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최성수] 2012년 한국 영화에 대한 기독교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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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한국 영화에 대한 기독교적 평가

 

2012년 한국영화의 특징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의하면, 2011년에 비해 2012년의 한국영화산업은 전반적으로 성장했다. 두드러진 특징은 한국 영화의 극장 점유율이 높아졌고, 인도와 유럽 영화의 강세가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한국 내에서 차지해 온 미국 영화의 높은 극장 점유율율 생각해본다면 매우 괄목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유럽영화의 높아진 극장 점유율은 한국 관객들 사이에서 영화의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도둑들>과 <광해-왕이 된 남자> 등 두 편의 영화가 천 만 관객을 넘어섰는데, 한 해에 두 편의 영화가 천만관객을 넘어서게 된 것은 처음 있는 기록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영화의 세계적인 위상을 드높여 주었다. 그밖에 크고 작은 세계 영화제에서 애니메이션과 단편 분야의 영화들이 선전했다.

2012년 영화예술과 관련해서 기독교계에서 주목할 만한 일은 문화선교연구원(임성빈 원장)이 ‘필름포럼’을 인수해 기독교 영화는 물론이고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건전하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수시로 상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몇 개의 상영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영화들을 이곳에서 한꺼번에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전국적인 규모가 아니라 아쉽긴 해도 더 나은 성장을 위한 작은 출발이 아닐 수 없다.

다음에 이어지는 글은 2012년에 개봉된 한국 영화 가운데 흥행 10위권에 든 것들과 기타 몇 편의 영화를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영화들이 한국사회에서 지니는 의미를 밝혀보고, 그것의 기독교적인 맥락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영화에 대한 스케치

영화는 당대의 사회와 국민들의 비전과 열망을 반영한다. 영화 제작이 관객이미지(관객이 보고싶어 하는 이미지)에 방향을 맞추다 보니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이다. 다시 말해서 개봉되는 영화를 매개로 시대정신과 사회적인 트렌드나 관심 등을 읽어볼 수 있다는 말이다. 앞서 언급한 통계 외에도 2012년에 한국에서 개봉된 영화 가운데 두드러진 또 다른 특징은 사회성이 강한 영화(다큐멘터리 포함)가 많이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2011년 9월에 개봉되어 대한민국을 분노의 도가니로 몰고 갔던 <도가니>는 사회성이 강한 영화의 영향력은 대단해서 영화의 사회성에 대해 더욱 숙고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양극화 혹은 권력과 경제 집단의 부도덕성과 비윤리성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관심은 <부러진 화살>과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와 같은 영화로, 그리고 다큐멘터리 영역에서는 <두개의 문> 과 <맥 코리아> 및 <MB의 추억> 등으로 이어졌다.

정치권력의 문제

<부러진 화살>은 판결에 불만을 품은 모 대학 해직교수의 담당 판사에 대한 석궁테러와 관련한 법정논쟁을 재현한 것이다. 이미 <도가니>에서 문제가 되었던 기득권자에게 우호적인 사법행위는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지적되었다. 사법부 개혁과 관련해서 국민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나, 영화에 대한 사법부에서의 반응은 없었다.

<두개의 문>과 <맥 코리아> 그리고 <MB의 추억>은 MB 정권과 관련된 것으로 용산참사를 초래한 이유를 불필요할 정도로 너무 강력한 진압에서 찾고 있고, 특정 기업에 대한 경제적인 특혜의 의혹을 제기하고, 그리고 대선 과정 당시 표방했던 서민을 위한 공약의 이행 여부를 추적하며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7년 전과 현재의 유권자를 비교하면서 MB정권의 창출에 협력한 사실을 인간의 욕망에 이끌린 것으로 결론짓는다, 정부 측이 정보제공을 거부했기 때문에 스토리를 재구성하는 일에서 모두 일부의 자료에만 의지해서 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기에 다소 편중된 느낌을 떨칠 수 없지만, 정치 및 행정 권력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26년>은 5.18 민주화 운동을 다루고 있고, <남영동 1985>는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쓴 동명의 자전 수기를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다.

범죄관련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의 전성시대>는 노태우 정권에서 선포한 소위 ‘범죄와의 전쟁’을 배경으로 전개된다. 평범한 시민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데에 인맥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출세하기 위해선 권력과의 야합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등을 재현하고 있다. 결국 ‘범죄와의 전쟁’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임을 폭로하는 영화다.

