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플랫폼/문화매거진 오늘 · 2011. 7. 26. 11:29
문화매거진 오늘 :: 결국은 손이 문제다
집에 앉아 글을 쓴다. 아니 요즘은 글을 ‘쓴다’가 아니라 ‘친다’고 표현해야 맞다. 불과 20여 년 사이에 글 ‘쓰기’ 행위가 변모했다. 한 손에 연필을 쥐고서 원고지의 칸을 메워나가던 형태에서 두 손을 활용해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는 형태로 말이다. 이러한 변화에 수반된 문명사적 의미는 무엇인가. 바로 ‘에너지’의 과잉이다. 글을 ‘쓰던’ 시절에는 오로지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되었다.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쓰면 그만이었다. 그랬던 것이 요즘은 컴퓨터의 전원 스위치부터 누른다. 요컨대 글을 ‘치는’ 시대에는 값비싼 컴퓨터를 갖춰야 함은 물론, 이 물건을 작동하기 위해 초대형 원자로에 의존해야 하는 것이다. 365×24, 항시 대기 중 물론 이 때 컴퓨터의 플러그가 콘센트에 꽂혀 있지 않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