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2.0시대와 문화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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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시대와 문화선교

임성(장신대 교수, 문화선교연구원장/기윤실공동대표)

 

 


들어가며

 

2008년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시위와 2009년의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그 이후 조문정국은 우리에게 21세기적인 문화변동을 경험하게 해 준 사건이다. 우리는 인쇄 매체가 디지털 영상매체로 전환된 사회를 실감했으며, 이른바 웹 2.0 시대로 명명되는, 적극적인 자기표현과 쌍방향성의 문화가 도래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만약 촛불과 조문정국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또 그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가를 이해할 수 없다면, 이는 아직 이 시대의 문화변동을 읽어내지 못했다는 뜻일 것이다. 분명한 것은 교회가 이러한 변화에 기민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기 위해 문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반면, 복음 전파를 위한 우리 교회의 문화선교적인 노력은 너무도 아쉬운 점이 많다.

문화 선교적 노력이 회중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성육신적인 자세와 태도를 전제로 한다면, 교회에게는 무엇보다 웹 2.0 세대의 문화적 특징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교회가 먼저 이 세대의 감성과 가치를 이해할 때, 비로소 성경에 바탕한 신학적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세대를 향한 적합한 설교와 교육 프로그램, 다양한 사역을 통한 삶의 모델을 모색할 수 있게 된다.

 

 

1. 2.0 세대의 등장

 

이른바 웹 2.0 세대는 포스트모던적 문화의 영향권 아래에서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사회를 살아가는 세대를 뜻한다. 이들은 자기표현에 대한 열망이 강하며, 공동체적인 인정을 갈구하고, 감성적이면서도 전문성과 신속성을 담보한 문화를 추구한다. 그러므로 웹 2.0 세대를 이해하려면, 무엇보다 포스트 모던 문화와 디지털 기술에 기초한 인터넷 문화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이러한 문화적 배경들에 대한 관심과 논의를 이해한다면, 아직은 비교적 낯설은 웹 2.0 세대의 특성을 좀 더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1) ‘를 갈구하는 포스트 모던적 문화의 특성

 

이성을 중심으로 한 보편성을 강조하는 모더니즘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감소되는 상황에서 급부상한 포스트모더니즘은 대상의 영원불변한 요소, 즉 진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2.0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포스트모더니즘의 특징을 살피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다양성에 대한 관심: 상대성과 다원성으로 상징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양상은 전통적으로 관용(tolerance)을 주요한 덕으로 표방해 왔던 서구 자유주의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그리하여 이전에는 자신의 주도권이 은연중 전제된 가운데 다른 이들을(others) 관용하였던 자세에서, 이제는 어떠한 형태의 특권도 허락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의 다원주의(pluralism)가 주창되기에 이르렀다. 특별히 신학에서는, 현대 해석학이 전제로 하는 해석자와 텍스트의 시원적인(genealogical) 다원성을 근거로 성서 해석에 있어 근본적인 다원성이 요구되기에 이르렀으며, 또한 방법론에 있어서도 특정한 문화적 전통이나 사회적 해석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우리의 신앙이나 신학에 독립적인 기초를 제공할 수 있는 역사적이거나 인간적인 경험, 즉 어떠한 외부적인 기준도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을 낳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유의 양상은 문화현상적인 다양성을 배태한다. 전통적이고 독점적인 권위를 인정하던 기성세대와는 달리, 새로운 세대들은 다양성을 추구하며 각자의 '튀는 문화'를 조성한다.

 

억압에 대한 저항: 상대성과 다원성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은 현존의 질서(status-quo)가 갖는 억압성에 저항한다. 미쉘 푸코(Michel Foucault)와 코넬 웨스트(Cornel West)등은 사상이나 텍스트, 이론들과 언어의 사용 등으로 구성되는 담론들(discourses)이 그 자체가 일종의 실천의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간파하였다. 백인우월주의에 기초한 인종차별주의의 예에서 관찰되듯이, 인종차별주의는 단순한 관습이 아니며, 사상과 텍스트, 이론을 통해 조장되고, 언어의 사용 등에 의해서 더욱 강화되어 간다는 것이다. 인간사회의 억압들이 이러한 담론들에 의해서 매우 교묘하게 조정되고 있음을 간파한 것은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독특한 공헌 중 하나이다. 담론들의 형태뿐 아니라, 담론적인 억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여 주는 보다 비담론적인 것들(extra-discursive affairs)’-예컨대 사회제도, 계급구조, 경제적 필요와 제도적 기구 등-의 존재에 의하여 억압이 가능해진다는 관찰은,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에게 정치적으로도 매우 저항적인 행동을 유발하도록 한다. 우리가 60년대 말에 미국과 불란서 등지에서 목격하였던 체제저항운동이 이러한 사조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이 담지하고 있는 주요한 경향중의 하나는 억압에 대한 저항성 (Resistance to Domination)’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원고는 2009년 6월 11일 청어람에서 문화선교연구원과 기윤실이 공동개최한

교회의 사회적 책임 2.0 포럼 <교회와 사회문화적 감수성으로 만나다>에서 본원 원장이자 장신대 기독교문화 교수인 임성빈 원장의 기조발제문의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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