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 선정 2015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1. 헬조선





2015 문화선교연구원 선정 사회문화 부문 10대 이슈

심층이슈 1. 헬조선_젊은 세대의 불안과 체념


[2015년 10대 이슈]

한국기독교 선정 2015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종합

2015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1. 헬조선

2015년 사회문화계 10대 이슈 - 심층이슈2. 신경숙 표절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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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은 지옥을 뜻하는 '(Hell)'에 신분차별을 의미하는 '조선'을 붙여 만든 신조어로 2015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SNS와 언론에 등장했다. 주로 20,30대 젊은층이 사용하는 용어인데, '3포 세대'니 '7포 세대'니 하는 말들과 함께, 실업자, 미취업자, 비정규직으로 노예처럼 사느니 차라리 조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는 편이 낫다며 사용했다. 실제로 20,30대에 다른 나라로 이민가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각주:1]

대학생들은 졸업을 미루며 학자금 융자를 갚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졸업 후에도 취업준비를 위해 비정규직에 종사하거나 부모의 지원을 받아야 한다. 취업을 해도 빚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여유가 없고, 결혼을 해도 주거비와 자녀양육비에 대한 걱정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어렵다. ‘창조경제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니 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구호는 요란하지만 젊은층이 느끼는 체감경제의 현실은 이전 세대와 비교할 때 너무 가혹한 상황이다.



헬조선외치는 그들은 누구인가?



최근 보도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 1824세의 빈곤율은 19.7%, 2529세는 12.3%이고, 6064(20.3%) 다음으로 높은 연령대다청년실업률은 20129%, 20139.3%, 지난해 1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각주:2] 최근 통계청에 자료에 따르면[각주:3], 20154월 현재 10.2%이며, 1999년 이래 최고치다. 그나마도 대부분 비정규직 일자리이고, 구직 포기자나 취업 기피용 진학생까지 포함하면 취업률은 더 떨어지게 될 것이다

대학생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바로 빚이다학자금 대출로 등록금을 충당하기 때문에 이미 재학시절부터 신용불량자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여기에 더해서국회에 제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2015년 7월말 현재학자금 대출액을 제외한 대학생/대학원생의 은행권 대출금액이 무려 1839억 원이었다또 연체율은 0.99%로 가계대출의 연체율 0.42%보다 훨씬 높은 수치[각주:4]이다사정이 이쯤 되면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대부분 빚쟁이라고 봐야 한다

이제 정년퇴임을 앞둔 베이비붐 세대와 한국사회의 주체세력으로 부상한 과거 386세대들에 비해 지금 20,30대는 민주화 이후, 그러니까 이전 세대와는 달리 한국사회의 성장기와 민주화 시기를 겪지 않고 자라왔다. 이들에게는 현재의 상황이 주어진조건이다. 이전 세대는 나름의 노력과 투쟁으로 선택하고 쟁취했지만, 지금의 세대는 그런 경험이 비교적 약하다. 그래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오히려 체념하기까지 한다. 이는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와 일본의 사토리 세대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20,30대 대학생, 젊은층들은 공히 취업난을 겪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현실을 주어진 조건으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하다. 사실 '헬조선'은 저항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체념이자 도피에 더 가까운 것이다.

일회용 청년이라는 책에서 앙리 지루(Henry Giroux)는 이들이 현실을 받아들이고 저항하지 않는 이유를 두 가지로 지적한다. 첫째는, 저항을 하지 못하는 것은 그들의 역량부족이 아니라 사회적 기반 자체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늘의 시대가 가난한 청년들을 스펙 쌓기에 내몰면서도 '사회적 쓰레기'처럼 취급한다는 것이다. 쉽게 쓰고 버리는 일회용에 불과한 잉여물인 것이다. 둘째는, 기업화된 대학에서 인문학이 사라지면서 비판적 능력을 배양할 기회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온통 취업준비와 어학공부에 매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지적은 한국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가 하면, 사회학자 오찬호는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에서 차별을 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당연시 할 만큼 오늘의 세대가 경쟁과 자기계발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에, 구조적 문제를 생각할 여유는 없고 대부분 개인의 책임과 능력의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본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들

기성세대와 여론은 이런 상황에 대해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그들이 외치는 '헬조선'은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이자 애정으로 새겨들어야 한다는 반응과, 좋은 일자리만 원하고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세대가 투정을 부리는 것으로 이민 가봐야 딱히 더 나은 환경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난하는 반응이다. 전자의 경우 진보적인 입장에서 미래 세대를 배려해야 한다고 말하고, 보수적인 후자는 젊은이들이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청년들에게 저항하라고,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하라고 권하는 진보적 지식인들이 있는가 하면, 이른바 힐링(healing) 코드를 내세우면서 본래 청춘은 그런 어려움을 겪으며 성숙한 한 인간으로 성숙해 가는 것이라고 조언하는 인사들도 있다. 주로 종교계 인사나 명사들이 청년들에게 자신들의 인생관과 경험을 전수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한다. 과거 386세대로서 진보여론을 주도하는 이들은 청년들에게 가만히 있지 말고 일어서라고 말한다.

