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읽기/교회와문화] 믿음은 살아내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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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은 살아내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우리의 믿음의 문제에 질문을 던질 때, 우리는 방어적인 태도를 취합니다. 신앙인들은 자신들의 믿음과 교리에 대해서 여러 가지 변증으로 설명하죠.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면 기독교와 교회 공동체를 비난하는 이들에 대해 반박의 글을 올리거나, 투쟁적인 논쟁을 통해 해결하려고 합니다. 복음주의자들도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자극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잠잠히 고민하고 묵상하는 모습들이 사라지는 듯합니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논쟁에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조금 다른 차원의 접근이 있었으면 합니다.

 

앎의 문제에서 삶의 문제로.

 

논쟁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의 문화가 언제부터 자리했는지 정확하지 않지만, 현대 교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하면서 신앙생활의 우선순위가 뒤바뀌고 있음을 느낍니다. 우리의 신앙이 무엇을 아는 것에 집중하기보다 누구와 진실하게 관계 맺는지로 돌아와야 합니다. 교회가 예배 공간이 되기보다 논쟁의 공간이 되어가고 있으며,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서로의 필요를 채우는 곳이 아니라 지적인 싸움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수많은 질문들에 대해 스스로 정답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은 위험합니다. 믿음은 정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그분과 함께 존재하는 삶입니다.

 

Belief Vs. Faith

 

하비 콕스는 <종교의 미래>란 책에서 믿음을 두가지로 구분합니다. Belief와 Faith이죠. 둘 다 번역하면 믿음이지만, 사실 차이가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Belief은 신념, 즉 앎에 대한 것입니다. 교리와 성경의 내용을 아는 것을 믿음이라 하는 것이죠. 반대로 Faith는 앎보다 생명을 걸고 따르는 믿음을 말합니다. 삶으로 살아내는 믿음이죠.

 

믿음은 우리의 판단과 사실의 확인, 그리고 이해를 넘는 것입니다. 믿음은 나 자신을 넘어서는 그 무엇이며,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 뿐 아니라 그분의 행하심을 믿고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왜 그렇게 하셨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분을 신뢰하고 따르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해의 대상이지만 더 정확히 말하면 그분이 드러내신 것에 대한 이해만 가능할 뿐 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하나님을 오해하는 이들을 ‘이해를 추구할 수 있는 신앙’의 자리로 돌아오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신비

 

믿음을 페이스북의 몇몇 단어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정교회의 성직자인 체스터 톤은 “믿음의 신비가 온전한 신앙인을 만들어낸다”고 말합니다. 하나님에 관한 신비를 가지고 있을 때 건강한 신앙을 소유할 수 있고, 그 수수께끼가 파괴될 때 우리의 신앙은 산산히 부서질 수 있습니다. 불확실한 것에 대한 질문을 잠시 멈추고 하나님 그분에게 집중했으면 합니다. 구원에 필요한 것은 완전한 이해가 아니라 하나님을 향한 진실한 신앙과 따름입니다. 욥기에서 욥이 스스로 의인으로 여기며 하나님께 도전하고 호소할 때, 하나님의 대답은 오히려 “세상을 창조할 때 네가 어디에 있었는냐? 창조 세계를 계획하고 운행할 때 인간인 네가 어디에 있었느냐?”(욥 38-39)고 물으십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원하셨던 것은 의를 넘어선 겸손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진리는 진리입니다.

 

우리는 ‘빠른’ 정답과 해결을 요구하는 등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문화에 익숙해 있습니다. Drive-through(drive-thru, 자동차를 타고 식당이나 음료를 이용하는 것)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는 것처럼 말이죠. 15초 짜리 ‘짧은’ 광고에 상품의 모든 정보를 담아서 전달하고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해야 합니다. ‘짧은’ 트위터의 문구에 자신의 생각을 담아내야 합니다. 이러한 문화적 시류를 따라 무한하시며 진리이신 하나님을 빠르고 쉽게 파악하려는 시도는 참으로 무모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해를 넘어서 존재하시며, 우리에게 순전한 믿음을 요청하시고 또한 그런 믿음을 가진 사람들을 찾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신비를 바라보며 영광 돌리는 그리스도인들이 되었으면 합니다.

 

http://www.relevantmagazine.com/god/practical-faith/faith-isn%E2%80%99t-about-finding-ans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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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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