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신이 보낸 사람> - 신앙을 지키기 위해선 탈북만이 최선의 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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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을 지키기 위해선 탈북만이 최선의 길인가?

<신이 보낸 사람>

(김진무, 드라마, 15, 2014)

 


최성수 박사







<
신이 보낸 사람>은 제목에서부터 종교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영화다. 특히 북한 지하 교회의 모습의 일면을 담았기 때문에 관객들은 힘겹게 이뤄지는 그들의 신앙생활이며 곤고함이 어떠한 지를 다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보여준 실제 고문 장면과 북한 지하 교회에 속한 한 할머니의 기도는 이 영화가 북한의 지하교회 현실을 담으려고 노력한 의지를 충분히 엿보게 한다.


잔혹한 고문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의 배경은 두만강 근처 한 작은 마을이다. 이곳에서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는 일부 사람들이 당국에 발각된 것이다. 누군가를 불지 않으면 결코 살아나갈 수 없는 현실에서 철호(김인권 분)의 아내는 끝까지 입을 열지 않음으로써 온갖 잔인한 고문을 당해 마침내 사망한다. 성도들을 살리기 위해 본인 스스로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순교라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가까스로 살아난 철호는 중국으로 피신해 2년 동안 많은 돈을 벌어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미 몸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귀향한 이유는 아내와 맺은 약속 때문이었다. 곧 마을 성도들의 탈북을 돕기로 약속했던 것이다. 모세가 광야로 피신해 오랜 세월을 보낸 후에 다시금 백성들을 이끌어내기 위해 애굽으로 갔던 것처럼, 철호는 마을 사람들에게 신이 보낸 사람이 된 것이다. 그러나 마을 사람들을 설득하고 또 탈북 과정을 준비하면서 그동안 성도들 사이에서 숨겨진 사실들이 하나둘씩 드러나는데, 이 때문에 일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꼬일 뿐만 아니라 탈북 계획마저 수포로 돌아가고 만다.

탈북자와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탐색 인터뷰를 통해 북한 지하 교회의 실태를 재현한 만큼 비록 다큐멘터리는 아닐지라도 오늘날 일부 북한 지하교회의 현실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종교탄압의 현실을 보여주면서 또한 남한의 성도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으로 영화가 던지는 화두는 두 가지다.

첫째는 과연 탈북만이 신앙을 지키는 유일한 길인지, 아니면 현지에 남아 신앙의 전통을 지켜나가야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철호는 마을 성도들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죽어간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성도들의 탈북을 계획하지만, 이에 반해 다른 사람은 탈북을 했다가도 신앙을 전하기 위해 다시 들어오는 사람들이 있는 마당에 굳이 탈북만이 최선의 길은 아니라고 맞선다. 두 번째 질문은 철호 자신의 고민인데, 과연 북한을 떠나 남한으로 가는 것을 약속의 땅인 가나안으로 가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두 질문 모두 감독의 시점에서 제기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곧 북한 지하 교회 성도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남한으로 가는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느냐 하는 것이다. 북한 복음화를 위해 노력하고 또 북한 선교의 의미를 파악하길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반드시 성찰해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한편, 영화의 성격과 관련해서 시사회에 참관했던 기자들이 종교영화와 인권영화 사이에서 다소 혼동했다는 점과 관련해서 언급할 필요가 있겠다. 기자들이 혼동했던 이유는 영화가 북한의 인권 현실을 신앙의 문제로 환원해서 조명했기 때문이다. 인권 문제는 보편적인 것이고 신앙은 특수한 것인데, 보편성을 띤 문제를 신앙에 제한해서 보여줌으로써 이슈가 축소되었다는 것이다.

기자들의 시각과 평가 그리고 아쉬움을 느낀 것은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특히 엔딩 크레딧에서는 북한 주민이 현재 인민공화국 헌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전히 신앙의 자유를 누리고 있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탄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언급되고 있는데, 이런 것은 사실 영화의 맥락상 다소 불필요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것은 기자들로 하여금 영화가 인권 문제를 다루고 있는 듯한 혼동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런 혼동은 감독의 제작 의도를 기자들의 의도적으로 간과한 평가라고 생각한다. 북한 관련 영화를 만드는 사람치고 북한의 인권 실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감독 스스로 인터뷰에서 밝힌 바와 같이, 영화는 무엇보다 북한 지하 교회의 현실을 말하는 것에 우선적인 가치를 두었기 때문에 보편적인 인권 문제에까지는 이를 수 없었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의 신앙과 갈등 그리고 신앙 때문에 겪을 수밖에 없는 곤고함이다. 이 과정에서 그들의 인권이 유린되는 현실을 지나칠 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반드시 중심문제로 삼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종교 탄압을 다루는 모든 영화를 인권 문제로만 조명해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들을 수 있는 한 할머니의 기도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귓전에 맴돈다. 북한의 교회가 무너지고 심지어 무너졌다고 말하면서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였다. 이 기도를 들으면서 수많은 질문의 바다로 빠져들어야만 했다. 그렇다면 남한의 교회는 제대로 서 있는 것일까? 신앙의 자유 덕분에 신앙을 주장할 수 있고, 교회는 성장하고 교인 수는 많지만, 과연 북한 지하 교회보다 더 나은 교회라고 볼 수 있는가? 북한 교회는 곤고함으로 무너지고, 남한 교회는 오히려 풍부함으로 무너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도대체 이 시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구원을 얻을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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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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