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겨울왕국> -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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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겨울왕국>(크리스 벅/제니퍼 리, 애니메이션, 전체, 2014)

 

최성수 박사



안데르센 동화 가운데
눈의 여왕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1845년에 나온 작품이다. 동명 제목으로 2005년과 2012년에 영화로 만들어진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디즈니에서 <겨울왕국>이란 제목으로 각색하여 만들었다. OST“Let it go”는 이미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 후보로 오를 정도가 되었다.

 

영화는 등장인물로부터 시작해서 원작과 많이 다르지만, 진정한 사랑만이 마법을 풀 수 있다는 점에서 메시지는 동일하다. 동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아주 오랜 옛날, 사람들은 세상의 가장 끝에 일 년 내내 얼음과 눈으로 뒤덮여 있는 얼음 궁전이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그곳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무척이나 아름답고 우아하며 한없이 차가운 마음을 가진, 눈의 여왕이 홀로 살고 있었다. 눈의 여왕의 못된 마법에 걸린 사람들은 서로를 미워하며 하나 둘, 딱딱한 얼음 동상으로 변해갔다.

마을에는 일찍이 부모를 여읜 남매 겔다와 카이가 살고 있었다. 동생 카이는 눈의 여왕에 끌려가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 누나 겔다는 카이를 찾아 나섰지만, 카이는 이미 차가운 사람으로 변했고, 누나를 알아보지도 못한 채, 얼음조각으로 퍼즐을 맞추고 있을 뿐이었다. 눈의 여왕의 마법을 풀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바로,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 한 방울의 눈물이 필요했다. 동생 카이에 대한 사랑으로 흘린 겔다의 따뜻한 눈물 한 방울이 카이의 손등에 닿자 마법이 풀리고 마을에 걸렸던 모든 마법이 풀렸다는 이야기다.

 

진정한 사랑만이 마법을 풀 수 있다는 점에선 같지만, 남매 겔다와 카이의 이야기가 <겨울왕국>에선 두 자매인 엘사와 안나의 이야기로 바뀌었고 또 구성 자체도 달라졌다. 완전히 다른 내용의 이야기가 되어버린 것이다. 애니메이션인 이 영화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관심을 받는 까닭은 아마도 어른들에게 눈의 여왕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뮤지컬 형태로 만들어진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 수많은 관객 몰이에 성공하고 있고, 특히 OST“Let it go”는 이미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 후보로 오를 정도다. 가사는 저주 받은 마법을 가진 언니 엘사가 자신도 원치 않았지만 세상을 꽁꽁 얼려버린 후에 성 밖으로 쫓겨나듯 나가버린 후에 이제는 더 이상 숨어 살지 않고 성을 떠나 자기만의 세계에서 당당하게 살겠다며 결심하는 내용이다.

 

원작과 영화 모두 진정한 사랑과 그 사랑이 가진 기적 같은 힘을 말하고 있다. 영화의 중심 화두를 질문으로 표현한다면 이렇다. 모든 것 심지어 사람의 마음까지도 꽁꽁 얼게 만드는 마법을 풀 수 있는 길은 무엇일까? 한쪽에서는 힘의 논리로 눈의 여왕을 제거하려고 했지만, 그것이 해결책은 아니었다. 처음부터 힘으로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전혀 뜻밖의 사건에서 일어난다. 다시 말해서 언니 엘사에게 상처를 입은 안나는 심장이 점점 얼어붙는 마법에 걸리게 되는데, 마법을 푸는 방법은 오직 진정한 사랑 밖에는 없다는 말을 듣는다. 이 말을 들은 안나는 자신을 사랑할 뿐만 아니라 결혼하기로 약속했던 왕자를 찾아 나선다. 그러나 그의 사랑은 엘사와 안나의 성을 자기 것으로 삼기 위해 꾸민 계략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된다. 진정한 사랑을 얻지 못한 안나는 이제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동화 속 마법은 흔히 해결하기 힘든 문제 혹은 사악한 존재가 사용하는 힘에 대한 기호이다. 마법을 푸는 비결을 진정한 사랑에서 찾는 것은 동화적인 상상력에서 비롯한다. 인생에서 벌어지는 문제의 본질이 사랑의 부재에 있고 또 문제 해결은 그 어떤 힘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이라는 믿음이 반영되어 있다. 가이벨이란 19세기 독일 시인은 이렇게 노래했다.

