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히어로 #4] 취미로 사람을 살리게 된 영웅들 - 아마추어 다이버, 익스트림등반가, 폭주족 등



"히어로들은 자기 직업이 있다.

스파이더맨은 피자 배달부, 슈퍼맨은 신문사 직원.

그들은 돈 벌기 위함이 아닌, 취미로 히어로 활동을 한다.

정말 중요한 일은 취미로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취미가 세상을 구할지도."

이 시리즈를 시작하며 적었던 글이다. 이번 회에서는 취미로 해온 일들이 실제로 누군가를 구하게 된 특별한 사연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2018년 태국의 한 동굴에 17일간 갇혀 있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이 구조된 일이 있다. 그들을 구한 영웅 중에는 호주 출신의 의사 ‘리처드 해리스’도 있었다. 그의 직업은 마취과 의사인데 세계 곳곳의 동굴을 잠수하여 탐험하는 취미를 갖고 있었다. 취미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특별한 능력이지만, 그 일이 생업은 아니었다는 의미이다.

리처드 해리스_마취과 의사. 취미는 동굴 잠수 탐험.

13명의 유소년 축구팀이 갇혀 있던 동굴을 구조가 쉽지 않은 곳이었기에 전 세계에서 전문가가 모여들었는데, 영국의 구조 전문가들은 의학지식이 있으면서도 잠수 전문가인 해리스를 1순위로 섭외했다.

그는 동굴 속에 소년들과 가장 오래 함께 했던 사람이 되었다. 사실 동굴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나온 사람은 소년이나 코치가 아니라 의사 해리스였다.

영국에서 컴퓨터 기술자로 일하는 존 볼랜던과 은퇴 소방관인 리처드 스탠던도 큰 역할을 했다. 영국동굴탐험협회 대변인인 앤디 이비스는 ‘저 둘이 이 분야에 세계 최고라는데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만큼 그들은 세계 굴지의 동굴 잠수사로 많은 기록을 갖고 있다고 한다.

동굴탐사, 특히 잠수로 극한의 자연환경을 탐험하는 일을 직업으로 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아마추어 다이버이다. 하지만 자신만의 다른 직업을 가지고 수십 년 동안 그 일을 해온 이들의 특별한 기술은 귀한 생명을 구하는 데 사용되었다. 진짜 히어로의 역할을 한 것이다.


한국에서도 이런 영웅들이 있었다. 2006년 강원도 인제의 한 산마을에 갑작스럽게 불어난 물로 홍수가 닥쳤다. 계곡 물이 갑자기 불어 넘치면서 가옥 40여 채를 눈 깜짝할 사이에 삼켰다. 주민 50여 명은 마을회관 옥상으로 황급히 대피했으나 3-40년 된 소나무가 돌진해 왔고 마을회관 건물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제 모두 죽는구나 포기하는 순간,

그때 영웅들이 나타나서 그들을 구원했다. 8명의 산악인들(익스트림 라이더 등산학교, 열린캠프 등산학교 동문들)이 나타나 산악용 로프를 이용해 건너편 민박집으로 한 명씩 구조활동을 했다. 그렇게 모든 사람이 옮겨 가고 불과 1-2분 후에 마을회관은 무너졌다.

등산학교 강사를 중심으로 CF 감독, 회사원 등으로 구성된 8명의 산악인들은 몇 달 후 중국 등반을 위해 인근에 연습을 왔는데, 급작스러운 상황에 자신들의 재능을 이용하여 구조활동을 한 것이다. 그렇게 밤새 여러 사람을 구하고 119 구조대가 도착하여 상황이 정리된 후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으로 돌아갔다. 자신들의 차도 떠내려갔기 때문이다. 은혜를 갚겠다는 마을 사람들의 말에, 한사코 손을 저으며 “우리가 가진 기술과 체력이 뜻깊은 일에 쓰여 감사할 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들은 그곳에서의 구조 경험이 가장 큰 훈련이 되었다며 중국 쓰구냥 산맥의 거벽에 곧 도전할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산을 사랑하고 암벽을 타는 일만을 생업으로 하기는 쉽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8인의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진지한 취미로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이번에는 좀 더 영화 같은 이야기이다. 오토바이와 인생을 함께 하는 폭주족. 그들 중에 히어로들이 있다. 

BACA - Bikers Against Childhood Abuse (아동학대에 저항하는 폭주족)

그들은 자식에게 폭력을 가하는 부모를 찾아가 타이른다. 재판정에 갈 일이 있으면 아동과 함께 자리를 채워주어 격려한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며 폭력에 희생되는 학생이 있으면 가해자를 찾아가 경고를 준다. 정말 영화 같은 이야기이지만, 그들은 꽤 꾸준하게 또 진지하게 이 일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학교폭력이 있는 곳에 이런 아저씨들이 나타난다면..?

새아빠에게 폭행을 당한 13세 소녀의 사연을 듣고 나타난 폭주족들
법정에 함께 해주는 것도 큰 힘이 된다고

https://www.facebook.com/BikersAgainstChildAbuseInternational/

그들의 페이스북 페이지. 팔로워가 67만 명인걸 보면 이들의 활동에 많은 이들이 응원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위에서 말한 3가지의 사례 - 암벽을 타고, 오지의 동굴 탐사 잠수를 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일들로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돈 벌려고 그 일들을 해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의 끌림을 따라 진지하게 해 온 어떤 일이 누군가를 구하는 선한 일에 사용되었다.

세상은 ‘돈’ 이라는 키워드로만 설명할 수 없는 곳이다. 오히려 세상을 구하는 것 같은 정말로 중요한 일들은 돈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일들은 사소한 애정과 일상에서 출발할 수 있다. 혹시 아는가, 당신의 취미가 세상을 구할지도!


글쓴이 이재윤
늘 딴짓에 관심이 많았다. 과학고를 나와 기계항공 공학부를 거쳐 컴퓨터 프로그래머로 일했지만, 동시에 인디밴드를 결성하여 홍대 클럽 등에서 공연을 했다. 영혼에 대한 목마름으로 엉뚱하게도 신학교에 가고 목사가 되었다.
현재는 ‘나니아의 옷장’이라는 작은 문화공간을 운영하며 Art, Tech, Sprituality 세 개의 키워드로
다양한 딴짓을 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음악 만드는 일에 푹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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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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