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연칼럼] 맘몬의 사회에서 신앙으로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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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몬의 사회에서 사는 그리스도인

 

우리 사회에 깊이 뿌리내린 물질만능주의는 시장을 넘어서 개인의 삶, 공동체의 조직, 종교의 가치, 국가 기관에 이르기까지 깊숙이 파고들어왔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환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돈을 부정할 수 없지만, 수단으로서가 아닌 목적으로 전환된 상황에서 돈은 사회 전반을 움직이는 거대한 ‘신’이 되었다. 지난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인간의 생명보다 우선된 ‘돈’은 개인의 양심과 공공 기관의 조직문화, 종교적 숭고함마저 뒤집어 버렸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한 개인으로서 ‘돈을 잘 쓰자’란 차원에서 논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재고하면서, ‘돈’이 대신할 수 없는 삶의 숭고함과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이다.


 

1. 시장의 한계

 

현대 사회에서 ‘돈’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또 그래서는 안 된다. 물신사회에서 인간은 하나의 소비상품의 기호로 취급되며, 기호는 생산과 유통의 과정을 반복해서 무한히 뻗어 간다. 이 소비 시스템이 사회전반에 한번 형성되기 시작하면 쉽사리 조정하기가 어렵다. 시장의 기능을 조절하는 정부와 국제단체들은 명목상 위치에 있을 뿐,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변되는 ‘자유’의 원리는 사회 전역에 퍼져나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신앙의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들을 여러 시대를 거쳐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다. 먼저 성경을 살펴보면 예수님은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고 하셨고,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두지 말고, 하늘에 쌓아두라, 보물이 있는 그곳에 네 마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주님께서 물질을 부정하신 것이 아니라, 물질이 지배하는 사회의 한계점을 지적하신 것이다. 인간의 탐욕을 바탕으로 하는 물질 숭배는 이기심과 경쟁으로 인해 서로를 무너뜨리는 도구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할 도구가 인간 사회를 망치는 셈이다.

 

C.S.루이스도 “엄청난 부가 가져다주는 위험 중에 하나가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착각에 빠뜨리는 것이고 하나님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도록 하는 것이다”고 말한다.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절대적 존재나 자아를 극복할 수 있는 다른 존재들을 통하여 행복을 찾고 한다. 본질적으로 의존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자리에 돈이 위치하게 되면, 인간은 돈을 통해서 신의 자리까지 올라서려 하는 위험한 모순에 빠지게 된다. 죄렌 키에르케고르의 말처럼 돈이 인간을 구원하게 되는 것이다. 물질이 주는 거짓 속삭임은 돈이 새로운 나라를 이룩할 수 있다는 착각으로 모두를 몰고 간다. 하지만 몇몇 소수들에게 집중되는 부의 모습은 대다수에게 재앙으로 임할 것이다.

 



2. 탐욕을 재고하기

 

물질로 스스로를 채우려 하더라도 결코 그럴 수 없다. 인간은 세상보다 존귀한 존재이기에 세상의 그 무엇으로도 인간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것은 없다. 바울은 디모데전서 6장에서 자족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말하면서, 이 땅에 올 때 아무것도 가져온 것이 없으니 먹을 것과 입을 것이 있다면 행복한 줄 알라고 말한다. 행복의 조건을 외부에서 찾는 것은 신앙인의 모습이 아니다.  인간의 삶을 행복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것은 인간보다 더 큰 존재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자족하는 마음을 갖는 몇 가지의 방법이 있다. 물론 하나님께서 부어주시는 한없는 은혜를 통해 인간은 행복한 삶을 누리지만 인간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몇 가지가 있을 것이다. 첫째, 탐욕을 제어하는 것이다. 소비사회에 길들여진 사람들이 욕망하는 그것을 함께 욕망하지 않은 것이다. 윌리엄 슈바이커 교수는 탐욕은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문화와 사회가 만들어놓은 기호가치를 통해 형성되는 문화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들도 사회의 구성원이기에 사회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를 따라갈 수 있지만, 다른 차원의 욕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더 나은 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순간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영원하고 변치 않는 본질적인 가치를 소유하는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사는 제자도의 삶을 따르는 것이다. 즉, 돈으로 살 수 없는 그것을 소유하는 것이다.

 

셋째, 적극적인 변혁의 차원에서 지금의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를 변화시켜나가는 것이다. 시장원리를 무너뜨리고 제한할 수 없지만 선한 방향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교회와 지역 공동체 차원의 대안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물질이 아닌 공공체의 가치를, 더 나아가 하나님의 주권과 통치아래 있는 문화를 세워나가는 것이다.



 

3. 소비적 자아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소비문화에서 인간의 존재는 소비의 대상이거나 소비하는 자이다. 상품이 하나의 가치 기호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인간 역시 소비재로 작동한다. 사람의 가치를 소비적 이미지와 영향력으로 평가하기 시작할 때 개인의 정체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자아가 아닌 사회와 문화가 규정해놓은 틀에 갇히게 된다. 소비적 자아는 탐욕의 자아이며, 끝임없이 욕망을 통해 움직이는 자아이다. 물질이라는 목적을 향해 저돌적으로 전진하며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상식과 비윤리적인 행동을 정당화하는 존재이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공동체와 사회 전반이 소비적 공동체로 규정되어 집단 전체가 ‘돈’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국 자기 자신을 소비하며 영혼마저 팔아버리는 껍데기가 되고 만다. 소진과 탈진을 거듭하는 우리의 모습을 한병철은 ‘피로사회’, 즉 자기가 자기를 착취하는 사회라 이야기했다.

 

우리는 소비적 자아의 모습을 벗어나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모습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관계적 존재, 사랑의 존재, 공동체적 존재, 신앙적 존재이다. 물질적 이익을 향해 살아가는 탐욕스런 존재가 아니라 타자를 향한 사랑으로 살아가는 존재이며, 그 사랑을 위해 자기 것을 내어주는 존재이다. 경쟁을 통해 사회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함께 더불어 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존재이다. 또한 신앙의 눈으로 사회를 바라보며  하나님의 나라를 향하는 존재이다.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과 함께 하나님을 위하여 살아가는 존재.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살아가는 자아를 회복하길 기대해본다.



문화선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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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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