<이웃 사람>은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성폭행과 살인사건의 범인들 모두가 평범한 이웃으로 밝혀진 사실에 착안하여 영화로 제작된 것인데, 이웃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현대사회에서 이웃이 지닌 의미를 되새겨 보도록 했다. <비정한 도시> 역시 하루 24시간 내에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 및 범죄들이 연쇄적인 비극을 일으키는 현실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얽히고설키는 복잡한 관계를 보여주면서 현대 사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며 도시의 비정함을 표현한다. 그러나 감독은 사건과 범죄의 연쇄적인 고리가 끊어지는 지점이 회개와 용서임을 말하는데,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매우 깊은 인상을 주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사회성이 강한 영화이지만 특히 불법 장기매매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는 <공모자들>과 <바비>는 내용에 있어서 <아저씨>와 유사하다. 오래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이 돈과 결부되면서 장기 수요자와 불법적인 공급자 사이에 필연적으로 피해자가 생길 수밖에 없는, 그야말로 범죄의 온상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물론 <바비>는 불법적인 매매가 아니라 입양이라는 형식으로 즉, 장기가 필요한 자신의 자녀를 위해 다른 아이를 입양하는 사실과 관련해서 얽히는 갈등과 문제를 다루고 있다.

<돈 크라이 마마>는 우리사회에 만연해 있는 청소년 성범죄 문제를 실화에 근거해서 만든 영화다. 1985년 인신매매를 위한 납치가 기승을 부리던 때에 만들어진 작품 <에미>와 비슷한 상황 설정이다. 딸을 잃게 된 엄마가 직접 성매수자들을 찾아가 살해하는 내용으로 에미는 자식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돈 크라이 마마> 역시 어린 딸을 잃게 된 엄마가 법을 대신해서 고등학생인 가해자들에게 끔찍한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에미>와 비교했을 때 <돈 크라이 마마>에서 특히 달라지는 부분은 현대사회의 단면이다. 즉,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과 천안 10대 여학생 연쇄 성폭행 사건, 광주 여중생 성폭행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반응에서 볼 수 있었듯이, 미성년대상 성 범죄자들에 대한 미약한 처벌에 반발하는 사회여론을 반영하고 있다.

자본주의와 인간의 욕망

<돈의 맛>은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품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하여 화제가 된 <하녀>(2010)의 후속편 형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칸 영화제에 초청되었지만 수상은 하지 못했다. 한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변신해가며 현대인을 지배하는 돈에 대한 임상수 감독 특유의 성찰에 따른 영화다. 감독은 영화에서 돈의 맛을 모멸감으로 표현한다.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는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메시지는 인간의 비극적인 현실과 복수 그리고 구원의 문제와 관련해서 제시되었지만, 사실 영화의 배경과 내용을 통해 감독은 서울의 도시개발 이면에 숨겨진 어둠과 비극적인 현실을 파헤쳤다. 인간이 돈에 사로잡힌 동물로 추락할 경우에 어떠한 비극을 맞게 될 것인지, 그 비극적인 실상을 사실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천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도둑들>의 주제는 복수다. 도둑들의 숙련된 기술을 보는 것도 재미있고, 돈과 욕망과 복수 등 서로 다른 관심을 좇으며 전개되는 긴장관계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건물에서 전개되는 액션 장면은 최고의 볼거리다.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전개되는 복수의 결말은 천만 관객 동원에 충분한 이유가 있음을 깨닫게 한다.

사랑과 가족 그리고 인간

<건축학 개론>은 바쁜 일상에 매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첫사랑을 추억해보는 여유를 안겨준 것은 물론 현재 삶의 의미를 반추할 기회를 제공해 주었다. 이에 비해 동일한 청춘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 <러브 픽션>은 젊은 청춘남녀들의 자유분방한 사랑과 기쁨, 갈등과 고뇌 그리고 이별의 모습을 스케치하고 있다.

<내아내의 모든 것>은 가정해체의 비율이 심각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사회에서 부부의 일상과 사랑 그리고 부부의 삶에서 파트너의 가치와 의미를 부각시켜준 영화다. 부부의 일상과 같이 평범한 것이 있을까. 지루할 수밖에 없는 이런 일상이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이런 질문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영화다.

영화에서는 종종 타로, 점, 굿, 점성술 등이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데, 비교적 해마다 이런 유의 소재를 가진 영화들이 제작되고 개봉되고 있다. <점쟁이들>은 특정 지역에 출몰한다는 귀신을 잡기 위해 전국에서 용하다는 점쟁이들이 모여 벌이는 해프닝을 내용으로 한다. <점쟁이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 만연해 있는 불안한 심리를 잘 반영해주는 작품이다.

