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문화, 먹거리 소비문화부터 바꿔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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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감사절과 먹거리

 

백광훈 목사(창동염광교회, 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와문화 Th.D)


ⓒMartin Cathrae/flickr


추수감사절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신대륙에 정착하여 온갖 역경과 시련 끝에 첫 먹거리를 수확한 청교도들이 얼마나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 기쁨들을 가족과 신앙공동체 그리고 그들의 이웃들과 함께 나누었을까요. 기록에 의하면 그들은 첫 수확물을 저들만 먹을 뿐 아니라 원주민들과 함께 그 수확물들을 나누고 기쁨들을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여기에 멈추지 않고 그 감사와 나눔의 정신을 추수감사절이라는 절기로 지정하여 이주 청교도 사회의 사회적 관례로 정착시켰습니다. 이주 청교도들은 먹거리의 수확과 소비를 개인에게만 한정시키지 않고 추수감사절이라는 제의를 통해 감사와 나눔의 공동체 정신으로 담아내었던 것입니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여기서 우리는 감사절을 맞이하여 우리들의 먹거리 문화를 다시 돌아보게 됩니다. 사실 먹거리 소비란 그 자체로만 보면 순전히 개인적인 소비 행위로 머무는 것 같지만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것이 지니는 고리는 대단히 사회적입니다. 우리들의 소비가 결국 누군가(그것이 생산자이건 혹은 생태계이건)의 경제적, 생태적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면 그런 의미에서 그것은 공동체적이요 사회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들의 먹거리 문화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개인적이고 가족 위주의 건강주의적인 측면에만 머물러 왔음이 사실이었습니다. 유행하는 웰빙이라 하는 것도 내 자신 혹은 내 가족이 잘 먹고 건강하는 데의 문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그동안 우리들이 건강을 위협했던 패스트푸드같은 음식을 단절하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있기에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겠지만 너무도 개인과 가족의 건강에만 몰두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여기에는 먹거리의 사회적 의미가 들어갈 공간이 부족해 보입니다.

 

더불어 여전히 우리의 먹거리 문화는 현대의 상업화의 물결 속에서 나 이런 것 먹었다!’는 식의 허영의 포만감으로 우리의 배를 채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른바 먹거리의 무한 자기 복제 현상이라고 할까요. 특별히 지금의 3,40대는 음식을 어떤 생물학적 필요에 따라 구매하고 소비하기 보다는 사회적 가치와 욕망을 담고있는 음식으로 무한 소비한다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는 만족이 있을 수 없습니다. 더불어 사회적 의식도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바람직한 소비문화를 생각한다는 것은 그것이 언제나 사회성을 띄고 있는 것이기에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언제나 공동체(그것이 지역 공동체이건 혹은 지구 생태 공동체이건)를 염두해야 되는 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그것은 이른바 로하스(LOHAS)*적인 소비형태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여기서 로하스(LOHAS, 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란,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 환경과 사회정의, 지속가능한 소비에 높은 가치를 두고 생활하는 사람들의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말합니다. 또 개인 중심의 웰빙을 넘어서는 거대한 흐름으로서 자신의 건강과 행복만이 아니라 이웃의 안녕, 나아가 후세에 물려줄 소비 기반까지 생각하며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패턴을 지향합니다.(미국 NMI(Natural Marketing Institute)의 "Understanding the LOHAS consumer report)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침팬지의 대모’, ‘UN평화의 메신저등으로 알려진 제인 구달 여사는 이 점을 분명히 말하고 있는데 그녀는 희망의 밥상이란 책에서 로하스적인 먹거리 소비문화의 정착이 시급함을 피력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주장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인류가 잘못된 밥상 먹을거리를 택함으로 말미암아 비만, 당뇨, 심장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을 비롯하여 에이즈나 사스, 조류 독감과 같은 전염성 질병이 만연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그래서 대표적인 잘못된 음식인 육식을 되도록 피하고 내 고장에서 생산되는 유기농산물들을 먹어야 결국은 우리들의 몸이 건강해지고 지구 공동체도 건강해 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인 구달 여사ⓒjanegoodall.org


특별히 그녀의 주장이 주목을 끄는 중요한 이유는 먹거리 소비가 지니는 사회적 의미를 밝혀낸 점입니다. 그녀는 지구가 처한 환경 문제들(특히 물 문제)에 관심하면서 우리들의 음식 소비 형태가 환경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보았는데, 많은 개선 사항이 있지만 저자는 특히 육식소비를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육식소비의 절제만으로도 지구촌의 물 문제를 상당부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가령 서구인들의 식탁에 자주 오르는 고기 조달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사료가 필요한데, 그 대표적 사료 중의 하나인 콩 1킬로그램을 수확하는데 무려 20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결국 닭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데 3500리터의 물이 사용되고 급기야 쇠고기 1킬로그램을 생산하는 데에는 10만 리터라는 가히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된다는 것입니다. 갈수록 물이 부족하다고 난리인데 지구의 미래를 위해 다가올 세대의 생존을 위해 육식 소비를 자제하는 것만으로도 지구의 물문제를 개선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는 것입니다이 외에도 많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담겨져 있지만 중요한 점은 먹거리의 소비와 소통은 개인의 가치의 차원뿐만 아니라 공동체적인 가치를 담아내어야 한다는 점에 있을 것입니다.

 



ⓒgreenbeandelivery.com



여기에는 공동체 개개인의 건강 증진이라는 웰빙적 가치가 포함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가치가 간과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또한 가난과 빈곤의 짐을 나누는 나눔의 가치도 빠져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런 다양한 사회적 가치들이 먹거리의 소통에 담겨질 때 그런 먹거리 소비문화만이 참 된 소비 문화가 될 것입니다. 추수감사절을 맞이하여 먹거리 소비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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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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