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추기경 임명과 한국교회의 과제



새로운 추기경 임명과 한국교회의 과제

한국기독공보 [2932호] 2014년 01월 20일 (월) 09:43:05 [조회수 : 227]

임성빈 교수


비레타 수여받는 염수정 추기경

(서울=연합뉴스) 22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비레타를 수여받고 있다. << 평화신문 제공 >>




지난 12일, 방송 매체들은 새로운 한국 추기경 탄생 소식을 속보로 타전했고, 다음 날 주요 신문들은 일제히 이 기사를 1면 중앙에 배치해 다뤘다. 시사 주간지 타임지에서 2013년의 인물로 선정할 만큼 개혁적인 행보를 이어가던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추기경 임명이었다. 염수정 주교의 선임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었다. 사실 진보 인사 수천 명은 보수적인 정치성향을 지닌 인물이 추기경으로 선임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교황청에 전달했다고 한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구하는 개혁적인 성향에 부합하는 인물이 한국 추기경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가졌다고 한다. 반면 한 가톨릭 내부 인사는, 교황의 개혁성향과 이들의 견해는 다르며, 한국의 상황이 최근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다른 지역들과는 다르다고 해석한다. 어떻든, 이러한 추기경 선임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정치적 양극화가 편만한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이 시대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과 기대라는 관점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하여야 할 것은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신부들의 성 스캔들과 바티칸의 재정의혹으로 위기에 내몰린 가톨릭 교회의 개혁을 우선과제로 삼았다. 물론 전임 교황인 베네딕트 16세도, 아동 성학대 등 성 스캔들과 관련된 수백 명의 신부들을 조사에 회부하는 등, 개혁을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가톨릭 교회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에 비하여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은 대중적이다. 그는 소셜 미디어까지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대중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있다. 전임 교황은 탁월한 교리적 지식과 경륜을 가졌으나 바티칸 내부의 저항과 가톨릭 교회의 구조적인 한계에 부딪혔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를 정면으로 돌파할 수 있을 만큼 대중적인 지지를 확보해 가고 있다. 한 경영학자는 현 교황이 전임 교황들에 비해 보다 더 소비자 지향적이라고 한다. 즉 목회자보다는 신도들과 사회를 대상으로 한 메시지 전달에 성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더욱 주목하여야 할 것은, 현 교황의 개혁이 확고한 신학적 기반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교황 권고 '복음의 기쁨(Evangelii Gaudium)'에 잘 드러난다. 교황은 '사목적이고 선교적인 회개'와 교회 교회 조직이 선교지향적 교회가 되기 위한 교회 조직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이를 위해 교황직의 전환도 고려할 수 있으며, 교회내 건실한 분권화도 생각할 수 있다고 하였다. 평신도와 여성의 권한 확대도 언급하였으며, 특별히 교회를 가난한 자들을 위한 교회로 규정했다. 현대 사회에서 가난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 세상의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책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회는 이제 예언자적 목소리를 높여야 하며, 사회의 가장 힘없는 구성원들에게도 관대하고 개방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가톨릭의 대세라면, 새 한국 추기경의 지도력의 성격과 방향성도 이러한 맥락에서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제 우리 개혁교회를 다시 생각한다. 성장세를 그리던 교세가 주춤하고, 교회 안에서 젊은 개혁적 세대들이 이탈하는 등, 눈에 보이는 부정적인 징후들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 교회가 복음으로부터 멀어져 갈 때 복음으로 돌아가자며 일어섰던 것이 개혁교회의 시작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때일수록 개혁교회의 정신을 살려 다시 하나님 나라를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여야 할 것이다. '오직 말씀', '오직 믿음', '오직 은혜'를 삶으로 실천하는 신앙인다운 신앙인, 교회다운 교회를 이루어감으로써 개혁교인 됨의 자부심을 회복하는 2014년의 한국교회를 소망한다!


임성빈 (장신대 교수ㆍ문화선교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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