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새로운 조직문화의 가능성을 보다: 그루터기교회 애찬 디자인(1)



그루터기교회는 어떻게 교회의 조직 문화를 바꾸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며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본 글은 그루터기교회 공동체가 교회에서 매우 중요한 사역인 '애찬'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하여 어떻게 애찬의 준비과정에 교회 공동체 모두가 동참할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온 과정을 그린 것입니다. 그루터기교회의 이러한 과정은 정해진 답안이라기 보다 오늘날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시대적 변화에 따른 하나의 응답과 가능성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에 새로운 세대와 교회문화의 변화에 관심을 두고 있는 문화선교연구원은 그루터기교회의 담임목사님이신 안용성 목사님의 페이스북에 실린 애찬 디자인(1)~(4)을 4차례에 걸쳐 공유하고자 합니다. - 문화선교연구원 편집부


글_안용성 목사(그루터기교회)

우리교회는 11시 주일예배 후 전 교인이 함께 애찬을 나눕니다. 고령자를 제외한 등록 교우를 8-9개 조로 나누어, 여성 교우들이 음식 준비를 하고, 남성 교우들과 청년들은 설거지를 합니다. 조별로 다른 메뉴를 준비하는데, 반찬의 수는 많지 않아도 제대로 갖추어진 점심을 매 주일 함께 나눕니다. 다들 음식 솜씨가 좋아 맛도 뛰어납니다. 그루터기교회는 설교보다 애찬이 나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지요.

애찬이 교회 공동체에 기여하는 바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로 인한 수고가 적지 않고,어떤 분들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때로 조원들 사이에 마찰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여성이 음식을 하는 전통적 역할 분담을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애찬 시스템을 바꾸자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시되어 왔고, 여러 가지 대안들이 나왔지만, 아직 여론이 하나로 모아지지는 않고 있습니다. 애찬 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공동체가 후퇴할 것을 염려하거나 그것을 당연시 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번 가을에 애찬 시스템을 주제로 전 교우들의 토론과 의견 수렴을 하려 합니다. 그루터기교회의 역사에서 몇 번 공동체의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길목에서 그와 같은 토론과 설문조사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목표는, 단지 효율적인 시스템을 찾아내는 것을 넘어, 어떤 대안이 되었든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그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무엇보다 이 일이 공동체의 발전적 성숙과 활성화에 기여하게 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편해질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보다, 설령 더 힘들고 번거로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더 좋은 공동체가 될 수 있는 길이 무엇일지 함께 모색하는 것입니다.

우리교회에 공인 퍼실리테이터가 있어서 의견 수렴 방안을 디자인 하고 다음 주일 운영위원회에 안건으로 내놓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애찬 실무자들의 의견 수렴은 이미 시작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대략 10월에 그룹별 토론을 하고, 다음 달에 설문조사를 하여 종합한 후, 안건으로 만들어 12월 공동의회에서 결정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만, 운영위원회의 논의에 따라 그리고 토론의 진행 과정에서 더 길어지거나 짧아질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저희 교회의 행정은 담임목사가 주도하지 않고 운영위원회를 통해 평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이끌어갑니다. 그리고 재정에는 담임목사가 일체 관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제가 할 일이 많지 않습니다만, 이번 사안의 경우는 담임목사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조금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한 달 전부터는 고린도전서를 본문으로 삼아 매 주일 "교회"를 주제로 설교를 이어오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른들의 의견 수렴이 시작되기 전에 중고등부 학생들이 먼저 자발적으로 토론을 했다 합니다. 그리고는 토론 결과를 대자보로 교회 내부에 게시해도 좋을지 담당 교역자(민재원 목사)가 문의를 해 왔습니다. 교역자가 주도하지 말고 학생들끼리 하도록 맡겨보라고 조언했습니다. 그랬더니 오늘 드디어 실행을 했네요. 중고등부 학생들이 교회 운영의 주체가 되어 의사 결정 과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아름답지요?

이 과정이 잘 진행되어 그루터기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으로 더 건실하게 성숙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본 글은 그루터기교회의 담임목사님이신 안용성 목사님의 페이스북에 2018년 9월 30일에 실린 애찬디자인(1) 글을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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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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