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완(BLACK SWAN)] 완벽을 향한 선과 악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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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BLACK SWAN)] 완벽을 향한 선과 악의 이중주조현기 프로그래머 2011/03/09 18:33


 

성경에 나타난 믿음의 선배들은 주님을 찬양하고 감사드리지만 때로는 원망하고, 남을 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은 그 불완전성으로 인하여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나탈리 포트만의 완벽한 연기, 러시아의 거장 차이코프스키의 발레 ‘백조의 호수’ 음악과 퍼포먼스, 대런 애로노프스키의 스토리텔링은 인간의 영혼 안에 머무르는 선과 악의 이중주를 영화<블랙 스완>으로 이 영화의 엔딩처럼 완벽하게 재창조 했다.

전직 발레리나 출신 엄마와 단 둘이 뉴욕에 사는 니나는 그녀가 속해있는 뉴욕발레단에서 새로 선보이는 <블랙 스완>의 주인공역을 갈망한다. 이번에 그녀가 표현해야 하는 백조는 차이코프스키의 초연, 지그프리트 왕자와 결혼을 약속하고 마법에서 풀려나기를 기다리는 혹은 현재의 볼쇼이 발레단의 백조와는 사뭇 다르다. 왕자와의 사랑을 방해하는 악역인 요염하고 마성적인 흑조를 동시에 구현해야 하는 1인2역 이다. 그러나 니나의 감수성은 아름답고 고결한 슬픈 백조의 그것에 머물러 있다. 니나는 그토록 바라던 블랙스완을 얻기 위해그녀의 가슴속에 감춰진 농염한 어두운 본성을 자극해야만 한다.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니나의 심리적인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헐리우드의 고전적인 연출 방식을 택한다. 거울에 나타나는 그녀의 또 다른 자아, 뉴욕의 어두운 뒷골목과 지하철, 그리고 좁고 폐쇄적인 엄마의 집을 통해서 니나가 점점 마성으로 물들어 가는 과정을 시각적, 공간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관객의 긴장감을 유발시키기 위해 스릴러 장르의 전형인 높은 데시벨의 청각적 효과음을 차용한다. 발레리나로써 엄마에게 길들여진 니나, 블랙 스완역을 따내기 위해서 경쟁해야만 하는 동료들의 시기, 질투와 배신 그리고 내재된 어두움을 끄집어내야 하는 자아, 이러한 요소는 우울하지만 아름답고 장엄한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선율처럼 극의 마지막에 스스로 목숨을 던짐으로써 이야기를 완성하는 과정의 적층이다.

영화 제목 <블랙 스완>은 예수님이 즐겨 쓰신 스토리텔링의 한 방법인 ‘흥미 있는 소재로 청중을 집중시키고 은유적인 표현으로 복음을 전달’하는 구조와 맥을 같이한다. 이 영화의 제목을 <백조의 호수>로 했다면 사람들은 차이코프스키의 발레로써만 인식할 뿐이다. 그러나 <블랙 스완>으로 관객을 불러 모으고 인간 내면에 잠재해있는 선과 악의 갈등을 보여 줌으로써 관객 스스로가 사유하게 만든다.

<블랙 스완>의 내러티브는 나탈리 포트만이 니나를 표현하기 위한 여정과도 맞닿아있다. 12살에 <레옹>의 마틸다역으로 배우로써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스타워즈>, <브이 포 벤데타>를 거치면서 자칫 예쁜 여배우로써만 기억될 뻔한 나탈리 포트만은 니나역을 목적지로 삼아 연기인생의 항해를 해 온 듯하다. 생전에 <백조의 호수>를 발표했을 때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지 못한 차이코프스키의 삶은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동성애자로써 불안감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이었다. 나탈리 포트만은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의 이러한 고뇌와 번민을 궁극적인 자기완성과 예술혼을 표현하기위해 스스로를 내던진 발레리나 니나역으로 완벽하게 혼연일체 시켰고, 대런 애로노프스키 감독은 영화로 완성해냈다. 그리고 2011년 오스카는 오드리 햅번의 순수함과 조디 포스터의 카리스마를 동시에 표현한 그녀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겨줬다.

조조할인 영화를 즐기는 나는 하루 종일 우울함에 젖는 것이 싫어서 가급적 무거운 영화는 피하는 편이다. 그러나 <블랙 스완>의 마지막 장면, 영화의 완성이자 발레가 완성되는 백조가 몸을 던지는 순간은 이 영화의 무거운 스토리를 한 방에 날려버리는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안겨준다. 창작 예술의 궁극을 엿 본 것처럼 설레는 가슴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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