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칼럼] 악플(악성 댓글) 문화, 그것은 온라인 학대입니다



가수 설 리(본명 최진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5살의 한 여성 연예인의 죽음이라는 연예 뉴스로 지나가버리기엔 그 충격이 적지 않다. 온라인상에서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생전에 그녀를 둘러싼 언론 보도 형태, 여성 아이돌을 대상으로 한 혐오적 시각에 대한 비판과 자성도 이어지고 있다. 아직 그녀의 극단적 선택의 직접적 원인이 아직 밝혀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온라인상의 악플이 자리하고 있다는데 이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 외국 언론은 설 리가 이른바 ‘온라인 학대’를 당했다고 분석하였다. 그녀가 악플에 시달려왔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고인은 생전에 ‘악플’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을 정도로 이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려고 몸부림친 듯했지만, 결국 극복하지 못하고 극단적 생을 마감하게 된 데 우리 사회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사실, 악플의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SNS와 같은 온라인 문화가 일상화되었지만, 그것을 건설적으로 향유할만한 디지털 시민역량은 아직도 한참 모자란 듯하다. 경찰청 집계에서 악플로 볼 수 있는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범죄는 2018년 기준 1만5926건으로 전년보다 약 20% 늘어났고 한다. 경찰에 신고된 건수가 이 정도라면 실제 상황은 훨씬 더 할 것이다. 익명성이라는 배후에 숨어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공인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라는 이름으로 한 사람의 인격을 파괴하는 폭력과 혐오 죽음의 언어가 아무렇지도 않게 달리고 있고 이러한 악성 댓글조차도 수익화하려는 일부 온라인 미디어들과 결합되면서 악플 문화는 이제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다행히 설리의 죽음을 계기로 이른바 악플 방지법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고 있다. 한국사회와 교회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이다. 온라인 생태계의 소통환경에서 이러한 악플들이 무책임하게 달리지 않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헌법소원에서 헌법불일치 판결이 났지만, 인터넷 실명제를 포함하여 이에 준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재논의해볼만한 시점이라 할 것이다. 미국과 영국, 일본 등에선, 악플이 지닌 파괴적 영향력을 경험한 언론들은 AI를 이용해 인신공격성 말들과, 욕설과 음란한 말들을 걸러내고 있고, 여성과 인종문제들에 대해서는 댓글을 달지 못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자체 정화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교회는 앞장서서 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표현에 대한 금지와 처벌을 포함하는 벌률 제정 등에도 관심을 갖고 미디어 교육과, 인권 교육, 바른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문화 확산을 통해 이러한 ‘키보드 학대’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표현의 자유란, 익명성이라는 가면 뒤에서 타자의 인격을 말살할 자유마저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글쓴이 백광훈 원장

문화선교연구원의 원장으로 섬기고 있다. ‘소통과 변혁’, ‘신앙과 문화’, ‘은혜와 생명’이라는 키워드로 한국교회 문화선교의 대안과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 문화적인 이슈들에 대한 창조적인 기독교문화적 해석과 실천 가능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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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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