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21세기 과제 ‘문화선교’



한국교회의 21세기 과제 ‘문화선교’

임성빈 (장신대 교수 · 문화선교연구원장)



한국 기독교는 한국사회의 근대화 과정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였으며, 이것이 곧 기독교의 대사회적 지도력을 확보하는 기초가 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압축적 근대화가 가져온 문제들이 속속 드러나고 새로운 사고와 이념들이 발흥하면서, 한국사회 안에서 교회의 영향력과 지도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이제는 교회가 사회통합이라는 순기능보다 오히려 갈등조장이라는 역기능을 맡고 있다는 극단적인 평가마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게 된 데는 교회가 사회와의 접촉점이라 할 수 있는 문화에 대해 확고한 입장과 태도를 취하지 못한 데 주요한 원인이 있다.

또한 한국사회가 다원적이고 상대적인 가치가 충돌하는 문화적 위기상황을 겪고 있으나, 교회는 사람들의 가치를 선도하는 데 태만했고 문화적 대안이나 방향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지적도 있다. 분명한 사실은 교회는 지금 사회문화적인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하면 한국 기독교의 대사회적 지도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 기독교는 문화수용력을 갖추고 현대 문화의 복잡한 층위를 읽어낼 수 있는 해석능력도 배양해야 하고 복음적인 정신에 기초한 능력 있는 사역자를 다양한 분야에서 배출해야 한다. 이는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며, 한국교회가 문화의 모든 영역을 하나님 나라로 변혁시킨다는 일념으로 장기간 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가야 할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교회는 문화 영역에 대한 새로운 선교적 열정을 지녀야 한다. 다시 말하면, ‘문화선교’에 대한 보다 큰 열정과 실천이 필요하다.

한국교회가 문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교회와 사회가 이 문화를 통해 만나기 때문이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살아가듯이, 사람들은 문화 안에서 살아간다.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도 말씀을 선포하고 듣는 것도 모두 문화 안에서 이루어진다. 신앙인의 삶의 자리도 동시대 문화이며, 선교도 문화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신앙인이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특별히 어떤 문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까. 먼저 한국교회는 전통문화를 간과할 수 없다. 문화의 정체성은 문화가 생성된 역사적 자리와 분리되지 않는다. 그동안 기독교와 기독교 문화가 한국인의 심성에 뿌리내리지 못한 것은 바로 이를 놓쳤기 때문이다.

특히 날로 깊어지는 신·구세대 간의 갈등을 해결하고 문화적인 식견과 안목을 넓히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의 전통과 역사를 세밀하게 읽어야 한다. 전통 문화는 세대를 막론한 정체성의 근거이며, 복음이 보다 깊이 뿌리내릴 토양이다. 이에 우리에게는 전통문화와 기독교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일이 시급하다. 적어도 다음 세대들은 기독교를 서구의 종교가 아닌 우리 민족의 종교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민족문화 안에 뿌리내리는 기독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한국교회는 동시대의 대중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대중문화는 21세기 우리 사회와 교회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일상생활에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하다. 다음 세대의 대화의 내용뿐 아니라 형식도 대중문화의 영향을 받으며, 그들의 패션과 장래희망도 대중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교회는 다음 세대의 욕구가 무엇인지를 진지하게 살펴야 하며, 대중문화의 영향력 아래 있는 다음 세대에게 복음을 나누는 우리의 교육방식에 대해 냉정하게 반성해야 한다.

20세기 한국교회의 과제가 이 땅에 복음의 씨를 뿌리고 뿌리내리도록 하는 사역에 있었다면, 21세기 과제는 뿌려진 씨에서 풍성한 열매를 거두는 일이다. 신앙의 선조들이 열심히 뿌린 복음의 씨를 우리가 잘 가꾸지 못해 지금 좋지 않은 열매들이 여기저기에 맺혀 있다. 이제 우리는 진정으로 복음적인 열매를 맺는 문화선교에 전력해야 할 것이다.

2013.04.26. 국민일보에 실린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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