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주광우] 영화와 함께…(포스트모던시대의 영화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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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광우





이제 영화는 우리 시대, 현 시대를 대표하며 선도하는 예술의 선두주자임을 말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게 되었다. 특히 다원성과 해체주의로 대체되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세계에서는 더더욱 이러한 생각에 힘을 주게 된다.
왜냐하면 이미 영화는 모든 종류의 타 장르와의 힘겨루기에서 그 시각적 표현력과 과학적 효과, 그리고 해체주의적 분석에 의한 지위향상 등을 통해 스스로를 드러내며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영화를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며 어떤 관점으로 받아 들어야 할까? 지금까지 편견으로서 교회의 생각과 방향성을 주도했던 다원화나 상대주의에 대한 극단적인 배격이 전적으로 옳은 일이며, 나아가 진정으로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실 영화는 현대인의 삶을 가장 극명하게 대표해 주는 문화적 코드임을 부정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영화가 소개 되어진 모든 사회에서 영화를 보지 않는, 아니 즐기지 않는 현대인이 과연 존재할까? 우리의 삶을 잘 드러내주는 영화의 구성이 모든 가능한 이론과 포스트모던의 문화 담론을 포함한다면 우리의 삶 자체 또한 다원화, 상대주의, 포스트모던의 흐름 속에서 형성되었고,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되어가지 않을까?

절대적 의미나 개념의 존재와 형성을 지양하는 해체주의적 관점은 세상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철학적, 학문적, 혹은 오락적, 정서적 분야들의 주장과 연구가 특정한 의미 형성과정이 아닌 인간의식의 각기 다른 관점, 분야에서의 각양 각색의 표현 방식임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영화를 이해함을 통해서 영화가 포함하고 있는 다른 분야의 표현 방식과 그들과의 관련성을 살펴보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해 우리들 표현 방식의 틀을 조금씩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주위의 손쉬운 소재인 영화를 통해서 좀더 자유스럽고 편하게 세상을 향해 나아가며 세상을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조건적인 반대와 헐뜯음이 아니라 세상을 포용하며 이해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겸손히 그들 앞에 조용히 다가가려 할 때 세상은 우리에게 향했던 차가운 시선을 돌린다. 대신 기대와 소망의 눈길을 보낼 것이다.

포스트모더니즘적 인식범위 내에서 해체주의적 이해가 현 시대를 이끌어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또 다른 사조와 사상에 의해 대체될 것이며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머물러 있는 시간과 장소를 조명하는 생각을 이해하며 이러한 생각들이 형성된 과정들을 희미하게나마 정리해 볼 수 있다면 더 나은, 그리고 훨씬 더 준비된 모습에서 미래의 도전들에 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현시대의 문화적 이론을 공부하는 것이 그 이론의 신봉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원주의자, 상대주의자, 포스트모더니스트가 되기를 종용하는 것이 아니다.
한 꼬마가 넘실대는 바다를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바다는 상상했던 것과는 달리 검푸른 색깔이었고 파도는 높아 무척 거칠게 보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 버린다. 바다는 너무 검고 파도가 높아 사람들이 헤엄칠 수 없는 곳이라고. 해변에서 수영하고 노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도 겁에 질린 아이는 그냥 그렇게 말해버렸다.

우리 교회의 모습이, 내 신앙의 모습이 바로 이 꼬마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 보자.
방대한 문화를 통해 더 많은 걸 보여주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우리 스스로가 가로막고 있지는 않는지.
아직 많이 개발되고 개척된 분야는 아니지만 영화에 대한 공부와 이를 통한 대중문화에 대한 창틀이 우리 인식체계 속에서 형성된다면 바로 그 시점이 새로운 도전으로서의 (즉, 해체주의를 극복할-물론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철학 함, 신학함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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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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