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최성수] 레이디가가의 내한공연에 즈음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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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4월 현재, 세계적인 팝 스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내한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그녀의 내한 공연이 12세 관람가였던 2009년 내한공연과 달리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유명인들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나오고 있지만, 주최측인 현대카드사에서도 수용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판정이 번복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등급 판정의 부당함에 대한 주장은 대부분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내세우는 근거의 빈약함에 바탕을 두고 있다. 영등위는 음주를 조장하는 노랫말과 선정적인 안무, 영상을 근거로 내린 판정이라고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이의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공연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고, 또한 공연과 뮤직 비디오는 다를 수밖에 없으며, 노랫말 역시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실 성행위 관련 퍼포먼스로 말하자면, 요 근래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여성 아이돌 그룹의 안무 또한 이와 동일한 판정을 받았어야 마땅하다. 대중문화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에 대해 너무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었다는 말이다.

이러다보니 이번 레이디 가가의 내한 공연의 등급판정에는 또 다른 근거가 하나 더 있다고 추측되면서 반 기독교적인 분위기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국내 기독교 단체들의 공연 반대 움직임이다. 기독교 단체들은 그녀의 내한공연이 확정되고 난 얼마 후부터 그녀의 음악이 기독교를 노골적으로 비방하고 동성애를 권장한다는 이유로 끊임없이 내한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한 기독교 단체의 성명서에 따르면, 공연 주관사를 불매운동으로 위협하며 기독교인들에게 문자로 독려하고 있다. 물론 불매운동이라는 압력이 등급 판정이 급하게 변경된 직접적인 원인임을 입증할 만한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판정이 번복된 시점이 기독교 단체들의 반대 표명 직후라는 점을 보아 상호연관성을 의심하는 가운데 반 기독교적인 정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시점에서 레이디 가가의 음악에 대한 분석은 매우 절실하며, 다양한 장르에서 대중문화와의 소통을 추구해왔던 한국 기독교의 현실에서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먼저 언급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녀의 노랫말과 뮤직비디오는 연관 관계를 전제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노랫말과는 전혀 다른 의미의 영상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의미를 추구하지 않고 충격적인 감동만으로 의미를 경험시키려는 포스트모던 예술의 한 전형이기도 하다. 의미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의미를 경험하게 하기 때문에 매우 강력한 퍼포먼스와 사운드 그리고 화려한 비주얼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녀가 패션에서 돋보이는 무대를 꾸미는 것도 사실은 청중들의 충격적인 경험을 겨냥한 것이며, 살코기 의상이나 기이하고 특이한 의상으로 이미 음악계는 물론이고 패션계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다고 볼 수 있다. 그녀에게 패션과 안무는 노래의 한 부분이다. 따라서 노랫말에 대한 분석과 뮤직 비디오에 대한 분석 그리고 패션과 공연에 대한 분석은 각각 분리되어야 한다. 영상이나 노랫말만을 가지고 그녀의 음악이나 공연을 판단하는 것은 예술 특히 공연예술의 미학을 무시하는 처사로 비난받을 수밖에 없다.

좀더 신중한 판단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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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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