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인의 대중문화 읽기] 대중은 왜 '펭수'에 열광하는가




왜 펭수에 열광하는가

“펭수를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 EBS 캐릭터인 ‘펭수’에 대한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펭수가 등장하고 기업이나 지자체가 펭수를 모셔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음직한 커다란 펭귄 인형 속에 사람이 들어가 소통하는 펭수는 아이들 캐릭터 인형인 ‘뽀로로’ 이후 EBS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남극 펭씨에 빼어날 수(秀), 그래서 이름이 펭수이다. BTS를 꿈꾸며 남극에서 바다 건너온 10살 연습생. 이상형은 “나 자신”, “웃어라 행복해질 것이니”라는 좌우명으로 자신만의 긍정적인 세계관을 만들어가며, 종횡무진하는 활동 6개월 만에 100만 구독자를 앞 둔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귄 tv”의 주인공이다. 펭수는 인형탈을 쓴 사람이 짜여진 대본 없이 직접 말하며 소통한다. 나이는 열 살이지만 목소리와 사고방식은 2.30대를 연상시킨다. 펭수의 재능과 능력은  그야말로 다재다능하다. BTS를 넘어 우주 대스타가 되기 위해 갈고 닦은 요들송을 멋지게 부르고, 댄스에 비트박스, 프리스타일 랩, 양희은의 <상록수>까지 펭수가 해내는 레퍼토리는 무궁무진하다.  


재미와 솔직함, 합리성을 강조하는 2030 캐릭터 

펭수가 인기를 몰게 된 계기는 EBS 육상대회(EBS출신 캐릭터들이 체육대회를 하는 프로그램)였다. 펭수는 경기종목 중 일부가 다리가 짧은 펭귄에게 불공평한 것이었다며 “기울어진 운동장”을 정정하라고 요청한다. 펭수는 그냥 착한 인형이 아니라 할 말은 하는 인형이다. 연습생인 펭수가 EBS 김명중 사장의 이름을 존칭없이 부르자, 사장님 이름을 함부로 말해도 되느냐는 지적에, “사장님이랑 편해야 일도 잘 되는 겁니다”라고 당차게 대답한다. 펭수의 말을 들으면 속이 다 시원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소통의 문제로 고민하는 직장인에게 “싫으면 싫다”, “좋으면 좋다”고 말하라는 펭수, 기성세대들의 답이나 가치 세계를 뛰어넘는 사고방식은 합리성과 자유주의적 개인주의에 기반한 2030의 사고방식이기도 하다. 


공감과 힐링의 힘

무엇보다 펭수의 매력은 공감을 통한 힐링이다. “가르치려고 하기 보다는 ‘공감’이라는 컨셉으로 소통하고자 기획한 것”이라는 제작진의 설명대로 설명은, 펭수가 왜 그토록 오늘의 젊은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는가를 설명해준다. 그는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의 한마디 해달라’는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힘든데 힘내라, 이것도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힘든데, 힘내라고 하면 힘이 납니까? 전 응원메시지를 전하겠습니다. 힘내라는 말보다 사랑이라는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말한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응원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말해주는 펭수. “외로운 별들이 모이면 더 이상 외롭지 않은 별들이 되는 거다. 다 같이 사는 이 지구에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와 이해해고 배려하는 별이 된다면 다들 행복해지지 않을까?”라며 공감하고 치유하며 함께한다. 


당분간 펭수의 인기는 지속되면서 다양한 담론들을 만들어낼 것으로 보인다. 피규어에 익숙한 키덜트 세대의 전유물이라고 하기엔 펭수 현상엔 많은 것이 담겨있다. 밀레니얼의 특징인 솔직함와 재미, 공정함, 기성세대들의 기득권에 눌려있지만,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찾아가는 젊은 세대들의 재기발랄함이 엿보이는 캐릭터, 탈권위적이며, 협업에 익숙하고 끊임없이 도전하며,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펭수는 젊은 세대들을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또한 기성세대로 하여금 2030세대를 이해하고 공감토록 하는 문화컨텐츠로 소비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지닌 문화적인 함의들을 건설적으로 해석하고 반영할 수 있다면 말이다. 동시에 오늘 교회 공동체가 이 문화현상에 주목해야 할 이유도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교회 안 소통을 이루고, 또한 다음세대와 함께하는 방식을 찾아야만 하는 오늘 교회 위기 속에서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는 펭수 현상은 오늘 교회공동체가 경청해야 할 다음 세대의 가치와 삶의 방식을 보여주시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가 펭수 현상을 가볍게만 볼 수 없음도 이 까닭일 것이다.         

글쓴이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의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소통과 변혁’, ‘신앙과 문화’, ‘은혜와 생명’이라는 키워드로 한국교회 문화선교의 대안과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 문화적인 이슈들에 대한 창조적인 기독교문화적 해석과 실천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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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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