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매체세미나-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임성빈)



*지난 6월 26일 열린 13회 대중매체 세미나에서 장신대 임성빈교수가 발제했던 '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를 주제로 한 원고를 기독공보가 2회에 걸쳐 게재한 것을 한 곳에 실었다.


학생들 눈과 귀에 '와닿는' 방법으로
'미디어 변동과 신앙인의 과제' 




오늘 우리에게 미디어란

우리는 급변하는 사회 문화적 흐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과학 기술의 발전 속도와 문화변동은 따라가기조차 힘들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디어는 사회의 중추 신경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곳에서 발생한 새로운 문화적 유행은 미디어라는 신경망을 타고 급속히 사회 전 부문으로 침투한다. 특히 TV, 라디오와 같은 전파 미디어와 컴퓨터, 인터넷을 비롯한 SNS와 같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사회변화에는 더욱 가속도가 붙게 되었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새로운 사회 구조의 탄생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서 새로운 삶의 양식, 즉 문화가 시작되었음을 뜻한다. 미디어가 없는 삶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늘의 세계는 미디어에 의하여 지탱되는 모습을 띄기에 이르렀다. 급변하는 미디어의 발달과 이에 따른 급격한 문화변동과는 대조적으로 교회의 인식과 대응은 안이하며 미진해 보인다. 오늘의 상황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과제는 미디어로 인한 문화변동의 현실에 대한 민감한 분석과, 미디어를 잘 활용하여 복음을 나누며, 결국에는 이 시대의 문화를 하나님 나라의 방향으로 변혁함에 있다. 문화 변혁에 있어서 미디어의 역할이 지대함을 인식하기에, 이 글에서 우리는 미디어의 능동적 활용을 위한 신학적 기초를 놓고, 미디어를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보고자 한다.

미디어 교육이란 무엇인가

미디어는 두 얼굴을 가진 양면의 존재이다. 문명의 이기로서 긍정적 기능을 수행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여러 가지 면에서 역기능적 폐해를 야기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디어교육도 긍정적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휘하기 위한 미디어 창조교육과 역기능적 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예방교육의 두 가지 형태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미디어교육이란 올바른 매체이해 및 수용교육인 동시에 주체적인 창조 및 활용교육이다. 따라서 대중매체를 비롯, 각종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매체를 주인인 인간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인 셈이다. 현대사회의 지배적 환경이 되어버린 매체환경이 오히려 인간을 지배하고 심지어는 파괴하는 경우까지 생겨나는 데 대한 적극적인 대안 마련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미디어교육은 매체본질(언어 및 구조) 이해교육, 매체비판 및 비평교육, 매체감상교육, 매체수용교육, 매체의 창조적 활용교육, 매체적응교육, 매체제작교육 등의 개념을 모두 포괄한 개념이라고 종합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미디어를 이용한 교육(Education Media) 즉, 교육공학적 개념을 미디어교육(Media Education)으로 혼돈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본래 미디어교육의 기본 이념은 올바른 수용자 교육으로 수용자에게 미디어의 본질을 이해시키는 교육(Media Education)으로서 매체의 교육적 활용과는 개념적으로 다소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나 다만 근자에는 이 양자 간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편이 옳을 듯하다. 즉 개념적 정의보다는 다양한 형태의 미디어교육 방법 개발과 실천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교회현장에서의 미디어활용 실태

미디어 활용의 측면에서 교회 교육은 현 시대의 급격한 발전에 보조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학생들은 평소에 컴퓨터 통신을 하며, 인터넷 가운데 항해하는 반면에 일반적 교회 교육의 모습은 말이나 활자를 통해서 전달되는 구전(口傳) 또는 활자 매체에 의존하고 있다. 오늘날 교회 교육을 진단할 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전달 미디어의 후진성만은 아니다. 교회 교육에서 주로 사용되는 자료들은 오늘의 구체적 삶을 다루고 있기보다는 종교적 자료만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도 문제가 있다. 교회의 공과책이나 보조 교재에서 다뤄지는 내용은 대부분 종교 자료에 국한된다. 일상적 삶에서 맞이하는 구체적인 문제 상황은 상세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용어도 주로 종교적 용어가 사용되고 있기에 일상적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 교육의 내용이 되는 메시지는 많은 경우에 학생들에게 가서 닿지 못하고 있다. 설교나 가르침의 내용은 학생들의 마음이나 눈과 귀에 "와닿는" 절실한 내용이기보다는 낯선 내용으로 여겨진다.

