만 말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곧 최고의 날이 올 것이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메시지는 선거운동용 홍보 멘트로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믿으며 미소를 지을 수 있는 미국인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트레빈 왁스: 1960년대가 끝나자마자 60년대에 대한 책을 쓴 배경은 무엇입니까?


오스 기니스: 저는 60년대에 런던대학에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신나는 런던으로 불렸고 비틀즈, 잉그마르 베르히만(Ingmar Bergman)과 페데리코 펠리니(Federico Fellini)와 같은 영화감독들이 이끌던 시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안 하는 것이 더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1971, 책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저는 여전히 20대였습니다. , 제가 바로 60년대의 아이인 셈이죠. 저는 그 시대가 저에게 던져온 도전적인 질문들을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험적인 인생을 사는 것, 보증된 신앙에 대해 고찰을 하며 그 시대의 표식을 읽어보려는시도를 하면서 말이죠.

제가 미국을 처음 간 것은 1968년인데, 재앙의 해로도 불리는 60년대의 최고 절정의 순간에 미국에 있었던 것이죠. 저는 그곳에서 6주 동안 머무르며 목격한 것들과 미국에 대해 받은 인상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헤이트 애시버리(Haight & Ashbury)를 방문하고, 자유언론운동의 리더인 마리오 사비오(Mario Savio)와 만나고, 그리고 필모어 웨스트(Fillmore West)에서 그레이스 슬릭(Grace Slick)과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을 들었던 시간들이 아직도 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칼 헨리(Carl Henry)와 같은 위대한 분을 제외하고는 당시 혼란의 시기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기독교인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복음주의자들은 1973(워터게이트, OPEC 기름파동)이 되기 전까지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도덕적 다수파(Moral Majority)'[각주:1]1975년이 되어서야 대응책으로 생겨났습니다.

나의 이러한 당혹감은 우선 라브리(L’Abri)에서 수차례 토의를 펼치면서 대중에게 다가가기 시작했고, 그 후에 책을 출간하며 이어갔습니다. 당시 책을 쓴 주된 이유는 기독교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었고 부수적으로는 찰스 라이흐(Charles Reich)The Greening of America가 밝히듯, 반체제문화가 승리할 것이라는 지배적인 분위기에 대항하고자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국가나 
사회의 흐름을 10년 단위로 분석하고 단순화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당시 시대의 표식들을 읽고 우리가 살고 있는 세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윗 왕이 그랬듯이, “우리의 세대에 하나님을 섬기기위해서 말입니다.저는 요즘 젊은 세대를 정말 사랑합니다. 생각하는 열정, 정의를 위해 싸우는 힘, 그리고 현재를 계속해서 질문하고 도전하고자 하는 그 의지가 참으로 멋집니다. 우리가 60년대에 그랬던 것보다 훨씬 더 비관적이지만 어쩌면 다른 세대보다 가장 비슷한 모습이기도 합니다.

 

트레빈 왁스(Trevin Wax)LifeWay Christian Resources<The Gospel Project>의 편집장입니다.

  1. 「옛 복음의 시간」이란 방송 프로그램으로 유명해진 제리 폴웰 목사가 조직한 단체. 이 단체는 1980년의 선거에서 진보적인 상원 의원을 여러 명 낙선시킴으로써 유명해졌다. 그리고 1980년의 대통령 선거에서 로날드 레이건이 승리하는 데도 크게 기여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기독교 국가로의 복귀 (미국의 좌파와 우파, 2003. 6. 30., ㈜살림출판사) 이때부터 보수 기독교인들은 미국 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대다수 복음주의 교회들은 도덕적 다수에 대해 좋게 보지는 않았는데, 이는 미국 기독교계에서 도덕적 다수를 지지하지 않았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다.[위키백과] 기독교 우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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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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