소외계층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의 삶은 우리 사회에서 중심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이것은 영화에 종종 반영되고 있는데, 해마다 노년의 삶과 사랑에 대한 영화가 제작되어 개봉되고 있다. 2011년 작 <그대를 사랑합니다>와 2012년에 개봉된 <해로>가 그것이다. 모두 노년의 사랑을 주제로 삼고 있는데, 특히 <은교>는 노년의 열정과 나이듦의 의미와 서러움에 관한 성찰에 있어서 매우 뛰어난 면모를 갖추고 있다. 박범신의 동명 소설을 영화한 것인데, 비록 <죽어도 좋아>와 같이 노인의 성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노인의 성과 열정 그리고 사랑의 문제를 거론하면서 나이듦의 문제와 노년의 욕망이 어떠한 것인지를 돌아보게 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다문화사회로 진입하는 속도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 노동자와 결혼 이주자들, 그리고 그들의 자녀들이 한국사회 곳곳에서 겪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인권유린 등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있다. 해마다 개최되어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다문화 영화제를 통해 그 실상들이 드러나고 있다. <나는 노래하고 싶어>는 다큐멘터리로 한국사회에서 살면서 외국인들이 겪는 일상의 단면과 꿈 그리고 갈등과 좌절 등을 음악을 매개로 해서 조명하고 있다. <파파>는 미국을 배경으로 다문화 사회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좌충우돌의 삶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비록 배경이 미국이지만 한국의 다문화 사회에서 겪는 일과 결코 다르지 않다.

장애인의 삶과 그들의 고민과 고통, 그리고 장애를 극복하는 감동적인 과정을 내용으로 하는 장애인 영화의 개봉은 2000년부터 시작된 장애인 영화제를 통해 국내외 영화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어서 그렇게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이 관심의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특히 <달팽이의 별>은 시각장애인과 척추장애를 가진 부부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도우면서 비장애인 못지않은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복숭아 나무>는 샴쌍둥이로 태어난 동현과 성현이가 겪는 삶의 고통과 그들이 세상을 만나는 과정을 동화처럼 그린 영화다.

대북관계

<쉬리> 이후 영화계는 우리사회에서 변화된 대북관계를 반영하는 영화들을 제작하여 개봉해왔다. 더 이상 주적이 아니라 형제자매라는 인식을 강하게 부각시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MB 정권 이후에 남북관계를 다룬 영화는 전쟁 영화 <포화 속으로>(2010) 이외에 없었다. 이런 까닭에 2012년에 <간첩>의 개봉은 그 내용에 관한 관심을 증폭시켰다. 기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영화는 사실 <간첩 리철진>(1999)과 비슷한 맥락에서 제작되었는데, <간첩>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섭게 각인되어 있는 간첩보다 한국사회에서 더욱 무서운 것이 있음을 역설한다. 그것은 먹고사는 것이며, 집과 아이들 교육문제 등이다. 결국 경직된 대북관계 이미지를 차용해서 한국사회의 현안문제를 환기한 것으로 여겨진다.

대선관련

<댄싱 퀸>이나 <나는 왕이로소이다> 그리고 <광해-왕이 된 남자> 등은 특별히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한국의 정치사회를 반영하는 영화다. 여기에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운동의 어두운 단면을 그린 <킹메이커> 역시 한국의 대선정국을 겨냥해서 개봉되었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참모들의 밀고 당기는 정책대결이 매우 흥미롭고, 대통령을 만들기 위한 치졸한 전략이 어떠한지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댄싱 퀸>은 이와 비슷하게 시장 선거와 관련한 이야기이나 특별히 정당정치의 권위주의적이고 답보적인 정치의식을 우회적으로 꼬집고 있다. <나는 왕이로소이다>와 <광해-왕이된 남자>는 진정한 통치자의 리더십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코믹한 상황설정을 매개로 해서 설파한다. 국민을 위한 리더, 국민을 귀하게 생각하는 리더, 민생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리더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어떤 사람이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게 한다. 한국의 대선정국을 잘 반영해주는 영화들이 아닐 수 없다.

기독교 영화

전년도에 비해 기독교 영화 제작은 저조한 편에 속한다. 올해에는 법인화를 준비하고 국제영화제로 발돋음하기 위해 준비하는 관계로 “서울기독교영화제”도 개최되지 않았다. 물론 영화와 관련된 교회의 활동은 더욱 활발해졌다. 기독교 영상 제작 편수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많아 단편영화나 교회용 영상 제작은 늘어났다. <한경직>은 고 한경직 목사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다. 특히 무소유의 영성, 사회참여의 영성, 그리고 복지와 관련된 봉사의 영성을 부각시키는 데에 집중해서 그 어느 때보다 혼탁해진 한국 교계의 현실에 밝은 빛을 비추어 주었다. 그밖에 어린이 애니메이션 영화로 <리틀 제이콥>이 개봉되어 화제가 되었다. <철가방 우수씨>는 짜장면 배달부로서 기부천사였던 고 김우수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것이다.

