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라이프>-행복해지는 유일한 길은 사랑하는 것이다 (조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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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 네가 깨달아 알았거든 말할지니라... 그때에 새벽별들이 함께 노래하며 하나님의 아들들이 다 기쁘게 소리 하였었느니라.”(욥기 38;4,7) 1960년대 미국 남부지방의 여느 집벨이 울린 후 오브라이언 부인이 현관문을 열자 멀리 아름드리나무가 보이고문 앞에 선 집배원이 전보를 전달한다카메라가 부인을 따라 들어가 집 안 쪽 거실에 이르자 유리창 너머로 앞마당의 그 나무가 보인다전보를 열어 본 그녀는 잠시 멍한 표정을 짓다 순간 무너진다화면이 전환되면 굉음이 진동하는 비행장에서 한 남자가 수화기 너머로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집중한다불그스름한 석양빛에 반사된 그의 처진 볼 살에는 시린 상실감이 묻어있다자식을 잃은 부모의 슬픔이다욥의 고난이 오브라이언 부부에게도 갑자기 들이 닥친다. 1979년 <천국의 나날들>로 칸영화제 감독상을 거머쥔 은둔하는 거장 테렌스 맬릭 감독은 10년 후 <씬 레드 라인>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더니 다시 10년 만에 <트리 오브 라이프>로 201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함께 돌아왔다. <트리 오브 라이프>는 인간의 삶과 우주의 생성을 신의 섭리로 풀어낸 거대한 서사시다철학자이자 영화감독인 그는 철학적 사유와 개인의 믿음을 가장 강력한 스토리텔링 매체인 영화로 표현하기 위해 주제를 성경의 욥기에서 찾아냈다다시 말해 가정과 그것을 아우르는 세상나아가서 우주의 탄생 원리와 구원에 이르기까지 과정을 욥기의 내러티브로 풀어내고 영화적 플롯을 가미했다갑자기 찾아온 둘째 아들의 죽음은 욥의 고난처럼 오브라이언 부부와 큰 아들 잭에게 커다란 시련을 안겨준다.어느 새 아버지처럼 나이 든 잭은 여느 때와 같이 출근하기 전 죽은 동생을 추모하듯 혹은 마음의 구원을 찾으려는 듯 작고 뭉툭한 파란색양초에 불을 켠다잭의 집 앞 정원엔 어릴 적 삼형제와 함께 고향 집 앞마당에 서 있던동생이 죽었다는 소식을 엄마가 듣던 날 집 앞에 있던 것과 같은 모양의 나무 한 그루가 있다공간은 다르지만 고난은 같다주님은 그토록 신실한 믿음의 욥에게 혹은'에게 왜 이렇게 감당키 어려운 시련을 주실까욥이 세 친구들과 그 이유에 대해 치열한 논쟁을 벌일 때하나님께서 욥에게 그것을 설명’(주님은 주로 선포하신다)해 주신 것처럼 테랜스 맬릭 감독은 관객에게 비교적 친숙한 영화적 이미지로 보여준다태초의 어둠을 깨친 한 줄기 빛빅뱅과 별의 탄생말머리성운그리고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와 같은 지구의 일출 장면내셔널지오그래픽스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키는 지구의 지각변동 후어머니의 자궁에서 생명이 탄생하듯 바다에서 새로운 생명이 시작한다마치 주님께서 인간의 무지를 깨우치기 위해 절대 강자인 '악어'를 예로 든 것처럼 깊이를 알 수 없는 신의 섭리를 보여준다이 거대한 서사시에서 관객을 설득하기 위한 보편성을 얻기 위해 감독은 서브플롯으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을 대비시킨다잭은 자기는 원하는 대로 하면서 자식들에게는 못하게 하는 규율 적이고 억압적인 아버지가 싫다그리고 그 반항은 어머니에 대한 오이디푸스적 사랑의 성장 통을 겪게 한다아버지는 자식들의 성공한 삶을 원해서 엄격함으로 아이들을 대했고어머니는 은총이 깃든 자애로움으로 감싸 안았다둘의 공통점은 사랑이지만 차이점은 방식이다주님이 주시는 사랑과 같다세월이 지난 얼마 후 둘째 아들은 갑자기 그들 곁을 떠난다그리고 이들에게 내려주신 욥의 고난은 욥기의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구원을 주시듯 영화의 마지막에서 바다 속의 문을 열고 들어가 구원을 받는다브래트 피트의 아버지상은 나의 아버지의 그것과 같고나이든 숀펜의 모습은 지금의 나의 모습과 같다자연광을 그대로 살려낸 영상은 만물이 숨 쉬고 뱉어낸 공기마저도 감사하게 한다믿는 만큼 보이는 영화다신의 은총과 존재 자체의 감사함그 믿음은 매번 볼 때 마다 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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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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