미디어 활용의 신학적 근거

사실 우리가 미디어를 능동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것은 단지 시대적인 필요성 때문만은 아니다.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성서적 실례에서 드러나는 바 하나님 사역의 구체적 모범 때문이다. 성서적 본문을 통해서 살펴볼 때 우리 하나님은 인간의 삶 속에서 말씀하시며, 자신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소통(疏通)하시는 하나님이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능동적이며 주도적으로 말씀하신다. 하나님께서 소통하시는 하나님이라는 것은 단지 말씀하시는 것을 넘어서서 그 말씀이 우리 가운데 들어오도록 길을 닦아주시는 분임을 뜻한다.

우리는 성서 속에서 하나님께서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인간에게 자신의 뜻과 계획을 계시한 경우를 살펴볼 수 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말씀하실 때 인간 주변에 있었던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셨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그에게 말씀하셨을 때 하나님이 사용한 것은 아브라함 주변의 일상적 자연이었다. 예를 들어,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로 그게 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게 하리니"(창 22:17)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는 하나님께서 하늘의 별을 일종의 매체로 하여 말씀하셨음을 의미한다. 사실상 아브라함이 하나님 앞에서 기도를 드릴 때 아마도 집밖으로 나와서 하늘의 별을 보면서 기도했을는지도 모른다. 하늘의 별을 보면서 하늘의 하나님께 기도했을 때 하늘과 땅, 그 사이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는 '하늘의 별'을 매체로 하여 당신의 뜻과 계획을 아브라함에게 알려주신 것이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하여 자신의 계획을 알려주신 것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양을 치던 모세에게 사막의 떨기나무를 통해서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을 알려 주셨다. 이러한 경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을 알려 주시되, 우리 삶의 일상적 매체를 통하여 말씀하신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당신이 누구인가를 알려주실 때에 장황한 교리나 이론을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사물을 매개체로 하여 당신의 존재를 알려 주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성경의 하나님은 무미건조한 방식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분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매체들을 통하여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분임이 드러난다.


예수님의 방법을 따라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은 메시지의 전달에 있어서 우리에게 바람직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여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 속에서 더욱 분명한 모습을 띄게 된다. 예수 그리스도는 그 자신이 이 세계 가운데 찾아오신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요 1:14) 인간들 가운데 거하신 분으로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서 성육신(成肉身)의 방법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신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실례이다.

예수 안에서 인간의 삶 속에 찾아오신 하나님은 인간의 몸을 입으시고 오셨다. 인간 가운데 오신 하나님은 인간 주변의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하셔서 당신의 뜻과 계획을 계시하셨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사용하신 가르침의 방법은 비유의 방법이었다. 이 비유의 방법은 인간에게 익숙지 않은 진리를 설명하심에 있어서 인간에게 익숙한 삶의 실례들을 활용하여 말씀하신 것을 뜻한다. 

고대 팔레스타인의 농부들을 대상으로 말씀하신 예수 그리스도는 언제나 들과 밭에 관한 실례를 들기를 좋아하셨다. 이는 농업이 그들의 주업이었고,농업에 관련된 것들이 그들의 삶 주변에 널려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진리를 가르침에 있어서 현학적 자세를 취한 것이 아니라 일상적 삶의 소재를 활용하신 것이다. 하나님의 모범을 통해서 볼 때 우리는 하나님의 메시지 전달 방식에 있어서 몇 가지 특징을 살펴볼 수 있다. 첫째,하나님의 말씀은 언어적 형태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하나님은 구체적 사건 속에서 당신의 뜻과 의사를 전달하신다. 둘째,하나님의 말씀은 종교적 자료를 통해서만 전달되지 않는다. 하나님의 말씀은 오히려 삶의 일상적 자료를 매개체로 하여 우리에게 다가온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을 전달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거룩한 매체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셋째,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자료는 언제나 메시지와 구별된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여러 매체를 사용하신다고 하여 그 매체 자체가 거룩해지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자연적 사물이나 문화적 도구를 사용하여 말씀하시지만,언제까지나 말씀의 주체는 하나님이지 그 도구들이 아니다. 하나님에 의하여 사용되는 도구들은 도구일 뿐 그 자체로 메시지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전달 도구를 신격화하는 것도 어리석은 것이며,새로운 전달 매체를 절대화하는 것도 우매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어제와 동일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임재와 현존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소통함에 있어서 그 전달 수단을 지나간 시대의 매체로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점에서 우리는 하나님과 그분의 메시지를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자세이며,이는 새 시대의 미디어를 향한 개방성으로써 드러나야 한다. 또한 미디어의 활용이 필요한 이유는 일상 생활의 회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상 생활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는 일상적 대중매체의 적절한 활용이 없이 이루어지는 복음 전파나 말씀의 가르침은 효과적인 열매를 맺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교회현장의 관점에서 시급한 미디어교육

