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을 향한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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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
(장신대 교수 기독교와 문화,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나는꼼수다(이하 나꼼수)> 열풍이 거세다. 열풍의 주연 역할을 하는 이는 사람의 태도는 살고 싶은 욕망과 자기 존재를 위협하는 공포로 결정된다고 한다. 특별히 불확실성이 강화하는 공포에 대처하는 방식이 우와 좌를 갈라놓는다고 그는 말한다.
 
‘우’는 공포라는 실체에 지배당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지니는 두려움에 대한 동물적 반응일 뿐이고, ‘좌’는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려고 애쓰며 그 공포 실체에 대한 대처를 모색하는 논리적 태도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주장이 보수와 진보에 대한 일반적 분석은 아니며, 우리 사회 안에서 자신의 경험에 근거한 직관과 통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직관과 통찰에 대해 공감하지만,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 이도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도 깊게 생각해야 한다. ‘나꼼수’ 식의 좌와 우에 대한 인식은 결과적으로 ‘좌’와 ‘우’의 대화와 공존을 불가능하게 한다는 면에서 우려스럽다. 이미 내려 버린 ‘우’에 대한 정치적, 도덕적 판단은 그들을 대화와 동역의 상대로 대하기에는 너무 부정적인 반면 ‘좌’에 대하여서는 지나치게 우호적이다. 이것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역사적 경험과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보수와 진보는 모두 현실이 이상과는 다르다는 인식, 곧 삶의 문제점에 대해 각기 다른 의견을 갖는다. 보수는 현실에 어느 정도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식하지만 급격한 변화가 가져올 미래의 문제점이 현재의 그것보다 크게 보이고, 반면에 진보는 현재보다는 미래의 변화가 가져올 결과에 대하여 더욱 낙관적 기대를 한다.
결과적으로 보수는 현실지향적인 경향을, 진보는 현실비판과 미래지향적 경향을 강하게 드러낸다. 우리는 이미 선거를 통하여 나름대로의 보수적, 진보적 선택의 결과를 경험하였다. 그 어떤 선택도 ‘좌’와 ‘우’의 성향 자체로 도덕적, 정치적 결과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실력이 담보되지 못한 ‘좌’는 혼란을, 소통이 함께 하지 않는 ‘우’는 분열을 낳게 된다는 것이 우리가 얻은 교훈이 아닐까?

2012년에는 총선과 대선이 있다. 연이은 선거는 우리 사회 현실을 더욱 드러낼 것이다. 남과 북의 갈등 뿐만 아니라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들 사이의 갈등은 좌와 우의 갈등으로 더욱 격화될 것이다.
이러한 갈등의 시대에 기독인은 어떤 삶의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인가? 신앙이 없으면 믿음의 세계를 맛 볼 수 없어 불확실성의 공포로 인한 불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 신앙은 불확실성과 모호함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삶에 대한 신뢰와 소망을 품게 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로 작동한다.
 
보수적 성향이 있는 사람은 신앙을 통해 얻는 신뢰로 현재의 삶에 감사하고 미래의 변화에 대하여 품은 불신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진보적 성향이 있는 사람이 신앙을 품는다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낙관적 기대보다는 더욱 구체적 비전을 발견하고 현재의 삶과 다른 사회구성원들을 더욱 신뢰하게 될 것이다.

갈등이 심화할 수록 우리 사회의 진정한 소통과 공감과 연대는 오로지 진정한 믿음으로 가능하다. 2012년의 소망은 보수와 진보가 신앙 안에서 더욱 신뢰 중심의 공동체를 일구어 가는 것이다. 그 소망의 싹을 피워 나감이 신앙인과 그 공동체의 시대적 사명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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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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