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칼럼] 교회와 밀레니얼 세대





글_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원장)


얼마 전 한국은 세대 간 공존을 학습하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기라도 하듯, 올해 출판계에서는  『90년생이 온다』 『쇠퇴하는 아저씨 사회의 처방전』 등, 세대 간의 차이를 다루고, 갈등을 다루고 공존하는 모색하는 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책들은 주로 우리 사회의 젊은 세대로서 머지않아 우리 사회의 주류가 될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Millenials, Milennium과 Minimal의 합성어)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청년 세대들을 일컫는 말로 이전 세대들과 많은 점에서 주목할 만한 특징들을 가진 세대들이기도 하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놓인 사회적 맥락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 위기를 겪은 70년대, 80년대 출생 선배들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고, 이로 인해 공무원과 같은 안정적 직장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되곤 한다. 또한 본격적인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로 희망찬 미래를 희망하기 어려운 세대라고도 한다. 미디어환경으로 보면 이들은 SNS와 같은 수평적 커뮤니케이션 환경에서 태어나 살아온 세대로, 최근 한국사회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욜로', '워라벨', '소확행' 등의 트렌드를 주도하며 한국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세대라고도 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어떤 특징들을 가지고 있을까.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 『90년생이 온다』에 따르면, 이들의 특징은, 단순성, 유희성, 그리고 정직성이라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모바일 중심의 생활패턴이 단순하고 간단명료한 컨텐츠와 소통방식을 가져오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들의 언어 생활에 줄임말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는 점[예를 들면, ‘oㄱㄹo (이거 레알)’,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등]은 흥미로운 세대 현상이다. 밀레니얼들은 의미보다는 재미를 추구한다.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한마디로 ‘유희정신’이다. 이들에게는 집단지성의 결정체인 위키피디아보다는 말장난과 농담이 섞여있는 나무위키가 더욱 인기있다. 기성세대들이 이해가 어려운 맛집 투어나 먹방 같은 예능프로의 인기는 재미를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밀레니얼의 대표적 현상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가볍고 신뢰할 수 없는 세대만은 아니다. 이들의 ‘정직성’을 중시하는 특징을 가지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직성은 순수하다는 의미보단, 온전함이라는 뜻에 더욱 가깝다. 그들은 정치, 사회, 경제, 사회에 높은 수준의 정직을 요구하다. 당연히 혈연, 지연, 학연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소비자로서 밀레니얼들은 정직한 제품과 서비스를 찾는 세대들이며 스튜피드한 컨슈머가 아니라 스마트한 컨슈머이다. 

이러한 특성들은 밀레니얼들의 개성과 자율성 등으로 나타난다. 높은 연봉을 주는 직장이라 할지라도 그들의 가치관에 맞지 않을 때 박차고 나가는 모습에 기성세대는 이들은 책임감이 없어 보이는 철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른바 ‘꼰대’들이 주도하는 군대식 위계질서를 힘겨워 한다. 하지만 참견보다는 참여를 원하며, 무작정 버티라고 하기 보다는 버터야 하는 기한을 알려주어야 하는 합리성을 중시하는 세대이다. 또한 이들은 적절한 참여를 통해 인정 욕구가 충족되어야 하는 세대이다. 무엇보다 개인과 가정의 행복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이를 충족시켜주는 일터와 공동체가 그들에게 가치 있는 곳이며 필요한 곳이 된다. 


교회는 밀레니얼들을 공부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밀레니얼들과 교회의 관계는 썩 그렇게 매끄러워 보이지 않는다. 그 둘 사이의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음은 굳이 2015년에 나타난 종교인구에 대한 통계청 조사로 건너가지 않더라도 확인할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로 대표되는 젊은 세대들의 탈교회 현상은 이미 많은 교회들에서 보고 있는 모습으로, 한국 교회의 고령화를 촉진시킬 뿐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 세대또한 교회에 나오지 않는 탈교회현상을 가져오는 주요 원인으로 진단된다.  

이러한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을 지닌 밀레니얼들에게 교회는 어떠한 곳일까. 한국의 밀레니얼들에게 교회는 여전히 유교적 장유유서의 위계질서가 강고하여, 그들 세대와 소통하기 어려운 곳으로 여겨진다. 상당수의 교회가 이른바 소수의 리더십에게만 권한이 집중된 의사결정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수평적인 참여가 쉽지 않은 곳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개인과 가정의 행복을 중요하시는 그들의 욕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거나 심지어 ‘이기적’이라고 평가받으며, 무리한 헌신을 요구하는 공동체로 보이기도 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문화와 가치관을 진정성 있게 이해하는 공동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문화가 나약하고 무책임하다고만 말하는 일부 교회지도자들의 태도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주는 곳인지도 모른다. 

한국교회는 이제 한국교회의 주측 세대가 될 밀레니얼들을 깊이 있게 이해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을 지닌 세대들과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권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문화 속에서 자라난 세대들에게 목회자가 영적 권위를 통해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밀레니얼 세대의 ‘유희정신’이 때론 지나친 경직성이 주조를 이루는 한국교회의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정직을 중시하는 그들에게 교회 문화와 시스템이 사회를 이끌어가는 공동체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인가? 기성세대와 차별화된 삶의 목표와 방향을 찾아나서는 그들에게 교회는 대안적 가치와 의미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인가? 등 교회는 새로운 세대와 호흡해야 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할 것이다. 

밀레니얼들이 지닌 미덕과 한계를 공유하면서 교회공동체에 허락하신 밀레니얼들을 통해서 교회가 새롭게 되는 길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일이야말로 오늘 교회에 주어진 세대적 과제라 할 것이다. 주의 영이 계신 곳에는 자유함이 있는 것처럼(고후 3:17) 교회는 새로운 세대를 맞이하고 받아들이며 공존할 수 있는 유연성과 소통의 역량이 더욱 필요하다. 그들의 문화를 더욱 경청함으로써, 밀레니얼을 통해 날마다 새로워질 교회의 모습을 소망하면서, 모든 세대가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교회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힘쓰는 한국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백광훈 목사(문화선교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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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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