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 칼럼] 부활, 그 생명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 부활절부터 기쁨의 50일까지





부활, 그 생명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 

- 부활절부터 기쁨의 50일까지 생명의 문화 만들기


임성빈 (장신대 교수, 문화선교연구원장)




기독교의 중심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 있다. 사순절이 우리들의 과한 욕망을 제하고 죄에 물든 신앙을 정제하는 기간이었다면 부활절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에 참여하는 날이며 이 세상을 새롭게 할 궁극적 소망을 되새기는 날이다. 

우리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찬란한 빛을 바랄 수 있는 까닭도 그리스도의 부활 때문이다. 이 세상 곳곳의 슬픔을 보면서도 기쁨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부활 때문이며, 죽음의 문화가 세상을 범람해도 끝내 살림의 문화가 이루어질 것을 믿는 것도 부활 때문이다. 부활은 우리 삶에 생명의 문화가 발흥해야 한다고 말해주며 무의미와 허무, 죽음의 공포를 넘어 길과 진리가 있다는 것을 확신하게 한다. 
지금도 세계 곳곳의 교회에서 부활절이 되면 예배를 인도하던 집례자가 이렇게 외친다. “예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그러면 회중들은 화답한다. “정말 부활하셨습니다!” 이 짧은 문장은 우리가 드리는 예배의 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초대교회부터 기독교 예배와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중심에는 언제나 ‘예수님의 부활 사건’이 자리 잡고 있었다. 생명과 기쁨이 회복된 요일은 주일(Lord’s Day)이라 불리는 날이 되었고, 신앙인들은 매주 주일을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작은 부활절’로 지켰다. 비록 오늘날 우리가 주일을 ‘부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로 기억하고 있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교회는 주일마다 부활의 감격을 누려왔다. 더욱이 초대교회는 부활 주일 이후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을 ‘기쁨의 50일(The Great Fifty Days)’로 지켰다. 이 기간에 교회는 교회의 담을 넘어 온 동네와 마을주민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으며, 부활의 생명을 이웃들과 나눴다. 

한국 교회는 지금 소비문화와 포스트모더니즘뿐만 아니라 민족주의와 다원주의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또한 그 어느 때보다 세상과 소통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고, 작은 자들의 벗이 되어 세상의 아픔에 공감하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기독교인의 생명문화가 이 사회에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하지만, 동시에 복음에 기초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도 더욱 분명하게 해야 한다는 이중의 과제도 안고 있다. 

이 시점에서 부활절 이후 맞게 되는 ‘기쁨의 50일’은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부활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심이며, 개인과 공동체를 다시 살리고 세상을 기쁨으로 춤출 수 있게 하는 동력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어둠을 빛으로, 슬픔을 기쁨으로, 죽음을 생명으로 살릴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활절은 단지 그날 하루만 신앙인들끼리 기뻐하는 날이 아니다. 부활절이 되었다고 삶은 계란 나누는 것만이 기독교 문화가 아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부활의 의미와 정신을 지역사회에 전하고 생명의 축제를 여는 것이 부활의 문화이다. 

이제 부활주일로부터 오순절에 이르는 기간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회상하며 생명의 문화를 함께 나누는 ‘기쁨의 50일’로 만들 때다. 바라기는 작은 자리에서라도 이웃과 함께 음악을 나누고, 사랑과 기쁨을 담은 연극과 뮤지컬을 함께 관람했으면 좋겠다. 영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에 이웃들을 초청하고, 기독교 문화를 통해 부활의 소망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순절 기간의 절제된 삶으로 깨끗해진 피를 이웃을 위하여 나누는 헌혈 등의 이웃 섬김도 더욱 적극적으로 하였으면 좋겠다. 올해 부활절부터 오순절에 이르는 기간이 우리 삶의 한복판에서 생명을 꽃피우고 부활의 기쁨을 만끽하는 축제의 기간이 되기를 소망한다. 

한국 교회는 일찍이 성탄절을 통하여 나눔과 섬김의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민족을 섬겼다. 이제부터는 이 땅의 봄을 부활의 생명으로 풍성케 함으로써 생명의 문화를 우리 민족의 역사 안에 뿌리 내리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2013.03.29. 국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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