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기쁨 50배 더하는 문화



부활의 기쁨 50배 더하기

 태원석 목사

 

새 봄과 함께 저마다 아름답게 꽃피는 부활 절기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같은 놀이라도 마을마다 제각각이었다. 발땅구를 하든 땅따먹기를 하든 골목마다 어귀마다 조금씩 달랐다. 같은 구슬치기라도 저마다 다른 게임의 법칙을 갖고 있었다. 가끔씩 큰 길 넘어 아이들을 만나 다름을 깨치고, ‘놀이를 통해 협상하는 기술을 익혔다. 그렇게 사회성을 배웠다. 노래만 하더라도 진도 아리랑이 다르고 정선 아리랑이 다르고 밀양 아리랑이 달라서 각기 흥이 다르고 그 맛이 다르다. 옹기나 항아리나 사발 같은 것도 제주도 것이 다르고 경상도 것이 달랐다. 그런데 지금은 발달된 도시문화 속에서 획일성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교회의 문화도 그렇다. 교회 문화가 지역 고유문화와 더불어 발전하는 것보다 도시 서울의 문화가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올 해도 어김없이 토끼가 잠에서 깨고 겨우내 말랐던 가지에 새순이 돋고 울긋불긋 꽃을 피우며 부활절이 찾아왔다. 온 누리에 피어오른 생명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아름답게 어울려 있듯이, 부활의 기쁨도 그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울려졌으면 좋겠다. 새들의 노래가 온 땅을 울리고 푸른 양탄자가 땅위를 덮는 봄의 설레임 속에서 지역마다 교회마다 있는 모습 그대로 피어나는 부활 절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교회의 첫 절기- 기쁨의 50

부활주일이 해마다 다른 이유는 325년 니케아 회의에 따라 춘분을 지나 만월 후의 첫 주일을 부활주일로 지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교회와 동방교회의 부활주일 날짜가 서로 다른 것은 서방교회는 그레고리우스력을 사용하고 동방교회는 그것보다 열흘 늦은 율리우스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부활 절기는 그리스도 중심성을 연()주기로 재현하는 교회력 가운데 가장 핵심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초대교회는 부활주일부터 오순절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을 하나의 큰 잔치로 하여 축하하고 기뻐하면서 특별히 이 기간 동안에는 금식 하는 것과 무릎 꿇고 기도하는 것을 금지하였다.

기쁨의 50(The Great Fifty Days 혹은 Eastertide)’은 부활사건이 유월절(Pascha) 때에 일어난 이유에서 파스카 절기라고도 부른다. 원래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은 유대인의 3대 절기 중에 하나인 오순절(Pentecost)에 해당된다. 그래서 현재 개혁교회들은 유대인의 오순절과 오순절 성령강림주일의 혼돈을 막기 위해 이 기간에 대한 명칭을 기쁨의 50로 부르는 것이다. ‘기쁨의 50은 교회가 탄생하고 3세기 동안 유일한 절기로 지켜오다가 4세기에 이르러 분할되기 시작했다. 파스카 팔부(Pascha Octave)의 첫째 날이 되는 부활절을 시작으로 40째 날이 되는 승천주일을 거쳐 마지막 50째 되는 날인 오순절 성령강림주일로 끝이 난다. 다만, 정교회는 지금도 승천주일까지 40일을 부활 절기로 지키고 있다. 파스카 팔부는 흰옷을 입는 주간으로서 새로 세례를 받은 사람들에게 8일 동안 교리문답을 하는 것에서 시작하였다.

 

서구의 부활문화



이미 잘 알려진 대로, 새로운 생명으로 상징되는 부활절 계란(Easter Egg)이 대표적인 문화이다. 부활절 계란 나누기는 아주 오래전 페르시아에서 시작하여 중세시대의 유럽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계란 장식은 대게 밝은 색조 바탕에 간단한 장식이 곁들여 지는데, 폴란드와 유고슬라비아에서는 색조를 넣기 전에 밀랍으로 꽃, 사슴, 태양, 수탉의 문양을 넣는다. 꽃은 사랑, 사슴은 건강, 태양은 행운, 수탉은 소망을 이룬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부활절 계란 나무(Easter-egg tree)는 독일에서 처음으로 사용하였는데 펜실베니아에 살던 독일 사람들에 의해 미국에 소개 되었다.



story-house.co.uk


아주 오래되고 인기 있는 부활절 놀이는 경사진 잔디밭에서 하는 계란 굴리기 시합(Egg-rolling contest)이다. 계란을 깨지 않고 끝까지 굴리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데, 미국 4대 대통령 메디슨(James Madison)이 백악관에서 처음 시작하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놀이는 계란 찾기(Egg hunting)이다. 부끄러움이 많은 부활 토끼(Easter Bunny)가 밤새 숨겨 놓고 달아난 계란을 찾는 것인데, 예쁘게 만들어진 계란 안에는 초코렛과 사탕이 있다. 한두 개 진짜 계란이 들어 있기도 하는데, 부활 토끼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토끼가 봄을 상징하는 것과 같이하여 부활의 상징이 된 듯하다.

 


새로운 부활문화를 꿈꾸며

앞서 밝혔듯이 부활주일로 시작되어 오순절 성령강림주일로 마치는 50일은 교회의 가장 오래된 절기로서 대림절과 사순절보다 더 오래된 절기이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7주 동안 계속되는 부활의 기쁨보다 사순절의 참회와 십자가의 고난에 치우쳐 이 절기가 갖는 완전한 승리와 기쁨은 부활주일 하루의 잔치로 그치고 만다. 교회가 시작되고 주님의 부활을 매년 기념하던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부활의 감격과 기쁨을 부활주일 하루의 행사로 만족할 수가 없었다. 7주 동안 이 놀라움을 경험하고 누리면서 부활의 신비를 표현하였다. 한국교회는 사도신경이 담고 있는 가장 중요한 부활신앙을 기쁨의 50로 회복해야 한다.

아직도 시골 옛 마을에는 당집(神堂)이 남아 있다. 대개 정월 보름날이 되면 당집마다 제사가 있었는데 열나흘 밤이 되면 형편이 좀 나은 집에서 당집 천정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이나 새로 만든 옷을 아무도 몰래 걸어 놓았다. 중요한 것은 자기 집 식구조차 모르게 걸어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걸어 놓은 옷은 또 가난한 이웃이 아무도 모르게 가져가서 입었다. 이것을 옷걸이옷따기라 했는데, 이렇게 옷걸기를 한 사람과 옷따기를 한 사람은 그 해를 복되게 살 수 있다고 믿었다. 그야말로 오른 손이 한 것을 왼 손이 모르게 하는 선행이다.

어려운 시대에 교회가 희망이다. 한국교회가 전통문화를 부활신앙으로 토착화하여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고 희망을 말하며 세상을 밝히는 기쁨의 50일로 새 봄을 열어주면 좋겠다.

 

참고 | Aileen Fisher, Easter, Crowell Company. 권정생, 『우리들의 하느님』, 녹색평론사윤구병, 『실험학교 이야기』, 보리주승중, 『은총의 교회력과 설교』, 장신대 출판부.

이 글은 문화선교연구원에서 발행한 격월간 문화매거진 <오늘> 2005년 3-4월호에 실려 있습니다. 

태원석 목사 | 서울국제사랑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이자 필름포럼 운영위원으로 섬기다가 현재는 문화선교연구원 객원연구원과 소망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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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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