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2] 예배 중 스마트 미디어 사용, 아직도 뜨거운 감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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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중 스마트 미디어 사용

아직도 뜨거운 감자인가?

 

김 효 숙



www.futurechurchnow.com


미디어 시대에 접어들면서 스마트기기가 많은 사람들의 일상뿐 아니라 신앙인의 신앙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교회 내에서도 미디어 사용에 대해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먼저 이러한 논의가 미디어 사용이 현대 디지털 문화로 접어들면서 생겨난 질문이며 본질적 진리의 문제가 아닌 아디아포라(가치 중도적 문제)의 지혜가 필요함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제 하에 급속히 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기독교의 미디어 문화에 대한 담론을 형성할 뿐 아니라 바람직한 교회 예배 문화 형성을 위한 시도로서 예배 중 스마트기기 사용에 대한 찬반의 의견을 모았습니다다음은 찬성 측의 입장에서 쓴 김효숙 교수(장신대 교육행정)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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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나의 스마트폰에는 예배를 위한 착한(^^) 앱이 설치되어 있다. 한 동안은 무거운 성경책으로부터 자유롭고, 빛의 속도로 떠오르지 않는 성경목록가로 인해 성경찾기에 실패하는 실수를 최소화시켜주며, 다양한 버전의 성경책을 들고 제각기 다른 찬송을 부르는 명절 가족예배의 격을 높여주는 앱을 사용하곤 했다. 그러나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팝업으로 인한 곤혹스러움과 밑줄 그은 성경책에 대한 향수로 다시 성경책을 펼친다.

 

예배 회중의 스마트 미디어 사용, 아직도 뜨거운 감자인가?

우리나라의 스마트폰 보유율(76.9)은 전년(68.8)에 비해 크게 증가했고, 2014년 국민 1인당 일일 평균 스마트폰 이용시간은 2시간 51분으로 나타났다여기에 기술의 혁신이 더해져 학교교육 및 학원생활, 전자상거래, 비즈니스, 소비생활, 여가활동, 네트워킹 등 중요한 일상의 대부분을 스마트 미디어로 해결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그 결과, 스마트 미디어를 통한 인터넷 접속은 당연한 누려야 할 권리이자 필수 환경이 되고 있다. 얼마 전 구글코리아가 보스턴컨설팅그룹(BCG)과 함께 제시한 글로벌 인터넷 경제의 성장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75%가 모바일 인터넷 이용을 포기하느니 차라리 신문, 초콜릿, 패스트푸드, 영화, 운동, 드라이빙, 성관계, 샤워 등을 포기하겠다고 응답하였으며, 14%는 어떤 가치를 제공하더라도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포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러한 미디어 의존도에 높은 삶에 맞서 디지털 디톡스(detox)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편에 서든 교회 밖은 스마트 혁명으로 인해 또 다른 의미의 B.C.(Before Computer)A.D.(After Digital)를 맞고 있다.

급격한 변화의 흐름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순진할 정도로 단순한 경향이 있다. 해마다 사순절이 되면 미디어가 유일한 개혁의 대상인 양 미디어 금식 캠페인을 펼친다.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고 성경 앱이 개발되었을 때의 반응도 비슷하다. 그러나 스마트 미디어 사용이 회중 예배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처럼 논의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아이젠슈타인(E. L. Eisenstein)근대 유럽의 인쇄 미디어 혁명의 서문에서 인쇄술을 서구사회를 변화시킨 하나의동인이라고 밝힌 이유도 환원주의와 기술결정론(technological determinism)의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예배 중 걸려온 전화를 받거나 도착한 메시지에 주저함 없이 회신하는 경우라면, 스마트 미디어가 아니더라도 이미 예배할 마음이나 의지가 없다고 볼 수 있다.

한편, 교회의 스마트 미디어 사용에 대한 경계와 우려 속에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다음세대에 대한 논의가 포함된다. 그러나 KT 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게임으로 보내는 연령대는 10대가 아닌 30(61)40(51.9)로 조사되었고, 이러한 추세는 심화될 것으로 예측한다. 최근 필자가 교사교육을 위해 방문한 몇몇 교회의 아동부(595) 및 청소년부(274)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 또한 예배 중 스마트 미디어 사용이 뜨거운 감자인가 반문하게 한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주일예배문화 중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학생들은 주로 친밀하지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낯설음과 불편함을 중요하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배 시 스마트폰 사용을 금지하는 문화가 바뀌면 좋겠다는 응답은 7.8% 정도였다.

