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수] 영화 <나이트크롤러>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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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권력의 생태계에서 시청자 혹은 관객의 위치

<나이트 크롤러>


최성수 목사(신학박사, 영화평론가)

"사람들을 낚을 수 있는 뉴스가 필요해요."

특종을 위한 완벽한 조작
당신이 본 뉴스는 진실인가?








나이트 크롤러 (2015)

Nightcrawler 
8.4
감독
댄 길로이
출연
제이크 질렌할, 르네 루소, 빌 팩스톤, 앤 쿠잭, 케빈 람
정보
범죄, 드라마 | 미국 | 118 분 | 2015-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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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을 위한 완벽한 조작!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뉴스는 진실인가? 

줄거리 >> 루이스 (제이크 질렌할)는 우연히 목격한 교통사고 현장에서, 특종이 될 만한 사건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TV 매체에 고가에 팔아 넘기는 일명 ‘나이트 크롤러’를 보게 된다. 경찰이 도착하기 전에 빠르게 나타나 현장을 스케치하고 전화를 통해 가격을 흥정하는 그들에게서 묘한 돈 냄새를 맡은 루이스는 즉시 캠코더와 경찰 무전기를 구입하고 사건현장에 뛰어든다. 

유혈이 난무하는 끔찍한 사고 현장을 적나라하게 촬영해 첫 거래에 성공한 루이스는 남다른 감각으로 지역채널의 보도국장 니나(르네 루소)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된다. 매번 더욱 더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뉴스를 원하는 니나와 그 이상을 충족 시켜주는 루이스는 최상의 시청률을 만들어내며 승승장구한다. 자신의 촬영에 도취된 루이스는 결국 완벽한 특종을 위해 사건을 조작하기에 이르는데… 



필자는 과거 영화 속 미디어 세계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미디어의 본질을 탐색하고 또 영화가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또 이해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쓴 것이었다. 이 글은 기독교와 영화라는 제목의 책에 수록되어 있는데, <나이트크롤러>는 이 주제와 관련해서 함께 고려되면 좋을 영화다.

한 방송국의 개그 프로그램 중에 2013421일부터 201476일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시청률의 제왕이라는 제목의 코너가 있었다. 추락하는 시청률을 높일 전략으로 방송사 대표가 각본을 수정하라고 지시하는데, 선정적이고 자극적이었고, 덕분에 시청률이 급상승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 방송에서 유행하는 막장 드라마를 패러디하면서 저질스런 방송 내용을 비판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해서 미디어 산업에서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기본 전략 가운데 하나다. 막장 드라마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도 미디어 산업의 민낯을 들춰낸 풍자 개그였다.

미디어가 현대 사회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데에는 산업자본주의의 발달에 힘입은 바가 크다. 산업자본주의는 기술혁신과 산업자본을 사회경제의 주축으로 삼는 정신에 근거한다. 다시 말해서 미디어 기술의 발달은 대중들의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문화콘텐츠 개발을 빠른 속도로 향상시켰다. 양자의 관계는 당연히 자본을 매개로 결속하였다. 미디어 콘텐츠는 경제시장의 원리를 따를 수밖에 없고, 미디어 회사는 시청자 혹은 청취자 혹은 독자나 관객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 미디어는 기본적으로는 대중들에게 공공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로 자리매김 되기 때문에 진지한 모양새를 갖춘다 해도, 실제로는 자본의 증식을 위해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수 있는 즉각적이고 선정적인 면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한다. 게다가 미디어 업체들의 난립으로 미디어 간의 경쟁은 더욱 심각해지고,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에 광고 자본이 투자되기에 자본의 유치를 위해 콘텐츠는 더욱 선정적이고 자극적이게 된다.

