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보이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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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의 보이콧, 진정한 사회 참여와 소통을 이루기 위해

원문 Christians Need to Stop Boycotting Stuff


Jesse Carey


지난 9, ABC방송은 오래된 히트작인 성인 버라이어티 머펫 쇼(The Muppets)’의 최신작을 방영했다. 반복적인 풍자와 패러디가 특징인 쇼는 방송 후 엇갈리는 평을 받았지만, 방영 전부터 기독교인들에게 유독 심한 악평을 받았다.

첫 방송이 나가기 전, 모두가 잘 아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이자 목회자인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은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SNS에 적었다.

오늘 밤, ABC 방송은 머펫 쇼의 '성숙한' 버전을 방영한다언론에 따르면 성마약다른 종 간의 사랑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주저 없이 다루게 될 것이라고 한다내가 느끼기엔 이 프로그램 자체가 없어져야 할 것 같다할리우드가 요즘 얼마나 도덕적으로 하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에 몰두해 있는 것 같다시청자의 연령이 갈수록 어려지는 가운데에도 죄와 타락을 장려하고 있다이러한 사태에 맞춰 ABC에 항의전화를 걸어 프로그램의 폐지를 주장하는 모임 ‘One Million Moms’을 지지하고 싶다성경 말씀은 가르친다, “악을 선하다 하며 선을 악하다 하는 자들은 화 있을진저.”

 

머펫 쇼의 MC 커밋과 연인 미스 피기

부모들의 항의와 프랭클린 그래함의 쓴 소리에도 불구하고, 머펫 쇼는 계획대로 방영되었다. (머펫 쇼의 MC이자 미국의 유명한 개구리 인형 커밋은 돼지 인형 미스 피기와 연인 관계로 다른 인종간의 사랑을 말할 때 주로 인용되곤 한다) 특히나, 프로그램을 한 번도 시청한 적이 없는 시민의 문제제기와 일침은 대형 방송사가 수천만 달러를 들여 기획한 프로그램을 폐지시키기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따져보면 기독교인들의 대중문화 불매운동이 효과적이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대부분 불매운동의 효과를 따져볼 필요도 없는 것이, ‘One Million Moms’과 같은 기독교 단체의 반대 시위는 여태까지 실패해 온 수천 개의 기독교 운동들 중 하나에 불과하다.




효과 없는 불매운동


2012년 동성애를 지지하는 그룹과 연결이 되어있다는 이유로 기독교 단체들은 스타벅스 불매 운동을 펼쳤지만 실패로 끝났다. 이제까지의 사례를 보면, 기독교 단체들의 불매운동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 하인츠, 웰스파고, 홈 디포와 같은 대형 회사들은 매출에 큰 변화 없이 사업하고 있다.

또 다른 불매운동의 사례로 기독교 절기에 동참하지 않는 경우다. 매년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소위 불량점포들의 목록이 어느 단체에 의해 발표된다. 이 단체는 독자들에게 그 매장에서 물건을 사지 말 것을 장려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이 반드시 사용되어야 하는 의무임을 강조한다. 올해 펫 스마트메리 크리스마스를 명시하지 않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된 기업이지만, 그들의 영업 현황은 눈에 띌 만한 변동이 없다.

해리 포터, 디즈니, 비틀즈, 마틴 스콜세지 역시 모두 기독교 소비자과 단체들에게 문제 제기를 받고 반대 시위의 대상이 되었다. 기독교의 가치관과 신념에 손상을 입었다고 믿거나 오해한 기독교인들은 위와 같은 민간기업 혹은 예술작품들을 비난하곤 한다. 그런데 이 문제에 대해 기독교인들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일까? 자신의 의견과 가치관을 표현할 권리가 기독교인들뿐만 아니라 개인 사업가 혹은 예술가들에게도 있다는 이야기다.

