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과 다음세대] 촘촘히 연결하는 기술, 경계가 해체되는 문화, 그리고 다음세대



촘촘하게 연결하는 기술, 최고라는 함정[각주:1]

한국은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 사회(most heavily connected society)”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한국의 정보화 수준이나 디지털 기회지수(Digital Opportunity Index)는 세계 1위를 차지해 온 상태이지만, 소위 알파고(Alpha Go) 충격을 경험하고 나서야 과학기술을 비롯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성찰을 시작했다. 이는 기독교신학 분야에서도 주요 연구주제가 되고 있지만[각주:2], 과학기술의 본질보다는 과학기술이 초래하는 현상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공통된 인식은 매우 적은 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기술이 사회를 추동하는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원천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랭던 위너(Landon Winner)의 주장처럼 기술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나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인간의 활동을 규정짓는 일정한 형식이요 삶의 방식(mode of life)’이 된다. 그러나 한국 성인의 인터넷 침투율, 세계 1라는 결과가 무색하게 기성세대는 기술을 제작사용이라는 범주 안에서만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기술과의 상호작용을 간과한 채 인간의 역할만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또 다른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경계가 해체되는 문화, 최하라는 현실

다양한 학문 간의 대화에서 출발한 4차 산업혁명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해체하고, 인간의 활동과 기술적 활동의 앙상블을 촉진하고 있다. 플랫폼의 발달로 집중화된 생산 주체와 분권화된 생산 주체 간의 경계는 더욱 느슨해지고, 현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경계는 모호해지며,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경계 또한 해체되고 있다. 이러한 거대한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은 교육 혁신으로 구체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OECD PISA 2015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5세 학생들이 디지털기기에 접근하고 사용하는 시간, 디지털기기에 대한 태도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로 나타났다. 이는 부모(가정)와 교사(학교)가 디지털기기의 사용을 금하거나 제한적으로 허용함으로써 다음세대에게 디지털기기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형성시키고, 오락을 위한 도구로만 여기게 했다는 평가다.[각주:3]

이러한 현실은 다음세대의 부모와 교사 연령에 해당하는 35세 이후 45~54세의 ICT 역량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는 사실[각주:4]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그림] 참조). 그러나 유튜버를 꿈의 직업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다음세대에게 미래는 불안이라는 날들로 채워진 13월은 아닐까 우려된다.

5G와 로맨스를 시작하는 모든 세대, 최초라는 불안감

이제 한국 사회는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다. 기술의 고도화와는 달리,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나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아 불편한 일상을 마주하고 있다. 일례로 공유차량 서비스 업체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합의점을 찾지 못해 공유경제 OUT’이라는 당황스러운 손 카드를 뉴스 보도로 접하고 있다.

한편, 기술에 대한 성찰을 사회보다 더 주변부로 미루어 온 교회는 기술을 예배를 위한 도구, 성도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교회 홍보를 위한 채널 정도로 이해하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기술에 대한 양가감정은 뚜렷해지고, 기술을 매개로 쉴 새 없이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은 미처 주목하지 못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산업혁명과 달리 과정의 혁명이다. 따라서 교회가 교회 안팎의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하느냐’(결과) 보다 어떻게 하느냐’(과정)가 훨씬 중요해진다. ‘과정이 생략된 결과는 불편함을 넘어 불의하다고 여기는 세대와 함께 지어져가기 위해 교회의 문화는 지금보다 더 평평해지고, 지금보다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과 불공평한 세상에 절망하여 스스로 아싸(outsider)가 된 이들을 인싸(insider)로 환대해 줄 곳이 교회가 되길 간구한다.



김효숙 ┃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에 늘 시선이 머무는 사람이다. 아동학에서 출발하여 신학에 이르렀고, 기독교교육을 공부하였다. 보다 현장지향적인 교육에 대한 고민이 깊어져 교육공학을 전공한 후 미디어에 매개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뫼비우스 띠를 그리며 기독교교육공학이라는 학문의 기초를 놓고 있다. 현재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학습개발원 교육행정교수로 있다.


   

  1. 이 글은 “김효숙(2018).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교육목회. 기독교교육정보, 58, 113-138.“에서 일부를 발췌, 다시 쓴 것이다. 글의 자연스러운 전개를 위해 기술(technology)과 과학기술(science and technology)을 혼용하며, 기술은 과학기술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2.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2018년 말까지 기독교신학 영역에서 발간된 논문 수는 약 100편에 이른다. [본문으로]
  3. 2017 KERIS 이슈리포트: OECD PISA 2015를 통해 본 한국의 교육정보화 수준과 시사점, 64-67. [본문으로]
  4. [KISTEP 정책총서] 혁신성장과 미래트렌드 2018 plus10, 3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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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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