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의 흐름에 비춰 본 한국 교회 미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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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흐름에 비춰 본 한국 교회 미래

후기 세속화시대의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


Ⅰ. 한국 교회 위기 분석과 기독교윤리학적 반성

 Ⅱ. 공공신학적 관점에서의 한국 교회 과제


임성빈 (문화선교연구원장 · 장신대 교수(기독교와문화))




Ⅰ. 한국 교회 위기 분석과 기독교윤리학적 반성

 

1) 신앙/신학의 위기 

 

한국 교회의 신앙왜곡과 불신앙, 그로 인한 한국 교회의 위기는 사회적 영향력을 저하시킴으로써 결국 한국사회에 닥친 비극을 예방하지 못하였다. 2014416일 발생한 세월호 사건이 그 대표적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신앙인은 하나님의 일을 하는 청지기이다. 그러므로 청지기로서의 일차적 사명은 생명을 풍성하게 하는 일이다(10:10).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받음으로부터 시작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은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힘입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허락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생명을 세상의 어떤 것보다 우선시한다. 이것이 바로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신앙인이라 함은 바로 이러한 생명 중심의 세계관과 가치를 믿고,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을 뜻한다. 신앙이 좋다는 것, 신앙이 성숙하여 간다는 것은 하나님 주신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삶의 영역이 더욱 넓어지고, 그 실천이 더욱 구체화 되어 감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신앙인은 사람을 사람답지 못하게 하고, 생명을 파괴하는 것이라면 그것이 무엇이든지 그것에 저항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 시대 기독교 윤리의 우선적 과제는 물신 숭배에 맞서는 일이다. 물신숭배는 오늘의 비극적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다. 생명보다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였기에 원칙보다는 변칙을, 준법보다는 편법을 사용했다. 돈을 위해서 생명과 안전을 거래했다. 우리는 이 세계가 얼마나 물신숭배로 만연되어 있는가를 밝혀야 하고 하나님의 나라와 의보다는 물질의 힘을 크게 여겼던 문화로부터 돌아서야 한다. 즉 회개를 하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예수 생명 중심의 가치를 뿌리로 삼고, 하나님의 의로 올곧은 삶을 살아내어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열매 맺어야 한다.

 

과연 우리는 신앙이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예수께서 인자가 다시 올 때 믿음을 다시 보겠느냐”(18:8) 하신 경고의 말씀이 바로 오늘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을 향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게 제대로 된 믿음, 겨자씨만한 믿음이라도 있었다면 우리 사회가 세월호 참사를 발생케 한 가치관과 문화와 시스템을 만들어내도록 허용하였을까를 반성케 된다. 전 인구의 1/5에 달하는 기독신앙인들이 있는 사회의 가치관과 문화가 물신숭배와 향락주의적 소비문화로 가득하다면 과연 우리가 신앙인이라고 불릴 수 있는지를 심각하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 참사로 직면한 한국 교회 위기의 근본원인은 한국 교회의 현실과 문화가 복음적 정체성에 확고한 토대를 내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십자가-부활 신학의 부재로 인하여 복음의 핵심적 담론이 실천되지 못하는 상태에서 오히려 기복적 번영신학이 범람하고, 십자가의 사랑으로 상징되는 하나님의 값비싼 은혜 대신 천민자본주의와 야합한 값싼 은혜의 오염이 주된 요인이다. 이러한 신앙의 왜곡과 불신앙이 곧 오늘 한국 교회 위기의 핵심에 자리한다.