기독교 단체들의 불매운동 시행은 대개 종교적 신념이나 사회가치관에 대한 공격을 받았다고 느낄 때 이루어진다. 위험한 노동환경, 아동착취, 환경문제에 대한 사안들에 대한 것이 아닐 때가 더 많다. 기독교인들의 불매운동이 효과가 없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의 주장에는 원칙이 없기 때문이다. 불매운동은 유별난 기독교인들의 과장된 행위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과장된 문화

다른 소비자들처럼 기독교인들 또한 원하는 기업을 지지할 권리가 있고 그 이유 또한 개인적일 수 있다. 자신의 가치관, 신념, 의견과 생각이 일치하는 기업을 지지하고 사업관계를 맺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시장의 자유가 보장된 자유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이 자유가 모두에게 허락된 것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타인이 인정하지 않는 의견도 존중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때로 대중시위는 잘못한 행위를 한 기업이나 단체에 초점을 두는 것보다 시위행위 자체를 과하게 노출시켜서 시위자에게 관심이 쏠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불매운동은 관심의 수단에 불과하게 된다대중문화에 대한 시위나 불매운동이 야기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이러한 행동 저변에 상대방의 생각을 경시하는 우월감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당신의 가치관과 신념이 진리라고 믿는다고 하더라도, 타인의 가치관을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는 의미 있는 소통을 방해하는 비효과적인 방법이다.

 


참여 vs. 억압

사도 바울은 기도교인이 문화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생각이나 가치관에 대해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잘 보여준다. 다른 문화를 억압하는 대신에 소통하고 관계 맺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에서 바울은 아테나의 문화적 중심지에서 지내고 있었다. 장터에 갔을 때 그는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17:16, 개역개정)하였다. 바울은 문화의 리더들이 있는 신당으로 향했고 그들의 가치관과 신념을 꾸짖는 대신에 문화를 수단으로 활용하여 그들과 교양 있게 대화했다.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심이 많도다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 우주와 그 가운데 있는 만물을 지으신 하나님께서는 천지의 주재시니 손으로 지은 전에 계시지 아니하시고”(17:22-24, 개역개정)

(바울은 우상에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테네 사람들의 문화 속에 존재했던 개념을 사용하여 그들이 숭배하는 대상에 대한 무지를 깨우쳐주었다. 그들의 문화를 쓰레기 취급하는 대신 오히려 사려 깊고 배려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리고 아테네 문화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의 말을 인용한다

이는 만민에게 생명과 호흡과 만물을 친히 주시는 이심이라 이는 사람으로 혹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게 하려 하심이로되 그는 우리 각 사람에게서 멀리 계시지 아니하도다 우리가 그를 힘입어 살며 기동하며 존재하느니라 너희 시인 중 어떤 사람들의 말과 같이 우리가 그의 소생이라 하니.”(17:25, 27-28, 개역개정)

만약 사도 바울이 장터에 행진하며 들어가 합당하지 않는 물건들을 파는 상인들의 장사를 방해했다면 성경 본문과 같이 그의 생각을 나눌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불매 시위로 인해 오히려 바울 자신이 주목을 받은 반면 그가 사랑하고 헌신해야 할 대상을 놓치게 됐을 것이다.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 싸워야 할 때도 분명히 있다. 불매 운동이 절대적인 사회악에 관심을 갖게 하는데 사용되던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연예인, TV 프로그램 혹은 기업이 듣기 싫은 발언을 할 때마다 그런다면 기독교인들은 자신의 신념 보호에 급급하며 소통이 불가능한 집단으로 보이고 말 것이다.

우리는 제자를 양육하기 위해 부름 받았다. 기독교인이라면 사회의 문화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문화를 형성하는데 보탬이 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불매 운동는 우리의 소명을 어렵게 할 뿐 크게 도움이 되는 행위가 아니다.

 

Jesse CareyRELEVANT의 편집자이고 주간 팟캐스트 RELEVANT 핵심 구성원이다. 그는 현재 그의 부인과 아들과 함께 Virginia Beach에 거주하고 있 본 기사를 이용할 경우 원작자는 'Jesse Carey', 번역자는 '문화선교연구원'으로 표기할 수 있다본 글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한국적 상황과 독자들을 고려해 번역 및 수정되었다저작권은 ‘Relevant’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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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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