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 칼럼] 3.1 운동 100주년과 한국교회



올 해는 3.1운동 100년을 맞이한 역사적인 해이다. 100년 전 “대한독립만세”를 외친 3.1운동은 신앙인 여부를 떠나 모든 민족이 기억해야 할 민족적 유산이며 오늘날에도 이어가야 할 겨레의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3.1 운동에 있어 기독교회의 역할은 매우 컸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교회는 3.1만세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해 나온 디지털 아카이브<100년의 외침, 복음의 정신>에 따르면, 기독교의 활약상은 상상 이상으로 눈부신 것이었다. [각주:1]

당시 기독교인들은 약 20만 명 내외로 전체 인구의 약 1.5%밖에 차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인들은 일제의 폭거에 결사적으로 대항하였고 독립운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갔다. 상해의 신한청년단으로 시작하여 파리강화회의, 2.8 독립선언과  3.1운동에 이르기까지 기독교는 독립운동의 중심에 있었다.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는 것은 기독교가 3.1운동에 얼마가 깊숙이 개입했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 현상이었다.  

무엇보다, 당시 일부 권력을 지닌 지식인층들을 중심으로 독립불능론(獨立不能福)이 널리 퍼져나갈 때 기독교인들은 독립운동을 통해 죽어야만 열매를 맺는 한 알의 밀(요12:24)이 되고자 했다는 점은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특히 기독 학생들의 활동은 눈부셨는데, 1919년 3월 1일, 탑골공원에서 독립선언서를 당당히 외친 사람은 놀랍게도 기독학생인 경신학교의 정재용이었다. 이 외에도 널리 알려진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이화학당, 정신여학교, 배재학당, 숭실학교, 보성여학교 등  전국의 기독학생들이 만세시위를 계획하고 이끌어 갔다. 특히 평양의 숭실학교 학생 고적대가 “믿는 사람들은 군병 같으니”를 찬양하며 죽음을 불사하고 만세 시위대의 맨 앞에 서서 시위를 이끌어 간 것은 감동적인 일화가 아닐 수 없다. 

3.1 운동에서 교회가 보여준 여러 희생의 모습은 장로회 총회가 발표한 장로교회의 피해상황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1919년 9월 장로교 총회가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체포된 기독교학교의 교사 및 기관의 지도자가 202명이며 파괴된 학교만 8개라고 기록되어 있다. 사살된 자가 41명, 매맞아죽은 자가 6명, 체포된 신도가 3804 명이었고 그 중에서 목사장로가 134명이었다. 또한 1919년 11월에 열린 미감리회 연회 보고에 의하면 당시 감리교 목회자로 수감중인 연회원(목사)이 18명, 유급 전도사가 51명에 이르고 일반 신도는 102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교회 지도자들과 평신도 구분 없이 감옥에 가는 것은 물론 생명까지도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할 것을 각오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역사들은 한국교회가 민족과 함께하는 교회였음을 보여준다. 신앙인들은 3.1만세운동을 하나의 민족적 신앙운동으로 계승하고 철저하게 비폭력 정신을 기반한 운동으로 펼쳐나갔다. 물론, 한국교회가 거국적인 만세운동으로 3.1 운동을 이끌어 가기까지 복음과 사회참여 사이의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 그러나 교회는 결국 민족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 기독교 정신임을 확인하고 신앙과 삶, 믿음과 역사가 분리되지 않는 실천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민족과 함께 한 자랑스러운 교회의 유산을 오늘의 세대들에게 적극적으로 가르칠 필요가 있다. 교회의 신뢰도하락과 젊은 세대들의 급속한 교회이탈 현상 속에서 무엇보다 민족의 동반자였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도도하게 감당했던 신앙인들의 모습들을 기억하고 다시 한 번 이 민족과 사회 속에서 신앙인 됨과 교회됨이 무엇인가를 되새기는 역사적 전기로 3.1 만세운동을 삼아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오늘날,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책임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념과 정치적 당파성에 함몰된 신앙의 모습을 넘어, 또한 물질주의로 만연한 반생명적 문명을 뛰어 넘어, 한국 사회의 문제를 끌어안고 이 땅에 참된 생명을 공급하여 주는 하나님 나라의 생명공동체로 교회는 그 책임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민족과 함께 한 3.1만세운동의 교회 정신이 오늘, 우리 시대에 새롭게 꽃 피울 수 있도록 더욱 힘쓰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



   

  1. http://100samil.org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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