 

2) 맥락(context) 해석의 위기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지도력의 부재도 오늘의 위기의 주된 원인이다. 21세기 문화가 세계화, 포스트모더니즘, 소비문화, 정보화라는 사회 문화적 바탕위에 서 있는 반면, 오늘날 교회는 사회 문화 변동에 대한 문화 지체(cultural lagging)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사회맥락 이해의 부재 및 문화지체현상은 대사회적 소통의 문제를 야기했을 뿐 아니라, 교회가 교회의 시대적 소임을 오판하는 결과를 낳았다. 오늘 교회는 다음과 같은 사회문화의 변동현실 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함으로써 위기를 맞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1) 교육

사회발전과 함께 피교육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들은 피동적으로 이끌림을 받는 것보다는 능동적인 참여를 열망한다. 교육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동역자(collaborators)로서 인정받기를 원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회의 역할은 신뢰도를 높이면서 동시에 공동체 구성원들의 경험과 지혜와 통찰을 모으고 다듬는 데에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교회는 이러한 시대적 요청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교역자와 소수의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예배와 교회의 각종 기획과 행사들은 다양한 능력을 구비한 회중 구성원들의 참여를 충분히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교회의 현실은 결국 신앙공동체의 역량을 떨어뜨리며 따라서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에도 치명적 한계를 초래한다고 볼 수 있다.

 

(2) 정보

지식정보화 시대의 성숙과 함께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더욱 다른 사람들과의 의존관계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교회와 지도자는 더욱 다양한 관계망과 소통기술들을 필요로 한다. 동시에 너무도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취사선택하고 또한 가공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어야 함을 뜻한다. 오늘 한국 교회는 이러한 지식정보화시대의 도래에 적절하게 응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는 힘든 현실이다.

 

(3) 여성

고등교육을 받은 여성들과 전문직 여성의 놀랄만한 증가는 오늘날 신앙공동체를 구성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비율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교회는 여성들의 이탈이 영국 교회에 결정적 타격을 주었다는 연구를 매우 주의 깊게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문직 여성들이 함께 하는 교회가 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여성 리더십에 대한 이해와 수용이다. 남성적인 리더십이 결과 중심적인 경향성을 보이는 데에 비하여 여성적인 리더십은 과정 중심적이다.

 

이러한 여성 리더십의 특징은 전통적인 리더십에 비하여 오늘날 지향하여야 할 목회리더십이 더욱 통전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야 함을 말해 준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 교회가 여성안수를 거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안수를 받은 여성 지도자를 배출한 교회조차 그에 걸맞는 지도력의 자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교회구성원들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여성 교인들에게 가부장적 문화에서 행해오던 일들만 고집하는 것이 현실이다.

 

(4) 민주화

현 시대 문화의 특징은 모두가 집단의 미래에 영향을 주는 결정에 참여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교육의 강화와 정보의 홍수와 함께 더욱 강화되고 있다. 여전히 전통적인 위계적 질서에 익숙한 교회는 변화하는 사회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게토(ghetto)화 되는 결과를 낳지 않도록 힘써야 한다.

 

다른 한 편으로 민주화라는 미명하에 복음의 정체성과 진리의 불변성을 타협하는 선동정치(demagogue)의 풍조에도 빠져들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 교회는 민주화라는 사회문화 흐름을 긍정적으로 수용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오히려 전통적인 위계적 권위에 대한 급격한 도전으로 여기며 혼란 상황을 도출하는 경우도 많다고 볼 수 있다.

 

(5) 조직의 복합화와 파편화되는 충성심

세계화와 정보화의 가속화에 따라 많은 조직들이 점점 복잡화, 대형화되고 있다. 작은 조직들과 기업들도 심화되는 경쟁상황에 놓여 있다. 정태적이고 단순하던 시대에서 날로 복잡한 상황에 놓이고 있다. 그러므로 한 개인이 이러한 상황을 감당할 수 있는 지식을 모두 갖추기는 어렵다. 이에 교회는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고 차별화할 과제를 가진다.

 

21세기 들어 정보화의 심화에 따른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야 하고 가속화되는 세계화가 동반하는 심화된 경쟁 상황에서 사람들은 전례 없이 많은 기회와 함께 도전과 스트레스도 크게 받고 있다. 그들은 모바일(mobile)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서로 연계되어 있으면서도 독자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각자 자기의 존재를 인정받기 원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구성원 각자들에게 구체적인 의미와 유익을 확인할 수 있게 하여 주고,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성을 강조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요청받게 된다. 그러나 교회성장론 중심의 교회문화는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한 충분한 존중을 기울이지 못함으로써 결국 오늘날 많은 교회는 예전만큼의 응집력과 헌신도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에 이르렀다.