미디어의 이런 탐욕적이고 파괴적인 속성을 고발하기 위해 시드니 루멧 감독은 이미 1976년에 <네트워크>를 제작한 바 있다. 영화의 내용은 한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시청률을 두고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다. 높은 시청률에 대한 방송사의 병적인 집착이 가져온 파국적인 이야기와 결말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접하는 내용이 사실과 관련해서 과연 얼마나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으며, 또한 텔레비전 방송사가 시청률에 얼마나 목을 매고 있고 또 그 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알 수 있다.

<나이트크롤러> 역시 기본적으로는 시청률에 집착하는 방송사의 모습을 담고 있어서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영화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접근해볼 여지를 갖고 있어 그 점과 관련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루이스(제이크 질렌홀)는 어떤 일이든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적당한 일자리가 없이 공공 시설물을 훔쳐 고물상에 내다팔면서 근근이 생활을 영위한다. 우연히 교통사고 현장을 지나치다 방송사 기자보다 먼저 도착해 끔찍한 사건 현장을 담은 필름을 방송사에 파는 사람을 보게 된다.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 루이스는 즉시 캠과 경찰 무전기를 구입한다. 루이스는 자신이 찍은 영상이 방송사에 의해 고가로 구입될 뿐만 아니라 방송에 방영되는 사실에 한껏 고무된다. 루이스의 열정을 더욱 부추기는 사람이 있었는데, 지역 방송사 보도국장 니나(르네 루소). 그녀는 높은 시청률을 위해 뉴스 보도에 사용될 영상이 더욱 자극적이기를 원했다. 돈을 버는 욕심을 더욱 북돋은 니나의 격려에 힘입어 루이스는 사고와 범죄 현장을 가리지 않고 더욱 자극적인 영상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방송 윤리적으로 방영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한 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물론이고 살인 현장에서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일마저도 서슴지 않는다. 심지어 살해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도주하는 범인을 목격했으면서도 더욱 큰 이슈가 될 수 있는 특종으로 삼기 위해 사실을 은폐하고, 나중에 특종에 해당하는 사건으로 계획하고 실행한다.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사건을 기획한 것이다.

루이스는 돈을 목적으로 미디어를 생산하고 또 시청률에 집착한 미디어 회사의 역학관계를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다. 처음에 루이스는 영상으로 돈을 벌 목적이었지만, 충격적이고 자극적일수록 더욱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현실을 인지하였고, 영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마저 높일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특종 영상에 집착하는 니나에게 더 많은 돈을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인격적인 측면에까지 힘을 행사하려 했다. 높은 시청률을 위해 방송사 간에 벌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이기길 원했던 니나는 결국 스스로를 루이스에 탐욕에 휘둘리게 된 것이다.

영화는 언론의 윤리와 도덕을 묻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비윤리적이고 탐욕적인 취재 행위가 미디어 콘텐츠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폭로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루이스와 니나의 역학관계에서 스크린에 등장하지 않지만 결정적인 힘을 행사하는 존재는 사실 관객 혹은 시청자다. 다시 말해서 산업자본주의 사회에서 루이스가 왜곡되고 조작된 정보를 생산하고 또 니나가 더욱 자극적인 영상을 요구하게 만든 요인은 보도 내용의 진실이나 콘텐츠의 진정성이 아니라 다만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에만 높은 관심을 보이는 시청자 혹은 관객에게서 비롯한다. 이렇게 보면 관객 혹은 시청자는 미디어 현상 혹은 콘텐츠와 관련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공급이 소비를 유도하기도 하나, 궁극적으로는 소비가 생산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같이 소비문화시대에서 미디어 권력에서 상위를 차지하는 주체는 단연코 시청자 혹은 관객이다.

기독교인은 자신의 소비 성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의 소비가 결국 잘못된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근면하고 절제하는 삶의 태도도 중요하나, 시청자나 관객으로서 미디어 권력의 피라미드에서 상위에 위치해 있다는 사실을 굳이 부정할 이유는 없다. 소비를 피할 수 없는 시대에선 소비 행태를 돌아보면서 건전한 소비 행태를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일도 중요하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문화선교연구원의 취지 방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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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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