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리포트] 디지털 교회의 선교적 가능성 : 이란사례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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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라디오를 통해 몰래 설교를 듣고 예배를 드린다는 이야기를 알고 있다. 2020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가 사는 오늘날 세계에는 아직도 주일에 교회에 나가 예배를 드리고, 공공연하게 성도 간에 교제를 하고, 마음껏 선교를 하는 자체가 불법이고 심지어 목숨이 위험한 곳들이 많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이란이다. 이란에서 성경책을 들고 거리로 나가는 것은 자살행위다. 심지어 개인 집에서도 기독교적인 신앙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만약 이란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모여 몰래 예배를 드리거나 찬양을 하다가 적발되면 체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에는 이렇게 몰래 숨어있는 그리스도인들이 100만명 이상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매주 몰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메어다드 세페리 파드(Mehrdad Sepehri Fard) 독일의 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에 있는 파더본(Paderborn) 거주하고 있는 이란인 목사이다. 그는 1990년대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이란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이란에서 도망친 뒤에도, 그는 이란에 남아있는 성도들을 걱정하지 않을 없었다. 그런 그가 발견한 것이 바로 스카이프(Skype) 왓츠앱(Whatsapp), 그리고 텔레그램(Telegram)이었다. 그는 이러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 이란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사역을 7년째 계속하고 있다.

독일교회 산하 인권위원회(Die Menschenrechtsinitiative der EKD)에서는 위원회 설립 70주년을 맞이하여 자유와 평등’(#freiundgleich)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운동을 통해 교회는 인권이 유린당하고 신앙의 자유를 빼앗긴 사람과 지역 그리고 신앙공동체를 돕고 지원하는 일을 하기로 결의했고, 파드 목사의 사역도 역시 프로젝트의 후원을 받게 되었다. 다음 기사는 독일교회인 EKD에서 파드 목사와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 기사이다. (출처: https://freiundgleich.info/portrait/virtuelle-gottesdienste-fuer-iranische-christen/)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한 목회

파드 목사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이란에 있는 공동체에 다양한 사역을 하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설교를 하고, 공동체를 위해 기도를 하고, 세례교육과 전화심방까지 겸하고 있다. 파드 목사는 특히 청소년들의 신앙교육에 신경을 쓰고 있는데, 이는 이란의 학교에서 기독교에 대한 악의적이고 잘못된 이해를 주입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기독교 교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삼위일체에 대한 신앙을 격렬하게 공격하는 식이다. 따라서 파드 목사는 인터넷 전화를 통해, 이와 관련된 신학적인 교육과 상담을 청소년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파드 목사가 전해주는 이란 교회의 상황은 생각보다 좋지 않다. 일단 독일과 이란과의 시차 때문에 예배 시간을 맞추기도 쉽지 않다. 또한 현지와의 여러 상황 때문에 매주 예배를 드리는 것도 어려울 때가 많다. 파드 목사는 교회의 담임목사가 아니라, 몰래 모이는 여러 가정교회를 동시에 목회하고 있기 때문에 매주 다른 공동체를 위한 설교를 준비한다.

파드 목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연락이 되던 공동체의 스카이프 계정이 막혔을 때이다. 이는 공동체가 이란 당국에 의해 적발되었거나, 밀고자에 의해 가정교회가 도망을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란의 가정교회 성도들은 저마다 체포를 당한 경험들이 종종 있다고 그는 전한다. 때문에 이란에서 선교와 전도는 엄청난 위험을 감내해야만 하는 일이다. 누군가를 100퍼센트 신뢰하지 못한다면 감히 자신의 신앙과 교회 공동체를 소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교회가 성장하고 그리스도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이란에는 7천개 이상의 가정교회가 존재하고, 텔레그램에는 이란인들이 이용하는 United Bibel Society 라는 그룹이 있는데, 그룹에서는 매일 성경구절을 페르시아어로 보여주고 오디오로 들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룹은 매일 12,000여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파드 목사는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회 공동체를 목회할 있는 것을 대단히 복된 일이라 평가한다. 그는 디지털 기술이 없이 어떻게 모든 일들이 가능했겠냐며 반문했다. 디지털 기술은 이란에 숨어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새로운 복음의 창구요 교회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는 디지털 교회가 매우 불완전하다고 말한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디지털 교회가 실제교회를 대체할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언젠가 이란에서도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고대한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디지털 교회의 선교적 가능성

디지털 교회에 대한 논의는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일어났다. 오늘날 가나안 성도들의 증가는 어떤 의미에서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확대에 따른 현상일 수 있다. 즉 과거처럼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굳이 교회를 가지 않아도, 이제는 좋아하는 찬양과 설교를 유튜브나 팟캐스트 등의 디지털 서비스로 듣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디지털 기술이 이란과 같이 종교적으로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사회에 하나의 선교적이고 목회적인 가능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대한민국처럼 교회의 공신력이 떨어진 곳에서는 개인주의적 소비형태로 이용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기독교 신앙은 현상적인 차원에서 이미 다원적이고 규범설정의 모호한 성격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양면적인 현상을 어떻게 조율하고 신앙적인 규범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지는, 이후 기독교 윤리적인 과제라 할 수 있다. 

다만 디지털 기술을 통한 신앙의 자유라는 측면은, 여전히 기독교 신앙이 위험한 지역에 대단히 중요한 선교적 기능을 갖는다 하겠다. 우리는 그동안 방송선교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기독교 방송국들이 설립되고 발전되었으며, 또 어떻게 오염되고 초라하게 전락하게 되었는지를 지켜 보았다. 방송선교는 80-90년대 매스미디어의 등장과 발맞추는 훌륭한 선교적 도구였으나, 멀티미디어를 넘어 네트워크로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에는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 의구심이 남는다. 이제는 디지털 기술을 통한 복음의 전파와 기독교 콘텐츠의 확산, 그리고 네트워크의 진화를 준비하고 기대할 때이다. 

 

     이재용 

    독일 빌레펠트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Ruhr Universität Bochum에서 조직신학과 기독교 윤리 박사과정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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