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새로운 조직문화의 가능성을 보다: 그루터기교회 애찬 디자인(4)



그루터기교회 온 교우들의 의견을 모아 애찬을 새로 디자인하는 일이 지난해 9월부터 약 5개월간 지속되어 지난 주일에 일단락 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지 애찬 방식을 정하는 실무적 토론에 그치지 않고, 온 교우가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성숙시키는 실험적인 작업이기도 했습니다.


[I] 

이 일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 어른들이 토의를 시작하기 전에 중고등부 학생들이 먼저 토의를 하고 그 결과물을 대자보로 만들어 게시했습니다.

2. 두 차례에 걸쳐 전 교우가 참여하는 소그룹 토의를 했습니다(지난 해 10월과 12월)

3. 토의 결과를 토대로 전 교우 대상 설문조사를 했습니다(금년 1월).

4.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운영위원회에서 애찬 개선안을 만들었습니다(금년 2월 ).

5. 이견을 가진 분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개선안을 수정하고, 다시 임시운영위원회를 열어 수정안을 가결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애찬 봉사에 참여할 교우둘의 의사를 확인하여 명단을 작성했습니다.

6. 설문조사 결과와 애찬 개선안을 지난 주일 예배 후 전 교우들에게 발표하고, 애찬 봉사조원 명단을 게시했습니다.

7. 이번 주일까지 참여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조 편성을 마무리하고, 다음 주부터 개선안을 시행할 계획입니다.


[II] 

이번 의견 수렴 과정을 통해 애찬 방식에 다음과 같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1. 전에는 여성이 조리를 남성이 설겆이를 담당했으나, 앞으로는 남녀 구별 없이 각조의 형편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기로 했습니다. 이것은 고정된 성 역할 분담을 바꾸자는 중고등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입니다. 저 개인적으로, 이번 토의에서 가장 감사하는 점 가운데 하나입니다.

2. 메뉴를 <밥, 국, 김치, 김>으로 간소화 하고 재료 구입을 일원화 하기로 하였습니다. 쌀, 김치, 김은 시장에서 구입하고, 국만 조별로 만들면 됩니다.

메뉴를 간소화하기로 하는 운영위원회의 결정은 전에도 이미 몇 번 내려졌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 이유는 주로 봉사조들 사이에 암암리에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매 주일 정말 맛있는 점심식사를 함께 나눌 수 있었지만, 참여자들의 수고가 너무 컸고, 너무 힘드니 이제 그만하자는 분들이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온 교우의 뜻을 모아 간소화의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하였습니다.

3. 애찬봉사자들의 부담이 현격하게 줄어들었습니다.

(1) 참여자의 수가 전보다 늘어남으로 애찬 봉사조의 수가 많아졌고, 그 결과 봉사 참여 회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토의에서 일어난 놀라운 결과 가운데 하나입니다.

(2) 연 2회 옵션을 주어 음식을 조리하지 않고 김밥이나 샌드위치 같은 것을 주문할 수 있게 했습니다.

(3) 오후 소그룹 모임이 없는 날을 선택하여 분기당 1회 조별로 외식을 하도록 했습니다.


[III] 

마무리

1. 교회에 대한 자부심이 더 높아지고 외부에서 교회를 바라보는 이미지도 더 좋아진 것 같습니다.

2. 이렇게 전 교우가 참여하는 의사결정구조를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숙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먼저 주일 오후 소그룹 모임을 활용하여 그루터기교회 비전선언문을 공유하고 구체화해 보려 합니다. 우리교회는 10여년 전에 “아름다운 공동체 소명을 다하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4개 항목의 비전선언문을 작성한 바 있습니다. 금년에 4회 정도 소그룹 토의를 통해 비전선언문을 공유하고 필요할 경우 수정 보완하여 내년 초쯤 재 선언하려 합니다. 더 새롭게 성숙해 갈 그루터기교회를 여러분의 기도 중에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진은 그루터기교회 식당 겸 소그룹 방입니다. 블라인드를 올리면 전 교우가 하나의 식탁공동체가 되고 블라인드를 내리면 독립된 소그룹방이 되도록 설계했습니다. 저의 전임 목회자인 김경진 목사님의 아이디어입니다.)


본 글은 그루터기교회의 담임목사님이신 안용성 목사님의 페이스북에 2018년 12월 20일에 실린 애찬디자인(4) 글을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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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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