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하는 그리스도인




근심하는 그리스도인


임성빈 (장신대 교수·문화선교연구원장)




오늘날 우리 사회는 소비주의가 팽배하고,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다. 사람들은 물질과 돈을 하나님처럼 떠받들고, 개인의 행복을 삶의 목표로 두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서 교회도 예외가 아니다. 교회는 개인주의적 소비주의와 물신숭배의 심각한 도전과 유혹 앞에 서 있으며, 교인들의 신앙도 개인의 영적 만족감을 채우는 데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사도 바울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람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다른 아무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7∼39)

이보다 더 담대하고 견고한 신앙고백이 있을까. 그러나 참 이상하다. 이렇게 확신에 차 있던 사람이 곧 자신의 큰 근심을 말한다. “내가 그리스도 안에서 참말을 하고 거짓말을 아니하노라 내게 큰 근심이 있는 것과 마음에 그치지 않는 고통이 있는 것을 내 양심이 성령 안에서 나로 더불어 증거하노니….”(롬 9:1)


세상의 어느 것도 자신을 하나님의 사랑으로부터 끊을 수 없다고 고백하던 바울이었지만, 그에게도 큰 근심이 있었다. 그에게 집이 없었기 때문도, 돈이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도 아니었다. 자신의 자녀가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바울의 큰 근심은 자신의 동족에 대한 근심이었다. 


사실 신앙이 좋으면 근심이 없다는 말은 반만 맞는 말이다. 신앙이 성숙하면서 세상에 대한 근심은 없어지는 것은 맞다.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이 낳는 근심이나,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기 위한 염려는 사라져 간다. 그러나 성령님은 우리로 하여금 다른 근심을 하게 하신다. 바로 하나님의 뜻대로 하는 근심이다(고후 7:9∼10).


그 근심은 구원으로 인도하는 회개를 낳는다. 회개란 우리의 삶의 방향을 하나님 편으로 돌이키는 것을 뜻한다. 나 혼자, 아니면 우리 가족이 구원받고 편안히 살면 감사할 수 있다는, 자기중심적인 삶의 태도에서 하나님의 편으로 바꾸는 것이 회개이다. 민족과 국가를 생각하며 기도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없는 자들과 나누며 사는 삶으로 전환하는 것이 회개이다. 분명한 것은 진정한 신앙이란 결코 개인주의적인 것, 즉 자기 중심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 사도 바울이 그렇게 원했던 것은 동포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을 얻는 것이었다.



이제 우리는 ‘육체의 정욕’, ‘안목의 정욕’, ‘이생의 자랑’을 추구하는 데서 자유로워야 한다. 자신의 문제에만 골몰하는 근심에서 벗어나, 민족 구원과 하나님 나라를 위한 큰 근심을 해야 한다. 자신의 행복과 가족의 구원이면 족하다는 데서 벗어나, 나 자신의 구원이 우리 이웃과 민족구원을 위한 통로이자 도구가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 사회의 과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 참여하여야 한다. 우리는 사회에 만연한 물신숭배로 인한 가치관의 뒤틀림과 왜곡된 성문화의 변혁에 힘써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에 우리 교회가 있음이 축복이 되어야 한다.


아브라함이 복의 근원이 되었듯, 이제 우리가 우리 이웃과 민족을 위한 복의 근원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 나아가 우리 민족의 구원이 세계 구원을 위한 하나님 섭리의 일부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 민족과 교회는 아직도 큰 고난 중에 있는 북한동포,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러 민족들, 전 세계 사람들을 위한 복의 근원임을 기억하여야 한다. 우리는 구원받은 자로서, 세상을 향한 관심과 기도를 그치지 않아야 한다. 


신앙이 성숙해 갈수록 자신의 교회를 넘어 세상의 아픔에 애통해하며,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함으로 복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교회 안에 하나님 나라를 위한 복의 근원이 되기 위하여, 하나님께서 주시는 큰 근심을 하는 신앙인들이 더욱 많아지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바이다. 


2013.05.24. 국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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