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신은 죽지 않았다>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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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신앙

신은 죽지 않았다


최성수 목사(신학박사, 영화평론가)


※ 글의 특성상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 <신은 죽지 않았다> 영화 토론 자료 다운로드 ☞ www.cricum.org/848



신은 죽지 않았다 (2015)

God's Not Dead 
6.2
감독
해롤드 크롱크
출연
케빈 소르보, 쉐인 하퍼, 트리샤 라파쉬, 코리 올리버, 하딜 싯투
정보
드라마 | 미국 | 113 분 | 2015-04-16



영화는 중국인 의사가 자신이 하버드대 재학시절에 크리스천 교수와의 논쟁에서 경험했던 일에 대해 동명의 소설을 바탕으로 했지만 상당 부분 각색하였다. 그가 교수로부터 설복 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내용은 흔히 지적 설계론에서 제시되는 논리였다.  우연을 통한 자동차의 조립을 믿을 수 없으면서도 뇌가 무작위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믿는 일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일인지를 깨닫고 난 후에 신앙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영화에선 입장이 바뀌어 그리스도인 학생과 무신론자인 교수와 벌이는 논쟁의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현대 미국 대학과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과학적 합리주의가 기독교 신앙을 어떻게 위협하고 있는 지를 잘 보여주고, 이런 위협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킬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영화에서 문제로 여기며 제시된 상황들은 주로 원치 않는 일로 고통을 당하고 또 인생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 현실이다. 신정론적인 맥락에서 고려한 장면들이 많은데, 어린 아이를 두고 암으로 죽어야만 했던 엄마, 치매로 가족조차 알아보지 못하는 엄마,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연거푸 발생하는 문제들로 곤욕을 치르는 목사, 기독교 신앙 때문에 가족으로부터 배척당한 아랍계 여성, 이 모두는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에게 도움을 구하지만 결국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누가 보더라도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게 만드는 상황이다. 영화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해 결국 신앙을 포기하였던 사람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을 인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님의 존재가 의심되는 상황에서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나님을 인정하며 사는 삶이 비록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원치 않는 경험을 하고 혹은 고통을 가져다주는 원인이 된다 해도 결국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승리할 것임을 분명히 한다.

비록 생명을 요구하는 박해상황은 아니라도 인생의 성공과 삶의 평안을 중시하는 사회에선 과거 박해상황에 버금하는 고난의 현실임에는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런 일이 문화적인 전통에서 기독교 정신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미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다소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현대 미국 기독교가 직면한 위기 상황의 단면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일은 미국에만 국한하지 않기 때문에 오늘 한국 기독교인들에게도 문제의식을 깨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성공을 위한 길과 신앙의 정절을 지키기 위한 길에서 갈등하는 현대인의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이다.

영화는 신앙교육의 성격이 강하다. 무엇보다 신앙을 위협하는 과학적 합리주의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하나님을 인정하며 살 때, 복음의 능력이 나타남을 보여준다. 이 점은 특히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크리스천 학생과 무신론자 철학 교수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에 잘 나타나 있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학생은 대학 신입생으로 자신의 신앙을 드러내는 일 때문에 과목에서 낙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직업적인 전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여자 친구로부터는 결별 선언을 들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람들 앞에서 하나님을 인정하길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은 죽었다고 적어야만 아무 문제 없이 학점을 이수할 수 있는 현실에서 그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신앙으로 마침내 다른 학생들로부터 지지를 받는다. 하나님을 인정하며 사는 삶이 복음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들을 수 있다. ‘하나님은 죽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의미에서 하나님은 죽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내용은 신앙의 살아있음을 말한다.

한편, 중심이 되는 논쟁 장면은 그리스도인에겐 통쾌한 승리감을 맛볼 수 있게 하지만, 현실에서 다소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받는다. 먼저 캐릭터 면에서 편파적이다 공손하고 인격적인 학생에 비해 철학교수는 안하무인이다. 사람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교만으로 가득하다. 논쟁을 보아도 마찬가지다. 무신론적인 과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는 크리스천 과학자들의 주장을 일일이 인용하면서 신은 죽지 않았다는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학생에 비해 신은 죽었다고 주장하는 철학교수의 논리는 철저히 권위에 의존한 것으로 오류로 가득하다. 권위에 의존한 논리란 역사적으로 인정받은 위대한 사상가임을 말하면서 그들의 주장이 옳다는 것을 무조건 전제하는 입장을 말한다. 가장 흔한 논리오류를 철학교수가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학생의 도전이 아무리 교수로서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일이었다고 해도 그렇다. 결국 두 사람의 논쟁을 통해 신은 죽었다는 주장의 배후에 철학교수가 신에 대한 증오심이 작용하고 있음이 밝혀진다. 다시 말해서 신은 죽었다는 주장은 합리적 추론의 결과가 아니라 결국 감정적인 판단에 불과했음을 밝힌 것이다. 왜냐하면 존재하지 않은 신을 미워할 수 없으므로 최소한 미움의 대상으로서 신은 존재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논쟁을 재현하면서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신은 죽었다는 주장이나 불신은 합리적인 추론에 근거하지 않고 다만 감정적인 불쾌감의 표현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까? 불신은 신정론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사람들이 감정적으로 좌절한 결과임을 말하는 것일까?

과학적인 합리주의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이 직면하는 문제를 성찰하고 살아있는 신앙이 모습을 조명하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가 보더라도 편파적인 캐릭터 설정과 논리로 논쟁을 전개시킨 것은 오히려 불편하다. 문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며 또한 과연 비 그리스도인들이 볼 만한 영화일지 확신이 안 선다는 것이다. 선교를 위한 영화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아무리 교회 내에서만 소화할 교육용 영화라고 해도 비평적으로 접근할 일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문화선교연구원의 취지 방향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신은 죽지 않았다> 영화 토론 자료 다운로드 ☞ www.cricum.org/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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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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