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의 문화칼럼] 지역과 교회 그리고 이 시대의 문화목회(2)



교회의 문화화 그리고 하나님 나라

주지하다시피 한국 교회 위기 상황의 원인 중 하나는 교회의 게토화이며, 신앙공동체의 공공성 결핍이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이것을 지역사회와 교회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지역사회가 하나의 생활공동체로 기능과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에서 교회가 지역사회의 일부가 아닌 이질적인 종교집단공간으로 간주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교회는 지역 사회 속에서 뿌리내릴 수 있는 하나의 생활공동체의 현장으로 편입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교회의 정체성에 목회자의 신학적 이해가 필요하다. 예일대학의 볼프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은 결코 그들에게만 있는 고유하고 배타적인 문화적 영토를 가져본 적도 없고 가질 수도 없다고 말한다. 물론 교회는 그 경계를 가지고 있지만, 교회 공동체의 경계란 뚫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의 높은 성벽과 같아서는 안되고 투과성이 있는 소통을 위해 열려있는 곳이어야 한다.[각주:1]

교회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주변과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문화화(inculturation)라는 결과를 양산한다. 이것은 교회가 그 지역 사회 속에 들어가고 그 속에서 뿌리를 내리면서 문화라는 틀을 통한 기독교 신앙의 표현을 성취하는 것이다.[각주:2]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실현을 위해서 교회가 기반한 지역사회를 문화화하지 않고서는 하나님 나라의 실현은 요원한 것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화화는 다양한 차원에서 일어날 수 있다. 교회는 지역사회와 구성원의 삶을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반시설들을 제공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지역 시민들의 자유로운 교류가 일어나는 곳, 문화와, 예술의 유통공간이 되고 지역사회의 현안들이 다양하게 논의되고, 광장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플렛폼으로 거듭나게 될 때, 교회는 자연스럽게 지역 공동체의 이익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공간 개방은 교회 구성원들에게도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회의 공간 개방을 통해 교회의 구성원들은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함께 다양한 사회적 책무를 인식하게 된다. 교회가 지역 공동체를 세우는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야 말로 교회의 중요한 과제를 실천하는 것이다. 교회의 공간 개방은 교인들을 넘어서 이웃들을 섬기는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공동체를 세우기 위한 공동의 시설들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더욱 교회의 개방이 중요하다.

교회의 공간 개방은 하나님의 나라가 교회를 넘어 지역사회에 전개되고 실현되어야 한다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의 실천이다. 오늘 교회의 위기를 불러온 신앙의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 등 신앙의 사사화 극복을 위한 대안이기도 하다. 교회 공간 개방은 넓고 다양한 지역 사회 구성원과의 만남을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우리의 신앙 영역, 즉 하나님 나라의 다양한 모습을 배우게 한다. 물론 구원은 특별은총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고백하는 신앙고백을 하는 우리는 일상의 영역에서 편만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일반 은총의 세계를 만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교회 공간 개방은 우리의 신앙을 더욱 통전적으로 구비케 한다. 지금까지 한국 교회는 신앙의 기본적인 영역을 교회 중심으로 전개하여 왔다. 또한 일요일을 주일로 강조하며 일요일 중심의 신앙생활을 강조하여 왔다. 그러나 성경적 교회론과 신앙관에 따르면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 주권에 대한 신앙과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우주적인 교회론이 더욱 강조되어야 함을 알게 된다.

이제 교회공동체는 교회의 공적역할을 주목해야 한다. 어떻게 교회가 지역사회 속에서 공적 역할을 담보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고 교회의 대사회적 섬김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교회는 지역사회가 소통할 수 있는 지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아울러 교회를 지역공동체 성장을 위한 초석이자 교육 공간, 소통공간으로 확장 발전시킴으로써 교회공동체의 대사회적 섬김을 보다 효과적이고 실천적으로 실현하게 될 것이다.


교회의 공공성과 선교의 만남

교회의 교회다움은 신앙 공동체로서 정체성을 분명히 세워나가되 세상과의 관계에 있어서 사회적 공동선(common good)에 관심을 갖고, 공공선이라는 사회변혁의 목표에 지역사회와 함께 동참하는 것과 연관된다.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분리될 수 없듯이 교회의 교회다움과 사회적 역할 역시 분리될 수 없음은 매우 분명하다.

그러므로 교회 공간은 교회의 문화선교적 사역의 영역으로서 교회 내의 성도들의 영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이미지 재고를 통한 교회의 지역사회 선교사역에 선용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문화운동을 통한 사회적 섬김의 측면에서 교회가 처한 지역사회가 보다 건강하고 민주적인 역량을 지닌 성숙한 공동체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공간 및 인적 자원을 제공하고 정보를 유통시키며, 소통의 공간으로 교류를 가능케 하는 지역공간으로 변모되어야 할 것이다.

교회 공간을 이미 지역사회에 전적 혹은 부분적으로 개방해 지역사회의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실천하는 교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많은 경우 교회가 왜 교회 공간을 개방해야 하는가에 대한 보다 분명한 사회적이고 신학적인 의미가 담보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교회 공간을 개방하더라도 교육 공간을 공유하는 것에 그치거나 개방 및 지역 주민들의 실제적 참여에 따른 비용의 문제, 실질적 노하우의 문제 등도 잘 공유되지 않아 개방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공간 개방이 교회의 공공적 차원의 실천이라는 점을 계속 견지하면서 교회가 게토화되지 않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교회의 공공성과 교회의 선교적 본분은 하나님의 주권과 하나님 나라를 향한 비전이라는 관점에서 분리될 수 없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 나라와 교회, 그리고 지역사회의 긴밀한 관계를 구현하려는 창의적 실천을 다양하게 시도함으로써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라는 평가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를 교회로 부르신 주님의 뜻, ‘민족 복음화 세계 선교지금 여기에서실천하는 우리의 신앙적 응답이기 때문이다. 하나님 나라는 지구 저편을 향한 세계 선교도 요청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에서 지극히 작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작은 일부터 시작됨을 마음 깊이 새기는 우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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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빈의 문화칼럼] 지역과 교회 그리고 이 시대의 문화목회(1)


임성빈 목사 (문화선교연구원 CVO, 장로회신학대학교 총장)



   

  1. M. Volf, A Public Faith, 김명윤 옮김, 『광장에 선 기독교』(서울: IVP, 2014), 137-41쪽. [본문으로]
  2. 위의 책, 141-42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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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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