기독교적인 고찰

서두에서 언급했듯이, 영화는 제작과정에서 관객이미지를 추구하기 때문에 당대의 다양한 모습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이런 모습은 주제와 소재, 그리고 미장센(영화장면의 배경), 현실을 반영하는 캐릭터 설정 등에서 두드러진다. 따라서 영화는 관객이 사회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매개가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감독이 해석하고 표현하는 것과 관련해서 감독과의 대화도 자연스레 이뤄진다. 무엇보다 영화는 우리가 공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 어떤 것인지를 사회적인 현실을 영화적으로 재현함으로써 환기한다. 지성의 깨달음을 일깨우며 교회가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말해준다는 점에서 영화는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드러낸다. 관객이미지가 하나님의 뜻에 맞지 않는다면 비판해야 하지만, 하나님의 뜻에 부합된다면 교회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바로 우리가 영화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성찰하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살펴본 영화는 사회의 다양한 분야의 문제와 주제를 다루고 있다. 특히 두드러진 현상은 사회고발성 작품이 많고 우리 사회에서 개혁의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이다. 올바른 정치리더십, 정치권력의 타락, 특권 집단에 대한 특혜,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 대한 인간의 욕망, 가족의 문제, 청춘과 중년 그리고 노인의 성과 욕망, 대북관계, 자유분방한 섹스, 장애인의 복지와 인권, 청소년 대상의 성범죄와 살인의 만연, 그리고 이 때문에 야기되는 사회의 불안 등. 교회 스스로 발굴해내지 못한 문제의식들도 있다. 따라서 이런 영화들을 대하면서 교회는 사건에 대한 사후대책은 물론이고(예컨대, 피해자들과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보살핌 등)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방안도 강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공공 신학을 통해 이들 분야에서 일어나는 문제들과 씨름해왔다. 최근에는 특히 대선과 관련된 신학적인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영화는 바로 이런 노력과 행위들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교회가 기울이는 공적 관심이 규모에 비해 복지와 문화 그리고 선교이외의 영역에서 미미하게 나타나고 또 실천되고 있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영화 속에서도 자주 등장하고 있지만, 한국교회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부정적이다. 교회 스스로가 세상의 비판을 초래한 것인데, 세습과 탈세와 그리고 성범죄와 관련해서 실제로 일부 목회자들의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타락은 심각한 수준이라 할 말이 없다. 끝으로 기독교 영화제작이 매우 적은 편수의 다큐멘터리에 제한되어 있는데, 극영화 제작을 위해서는 교계 차원에서 영화제작에 대한 관심을 적극적으로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기독교 문학의 활성화를 위한 노력도 동시에 기울여야 한다. 물론 제작된 영화를 소비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편,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영화이기 때문에 표현에 있어서 폭력과 섹스(동성애) 그리고 범죄가 지나칠 정도로 많이 등장하는 경향이 있다. 기독교인들이 영화보기를 꺼리는 이유이기도 한데, 공공의 관심을 기울일 수 있기 위한 매개로써 영화의 의미를 인정한다면, 교회는 이런 영화를 보는 안목을 갖추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 영화 교육은 영상문화시대를 사는 오늘날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기도 하다.

영화 교육은 크게 네 가지 분야로 이뤄진다. 영화를 이해하기 위한 교육(Film-understanding), 영화를 비평하기 위한 교육(Film-criticism), 영화를 각종 교육이나 목회현장에서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교육(Film-using), 그리고 끝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교육(Film-making)이다.

영화이해는 영화란 무엇인지, 영화의 역사, 영화의 기본 문법 등에 대한 교육이고, 영화비평은 영화를 다양하고 또 바르게 보기 위한 교육이다. 비평의 방식은 다양한데, 주제와 관련한 비평, 감독의 사상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비평, 장르비평, 기술과 관련된 비평, 미학적 비평 등이 있다. 영화활용은 기존의 영화를 필요한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으로, 영화를 제대로 감상한 후에 주제와 목적에 따라 영상을 편집하는 교육을 포함한다. 영화제작은 3-8분 정도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교육인데, 카메라 사용법, 시나리오 제작, 촬영법 등을 학습한다. 영화제작은 전문적인 기술교육을 위한 인력 그리고 실습을 위한 자재가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캠코더와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는 기기가 널리 보급되어 있기 때문에 약간의 노력으로 큰 수확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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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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