 


3) 행위자(agents) 동원과 자원(resources) 활용의 위기

 

한국 교회는 어떤 시민 단체와 기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우수한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교회 내의 인적, 물적 자원을 통전적으로 활용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신학적으로는 하나님 나라와 만인 제사장직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과도한 교직자 중심주의와 일부 중직자 중심의 개교회주의가 고착화 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신앙인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겠다는 큰 꿈을 쉽게 이야기하면서도 공동체 안에서 협력과 하나 됨을 저해하는 요소들을 과감하게 변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수습하지 않고서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4) 연대와 소통의 위기

 

오늘의 위기는 사회변화를 선도할 만큼의 실력을 두텁게 쌓지 못한 신앙인들의 얄팍함에도 중요한 원인이 있다. 실제로 사회변화는 문화를 생산하는 중심부에 위치한 기구들 안에서 공동의 목적을 위해 활동하는 엘리트들의 초밀한 연결망을 통한, 핵심 심층부로부터의 변혁으로부터 시작되곤 한다.” 주변에서 핵심으로 이르는 변혁도 필요하지만 사회변혁은 문화의 핵심부에 대한 설득과 연대를 전제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변혁을 추동할 만한 전문적인 능력과 사회적 연대가 빈약한 상태로는 사회적 영향력 발휘, 즉 사회변혁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특별히 인문사회학의 부흥시대를 맞이하여 한국기독교는 인문교양의 능력을 고양하고, 일반은총의 영역에 대한 지식을 갖춤으로써 소통과 연대의 능력을 갖춤에 성공적이지 못하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통과 연대는 사회에 대한 지식을 요청하지만 그보다 앞서 전제되는 것은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하는 일이다. 예컨대 기독교회는 권력(power)에 대한 잘못된 사회이론의 무비판적 수용을 경계하여야 한다. 예수께서 이방인의 관행이라고 하였던 정복과 지배로 상징되는 콘스탄틴 식의 권력관을 수용한 적지 않은 신앙인들은 정치적인 권력 게임의 틀을 벗어날 수 없었다. 예컨대 신앙적 배경과 동기를 가지고 정치에 참여한 이들을 당선시키고, 특정한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 정책을 입안하면 사회가 변화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이 과정에서 신앙인들은 세상적인 힘과 정치적 구조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였다. 결국 세상을 바꾸고자 정치에 참여한 신앙인들이 바로 그 세상을 닮아가 버린, 모순적인 현실을 낳은 것이다.

 

결국 확고하지 못한 기독교적 정체성, 즉 십자가와 부활의 신학에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미숙하고 왜곡된 신앙, 기복적 성향은 뿌리가 깊으나 십자가와 섬김에는 얄팍한 신앙과 건전한 신학의 부족, 사회문화적 맥락에 대한 이해 부족, 권력에 대한 신학적 이해의 왜곡으로 인한 사회적 과제 선정의 미숙과 상대적으로 우수한 인재와 풍부한 재원의 활용 부족, 결과적인 연대와 소통의 부족함이 오늘 한국 교회가 위기를 자초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볼 때 우리가 교회의 기능적 차원의 분석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교회만큼 사회봉사를 열심히 하고 있는 종교들과 기관이 많지 않다. 사회적 공헌이 적지 않다는 역사적 평가도 존재한다. 그러나 현실은 교회에 대하여 유난히 비판적이다. 정치적인 권력과 유착된 집단으로 교회가 매도당하기도 한다. 대중 미디어들은 여느 종교보다 기독교에 대한 비판과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나 시민사회와의 소통능력을 갖추지 못한 소수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과 기관의 대표자들에 의해 한국 교회의 전체 실상이 왜곡되고 있다. 이는 매우 치명적이다. 이러한 원활한 소통의 부재는 결국 주류 여론들의 잘못된 시각을 양산한다. 언론과 지성인 집단, 청년들 사이에서 기독교에 대한 냉소적 비판 기류가 형성되고 있으며, 이는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저하로 이어져 반선교적 문화를 고착화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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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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