그런데 이런 기성세대의 처방들은 별 약효가 없어 보인다. 20대 논객 한윤형은 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진보적인 인사들의 구호나 보수적인 인사들의 멘토링 모두 기성세대의 논리를 대변한다고 비판한다. 모두 청년들을 동원과 담론소비의 대상으로 보고 자신들의 의제를 유통시키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스스로 뭔가를 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임시적인 위로를 받긴 하지만 현실은 아무것도 바뀔 것이 없다.

그래서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누군가에 의해서 선점된 장이 아니라, 자기가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대안을 논의할 수 있는 장이 허용되어야 한다. 성찰적이고 대안적인 담론적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는 장 자체가 없는데, 그들이 오를 수 있는 링조차 없는데 싸우라고 하거나 앉아서 멘토링을 받으라고 한다면 모든 책임을 젊은이들에게만 지우는 꼴이 된다.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도 젊은이들에게 다양한 실험의 장을 허용하고자 하는 것이 골자이다. 그런가 하면 일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청년들에게 기본소득을 주자는 것도 그들이 경쟁과 스펙 쌓기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자신의 미래를 준비할 여유를 주어야 한다는 취지이기도 하다. 협동조합이나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등의 대안적 경제활동에 대한 자극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젊은이들에게 우선적으로 허용되는 공론의 장으로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교회가 청년들에게


교회에 출석하는 청년들도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다. 기독청년들도 일자리와 미래에 대한 불안을 느끼고 있고, 생존을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정작 교회에 와서는 이 문제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 비정규직으로서의 아픔, 미취업자로서의 고통, 실업자들이 겪는 외로움, 사회적 분노, 빈곤과 가난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나님의 은혜와 기도의 능력을 고백하고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고 말하는 정도이다.

자칫 교회에 다니지 않는 젊은이들보다 기독청년들이 자신들에게 주어진 부당한 상황에 더 잘 순응하거나 체념할 수도 있다. 자신의 실제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추상화되고 개념화된 지식적 훈련에 집중하거나, 동료들과 갖는 교제나 친교를 통해 자신의 팍팍한 삶을 잠시 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교회에서 경험하는 예배, 성경공부, 친교, 봉사 등이 자신이 직면한 사회적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최근 '학원복음화협의회'에서 주최한 한 세미나의 발표에 따르면, 2015년 대학 신입생 중 88.6%종교를 갖고 싶지 않다.”고 답하고, 기성종교의 전도방식에 대해서도 매우 부정적으로 답했다.[각주:5] 그 이유는 흥미가 떨어져서이다. 젊은이들은 기독교나 종교가 자신의 삶에 있어서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최근 미국 바나연구소(The Barna Group)가 펴낸 Churchless에서 미국의 젊은이들도 비슷한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대안을 고민할 수 있도록 교회가 그들에게 공론장을 배려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교회 안의 기성세대들은 기독청년들이 이 시대의 보편적인 젊은이들과 마찬가지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이들임을 이해하고, 교회가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거나 매사에 보수적으로만 대처한다는 인상을 변화시키지 못하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의 선교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는 참여와 연대를 경험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교회가 우선 기독청년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교회의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젊은이들은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에 함께 참여하여 교회 밖 동시대 청년들에게 참여와 연대의 가치를 전하는 역할을 감당한다면 선교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젊은이들에게 소망을 전하는 교회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성 석 환 │장로회신학대학교 강의전담교수


[2015년 10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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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재윤, 최민지, 이정혁, “'헬조선' 저출산·고령화인데…"외국 가서 애 키우고 싶다",” 머니투데이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5093016161021776&outlink=1 [2015년 11월 1일 접속] [본문으로]
  2. 홍석호, “[세태기획] 아픈 청춘… 5포→ 7포 넘어 ‘n포 세대’ 좌절,” 국민일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5&aid=0000812910&sid1=001 [2015년 11월 28일 접속] [본문으로]
  3. 통계청, ‘연령별 경제활동 상태,’ <경제활동인구조사>, 2015.07. http://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DE9046&vw_cd=&list_id=&scrId=&seqNo=&lang_mode=ko&obj_var_id=&itm_id=&conn_path=K1&path= [2015년 11월 2일 접속] [본문으로]
  4. 장진복, “대학생 생활비 대출 1조대…취업난 속 ‘빚폭탄’,” 서울신문, 2015.09.25. 11면.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50925011009 [2015년 11월 1일 접속] [본문으로]
  5. 양민경, “無敎 대학 신입생 89% “종교 갖고 싶지 않다”는데… 공감 우선·인내 필수 전도는 천천히,“ 국민일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299941&code=23111111&cp=du [2015년 11월 13일 접속]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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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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