 

세상이 압박해 올 때 너는 사랑을 찾네

왜냐하면 사랑은 기적이고

사랑은 은혜이니까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슬과 같은

 

사랑은 기적이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이슬 같은 은혜이다. 그런데 문제는 진정한 사랑은 무엇이고 또 그것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느냐 하는 것이겠다. 인간의 갈등 가운데 상당수는 사랑의 진정성과 관련해서 발생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의 대부분은 진정성이 발견되는 곳에서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사랑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이라면, 또 적어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진정한 사랑을 갈망한다. 아무리 쾌락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이라도 결국에는 한 사람의 진정한 사랑을 찾는 법이다.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그렇게 찾아 헤맨다. 인간은 그것을 찾으면서 살고, 찾았다고 행복해하며, 어느새 사라지는 것을 보고 깊은 상실감을 느낀다. 진정한 사랑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도대체 그 사랑은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걸까? 안나의 상황은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을 구체화한다.

 

이 질문은 어느 정도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의 파랑새라는 동화를 떠올리게 한다. 나무꾼의 남매 치르치르와 미치르가 크리스마스 전야에 꾼 꿈을 극으로 엮은 것인데, 두 남매는 파랑새를 찾아 떠났으나 결국 자기 집 새장에서 파랑새를 찾았다는 이야기다. 진정한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내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겨울왕국>눈의 여왕파랑새두 이야기를 다소 합성한 듯이 보인다.

 

다시 말해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한 안나는 점점 죽어가는 긴박한 상황에서 두 개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하나는 왕국을 차지하려는 왕자가 언니를 공격하는 모습이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한다고 확신하는 남자가 달려온다. 만일 그의 사랑을 받으면 안나는 살아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언니는 거짓 사랑의 칼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갈등의 순간도 잠시, 안나는 엘사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행위를 한다. 그의 공격을 자신의 몸으로 막아내는 희생적인 사랑을 보여준 것이다. 바로 이 순간, 안나는 마법에서 풀린다. 곧 마법을 풀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자기 밖에서 찾으려 했으나, 그 사랑은 바로 자기 자신을 희생하는 행위에 있었던 것이다. 안나의 희생은 언니 엘사에게 깨달음과 용기를 주어 왕국에게 따뜻한 봄을 돌려주게 된다.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희생을 통해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을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즈음에서 제기되는 질문이 있다. 그렇다면 그동안 왜 엘사는 성 밖을 나서지 못하고 어두운 곳에 숨어 지내야만 했고, 또한 겨울왕국에서 홀로 지내야만 했을까? 부모의 헌신적인 사랑도 있었고, 동생의 따뜻한 마음도 충분히 느꼈을 터였다. 이 사랑은 그녀에게 아무 깨달음과 용기도 주지 못했던 것이었을까?

 

엘사는 원하지도 않았지만 자신의 마법이 주변 사람들을 얼려버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기 안의 부정적인 힘을 두려워했다. 자신의 두려움에 갇혀 지내는 동안 그녀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받아들일 만한 공간이 없었다. 자기의 마법으로 모든 것이 얼어버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 스스로를 가두어버렸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안나는 끊임없이 언니를 밖의 세상으로 불러내려 했다. 엘사가 성을 떠나 깊은 산속으로 숨어들어간 후에도 안나는 엘사를 만나기 위해 그 험한 산을 향해 떠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안나의 모습에서 엘사는 진정한 사랑을 깨닫게 되었고, 그럼으로써 마침내 맘을 열게 되었다. 진정한 사랑을 알게 됨으로써 엘사는 마법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시 말해 엘사는 안나의 희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의 힘을 알게 되었고, 자신의 부정적인 힘인 마법을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왕국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요한일서 418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랑 안에 두려움이 없고 온전한 사랑이 두려움을 내쫓나니

두려움에는 형벌이 있음이라 두려워하는 자는 사랑 안에서 온전히 이루지 못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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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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