하나님 나라 참여를 위한 미디어 활용과 하나님 나라의 문화 소개를 위한 미디어 교육의 영역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기관,학교(교회의 주일학교 포함)에서의 미디어교육이다. 학교에서 미디어교육이 제도적으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회나 정부의 교육부처가 정책적으로 이를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인식의 기본 토대위에서 지도자 양성,교과과정 수립,교재개발 등 해결되어야 할 과제들이 적지 않다. 

아울러 교회나 정부 정책적 차원에서의 추진과제와 함께 학교 현장에서의 실천과제도 다음과 같이 제시될 수 있겠다.  먼저 학교 경영진 대상 미디어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 미디어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학교 경영진들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현재 한국의 교육 환경을 미루어 볼 때 학교 경영진의 이해 없이는 미디어교육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괄적인 교육이라도 먼저 학교 교장 또는 교감 등 경영진들을 대상으로 미디어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교사대상 미디어교육이다.  실제 미디어교육을 담당할 교사교육이 필요한데 어떤 유형의 미디어교육을 실시할 것인지에 따라 교사교육의 방법과 형태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의식화교육 형태의 입문과정을 비롯하여 6개월 이내의 집중교육 또는 1~2년 정도의 미디어교육교사 양성교육 등이 있을 수 있겠다. 셋째,학부모 대상 미디어교육도 필요하다. 미디어교육은 실제 매체 접촉이 주로 가정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가정 즉 학부모와의 연계교육이 이루어질 때 보다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따라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은 교사 대상교육 못지않게 중요하다.

나가며

신앙 교육에 있어서 다양한 미디어를 사용할 때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회중의 눈과 귀 속으로 침투할 수 있다. 미디어를 통해서 우리는 단지 들리는 말씀만이 아니라 보이는 말씀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말씀을 구체화하고 현장 속으로 재현하는 노력에 미디어의 활용은 커다란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디어 개발이란 성서 이야기의 재현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가 담아내어야 할 이야기는 성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이 시대 가운데 드러나는 하나님의 구체적 현존이다. 우리는 교회에서 만든 자료들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세속적 자료를 받아들임에 있어서 그것을 변혁하면서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다. 물론 세속적 자료를 사용함에 있어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세속적으로 만들어진 자료들 속에는 세상의 세계관과 영성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 재미를 느끼고 즐기는 동안에 그 가운데 암묵적으로 들어 있는 가치관이 신앙적 가치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미디어를 성화(聖化)시켜서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성화시키는 믿음의 눈과 손을 거칠 수 있다면 세상에 존재하는 자료들 가운데 신앙적 양육과 복음적 선교를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수많은 자원들이 있다. 하나님의 거룩케 하는 현존이 임할 때 사람들을 향한 책과 편지는 성경(聖經)이 되었고, 일상적 권면과 가르침은 영혼을 진동케 하는 말씀 증언이 되었으며,주변의 자연적 사물은 하나님의 계시를 전달하는 계시의 매체(媒體)가 되었다. 다양한 영상, 영화 자료들은 삶의 실존적 문제들과 눈물,기쁨을 묘사하는데 유용한 자료들이 될 수 있다. 

신앙인이 미디어를 바라보는 시각은 하나님이 세상을 지으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는 창조신앙으로부터 시작된다. 창조신앙은 우리에게 미디어의 채용과 활용방안에 대하여 적극적 관점과 태도를 갖게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와 함께 '죄'로 인하여 왜곡된 미디어의 현실을 직시하여야 한다. 타락으로 인하여 만연한 죄의 파괴적 영향력이 미디어에도 매우 깊숙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말씀과 기도로 구비된 신앙적 변혁력을 가지고 미디어의 활용을 모색하고 실행하는 성화적 실천을 지속하여야 할 것이다.


임성빈/장신대 교수

임성빈교수l승인2012.07.06l기독공보 2857호, 승인2012.07.10l28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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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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