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세월호 사건을 통해 본 교회의 책임적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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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에 대한 교회의 책임적 역할 필요

세월호 참사를 함께 애통하며, 눈물 흘리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기도와 노란리본, 성금후원으로 애도의 물결에 동참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교회의 모습은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좁혀지는 듯 하다. 첫째는 반성적인 차원인데 함께 고통의 책임을 느끼고 한국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서 교회의 역할이 미약했음을 회개하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에 부조리와 부패에 대한 비판으로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정부의 미숙함과 사고 관련 담당자들의 비윤리적 행태를 고발하며 사회참여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도덕적 미성숙함과 총체적 부실을 꼬집는 동시에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교회는 안과 밖의 회개와 비판을 넘어서 구체적으로 어떤 책임적 역할을 해야할까? 세 가지로 논의하고자 한다.

 

 

1. 회개의 고백과 비판의 목소리를 동시에 내자

194510.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5개월 후 독일 복음주의 교회들이 슈투트가르트에 모여 전쟁에 대한 책임과 교회의 반성적 입장을 발표했다. 슈투트가르트 죄책선언으로 불리우는데 내용을 요약해 보면 아래와 같다.

우리에 의해 수많은 민족 그리고 백성들이 한없이 고난을 받았다.우리는 수년을 거쳐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폭력적인 국가사회주의 정부 안에서 공포스런 정신에 대항해서 투쟁했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용감하게 고백하지 못했고, 보다 신실하게 기도하지 못하고, 보다 기쁘게 신앙하지 못하고, 뜨겁게 사랑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히틀러의 잔악한 통치와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에 대해 독일교회가 침묵하여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에 대해 고백한 것이다. 때늦은 고백이지만 지난날의 과오를 인정하며 하나님과 이웃 앞에 정직하게 회개하는 모습은 시간이 한참 지난 오늘날까지도 전쟁의 책임을 지려하는 독일 정부의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의 아픔을 향한 교회의 첫 번째 모습은 반성과 회개로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웃을 사랑한다고 입술로는 말하면서 그것조차도 교회의 전도를 위한 방편이었음을 회개하자. 더 진실하게 기도하지 못하고 더 솔직하게 사랑하지 못했음을 고백하자. 그동안 교회의 성장과 외연의 확장에 관심을 두면서 국가와 사회를 향한 책임있는 행동이 부재했음을 고백하자. 그리고 사회를 향해서도 정직하게 외치자. 혼란스러운 언론의 목소리와 책임 공방에 대한 교회의 침묵은 총체적인 부실을 안고 있는 사회 권력과 시스템에 대한 암묵적 동의가 될 수 있다. 교회는 사회의 부정의와 부패에 대해 예언자적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실망스런 한국교회의 모습을 빨리 회복하고 이스라엘의 멸망 직전에 권력과 타협했던 아먀사 선지자가 아니라 나라를 구하고자 말씀을 전했던 예레미야와 아모스 선지자의 용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교회가 선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이 선하신 분이기에 담대하게 외쳐야 할 것이다.



2. 교회가 사회의 견제 역할을 감당하자

교회와 사회는 하나님 나라의 두 축을 담당한다. 하나님의 절대주권 아래 두 영역은 서로 견제하고 비판하는 위치에 놓여 있다. 본회퍼는 위임론으로 정부, 교회, 문화, 가정이 하나님으로부터 고유한 영역을 위탁받았음을 말한다. 각 영역은 하나님의 권한을 부여받아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행동한다. 하나님이 주신 위임의 과제에 응답하면서 그리스도인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며, 그리스도를 위한 창조적 사역에 동참한다. 하지만 동시에 상호 관계적인 위치에서 서로 공존과 견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위임과 역할 수행에 있어서 잘못된 모습을 보일 경우 비판과 함께 저항적 행동을 하는 것이다.

교회는 정부, 가정, 문화에 대하여 책임적 목소리를 내야한다. 국가 권력과 기득권에 기대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모습을 벗어버리고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적극적 견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꼭 반대의 입장에 서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공존과 협력의 모습을 보이면서도 잘못된 길을 걸어갈 때 강력한 저지 운동을 시도해야 한다.

독일교회의 예를 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때 독일 내의 원전 감축 정책에 목소리를 내는 동시에 사회적 공론장 역할을 감당했다. 좌우의 이념 논리를 떠나 생명을 지향적인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를 향한 요청이기도 한데, 성숙한 그리스도인과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사회의 건설적 참여를 위한 연대의 움직이 필요한 시점이다.



3. 더 나아가 지역의 안전과 생명은 지역 교회가 책임지자

한국교회 희망봉사단은 "한국교회가 함께합니다"라는 표어와 함께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운동에 나섰다.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2년동안 사고 피해자와 가족, 주변인들을 돌보기로 했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1조의 돌보미를 배정하여 고통 중에 있는 이들과 함께하고, 전문가 그룹을 통하여 피해자 돌봄의 사역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또한 지역의 위험지역을 파악하고 지자체 정부와 함께 안전을 위한 노력을 하기로 했다. 단기적인 사역이 아니라 장기적이면서도 체계적인 접근을 하려는 것이다.

이번 사고로 인해 한국교회가 자기 반성을 넘어서 사회의 정의 회복과 변혁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원리를 교회가 속한 지역의 삶의 자리에서 펼쳐나가는 것이다. 첫째는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일에 동참했으면 한다. 지역의 안전은 교회가 책임지겠다는 마음으로, 지역의 공공시설과 건물, 학교, 도로 등. 지역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을 점검하여 지자체와 관리당국에 책임있는 행동을 요청하는 것이다. 교회는 지역민들과 공공기관 장들의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소통의 창을 담당하면 좋을 것이다. 둘째는 지역의 생명을 책임지는 것이다. 각 교회의 사회봉사부서와 구역들을 이용하여 주변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을 파악하고 교회적 차원의 도움과 함께, 공공 기관의 도움이 닿을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한 노회차원으로는 더 큰 단위의 지역, 지자체의 안전과 생명에 관한 일에 적극 참여했으면 한다. 지역이 곧 교구라는 인식으로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선 목회적 돌봄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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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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