미디어 환경이 발달할수록 사람들의 지각적 선호도와 정보처리 양식, 미디어 사용 유형은 더욱 다양해질 수 있다. 보편적 설계(universal design)에 의해 건축된 건물이 다양한 사용자의 특성을 수용하는 것처럼, 기독교 공동체는 다양한 예배자의 예배 준비도나 지각적 선호도 등을 배려하여 스마트 미디어 사용에 대해 열어둘 필요가 있다.

  

변화가 필요한 주일예배문화 (N=869)



예배와 미디어, 아무런 관련이 없는가?

예배는 그 시대의 미디어 속성 및 미디어 문화와 궤를 같이 하며 끊임없이 변화되어 왔다. 렉스 밀러(M. Rex Miller)밀레니엄 매트릭스라는 책에서 미디어가 교회와 예전에 미친 영향을 4개의 시대로 구분하고, 변화의 궤적과 이후 전망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다. , 구술문화시대(B.C.~A.D.1500)가 신비하고 체험적인 의식을 중심으로 한 예전중심 교회였다면, 인쇄문화시대(1500~1950)는 형식 보다는 내용을 중시하는 설교중심 교회였다는 것이다. 방송문화시대(1950~2010)가 도래하면서 예배는 찬양과 경배를 중심으로 한 대형 이벤트 형식의 축제 교회로 변화되었고, 디지털 문화(2010~ )를 기반으로 한 컨버전스 교회는 이전 시대의 의식, 설교, 찬양이 회중들의 참여와 체험을 창출하는 요소로 활용되어 예배를 표현하는 방식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스마트 미디어는 주일의 회중 예배를 넘어 일상의 영성을 추구할 수 있는 보편적 플랫폼이 될 수 있다. 회중의 문화나 예배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긴 하지만, 사진을 촬영하는 것에서 발생하는 노이즈가 다른 사람들의 예배를 방해하지 않는다면, 예배로 인한 감격의 순간을 기록하고 공유하고자 하는 행위는 전통적인 예배 행위에서는 벗어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현대 문화에서는 자연스러운 예배 행위일 수 있다.

한편, 미디어 기술이 발달할수록 회중들이 예배를 편한 자세로 관람하며, 그 결과, 교회 공동체의 역동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는 일리가 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미디어 환경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상호참여적인 문화를 형성해가고 있으며, 확산적(spreadable)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단(豫斷)할 필요는 없다. 이미 기술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교회 로비에 마련된 커피 향기를 전송하고 달콤함을 맛보며, 기도의 동역자들이 뻗친 손의 촉감까지 경험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스마트 스웨터를 입은 예배자가 기도할 때에 느끼는 평안함과 찬송을 부를 때의 벅찬 기쁨이 다양한 색깔로 재현될 수 있을 정도까지 발전해 있다. 따라서 가상교회의 예배가 가지고 있는 한계, 물리적 현존감(physical presence)’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현존감(social presence)을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현존감(presence)이란 가상세계에 있다는 사실이 지각되지 않는 심리적 상태를 뜻한다. 이로써 에스티스(D. Estes)가 예견한 것처럼 가상교회와 현실 교회 사이의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에필로그

미디어는 빠른 변화의 속도로 인해 어떤 영역보다도 불확실성이 높은 영역이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생할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는 스마트기기나 기술의 발전에 대한 논의보다 일상이 미디어에 매개된 사람들을 주목하는 일일 것이다. 그것이 필자가 페이스북이라는 낯선 땅에 장막을 친 이유다.

 

김효숙 ┃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에 늘 시선이 머무는 사람이다아동학에서 출발하여 신학에 이르렀고기독교교육을 공부하였다보다 현장지향적인 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 교육공학을 전공한 후 미디어에 매개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뫼비우스 띠를 그리며 기독교교육공학이라는 학문의 기초를 놓고 있다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학습개발원 교육행정교수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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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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