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자료] 전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추수감사절 예배 "모두가 감사입니다!"



반응형

교회력에는 속하지 않으나 교회가 중요하게 지키는 절기가 있다. 추수감사절 그리고 신년 주일이다.[각주:1] 교회력은 주님의 일생을 중심축으로 구조화되었다. 따라서 대림절을 시작으로 성탄-주현 절기를 지나 사순절, 부활절에 이르러 할렐루야로 기쁨을 노래하며 오순절을 맞이함으로써 한 해를 매긴다. [각주:2] 비록 교회력에는 들어가 있지 않다고 하나, 하나님께 대한 찬양과 감사가 예배의 가장 중심 요소임을 생각할 때 추수감사절을 지킴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이 누구신지, 또한 우리가 하나님 앞에 어떤 존재인지를 다시금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지내온 모든 날들을 되돌아보며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고백한다. “모두가 감사입니다!”

물론 우리는 교회력과 세상 달력 사이의 긴장을 경험한다. 사순절을 맞아 금식하면서 몸을 조아리고 마음을 정결히 할 때, 세상은 축제 기간일 수 있다. 재의 수요일에 맞게 되는 우리의 설날처럼 말이다. 반면 교회가 성탄 캐럴을 부르고 부활 할렐루야를 외칠 때, 세상은 전쟁과 지진으로 인한 공포에 놓이기도 한다. 추수감사절 예배로 모인 공동체가 감사하다고 기도할 때, 고통과 재앙 가운데 놓인 세상은 한탄의 기도 소리를 낸다. 저마다 삶의 자리 매김이 다르기에 생기는 긴장을 우리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정황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구원사는 진행되고 있다.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그리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선포하며, 다짐이라도 하듯 크게 감사를 외쳐보자. 그러다 불현듯 지나간 시간을 되돌아볼 수도 있다. 어쩌면 처음 교회 나오던 날, 그 몇 해 전의 기억이 새삼스레 펼쳐질 지도 모르겠다. 세례 받던 날, 그 물의 느낌과 소리, 흩뿌려지던 물방울. 말씀 앞에서 머리 조아렸던 날. 아플 때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안수하며 기도 받던 날. 성찬 후 차마 삼키지 못하고 입 안 가득 머금고만 있었던 그 날, 주님의 떡과 잔 앞에 우리는 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고백했다. 그 날들의 기억이 떠올라, 하나님의 사랑으로 체현된 우리의 감성을 일깨운다. 그렇게 기억은 우리의 신앙을 되살려낸다. 때로 기억이 신앙을 지킨다! 

알렉산더 슈메만이 죽음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집례 했던 성찬식의 기도는 “모두가 감사입니다!”라고 하는 역설을 선포한다. 이번 추수감사절 예배를 통해, 비록 지금은 우리가 인생의 슬픔과 질고 속에 있다 하더라도, 잔잔하게 솟아나는 그러나 끊임없이 차올라오는 감사를 고백해보자. 많은 물소리처럼 그렇게 울려 퍼지는 기도를 드려보자. 들을 귀 있는 자만 들을 수 있는 가슴 밑바닥의 감사를 끌어올려 외쳐보자. 모든 세상 부조리와 부정의 앞에, 하나님의 평화를 외쳐보자. 그 때 비로소 우리는 밭은 숨 멈추고 하나님 안에서 비로소 참된 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긴 삶의 시간 속에, 거듭되는 예배 속에, 그렇게 우리는 새롭게 되어져 갈 것이고, 그러는 어느 한 순간 성령의 내적 조명으로 우리의 마음이 밝혀질 때, 그 때는 더 이상 말이나 글로 된 답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성령 안에 충만한 기도로 우리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이 따뜻한 마음이 기도의 눈물로 우리의 영을 적시고, 이 기도의 감동이 계속해서 잊히지 않고 우리 삶에 이어진다면, 이것이 바로 쉬지 않고 기도하는 삶이요 성례전적 삶(sacramental life)이기 때문이다. 



전 공동체의 감사기도(litany 연도)를 포함한 추수감사절 예배 순서


전교인이 모여 함께 드리는 예배이다. 어린아이들의 찬양 소리가 어른의 묵은 마음의 소리, 굳은 목소리를 부드럽게 해주어, 전 공동체가 마음 깊은 곳의 감사를 되살려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회중의 감사 기도는 앞서 언급한 알렉산더 슈메만의 감사 기도를 기초로 한 연도이다. 후렴구를 노래로 부른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예배로 부름 (회중이 모이는 시간 동안 감사 찬송을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다)


환영의 인사

인도자: 온 땅이여 다 와서 기쁘고 즐거운 노래를 부를지라 / 하나님께 즐거운 소리를 낼지어다  

회중(어린이): 그의 이름의 영광을 찬양하고 찬양하나이다.

인도자:  주의 일이 어찌 그리 엄위하신지요 / 주의 큰 권능으로 말미암아 주의 원수가 주께 복종할 것이로다  

회중(어린이): 온 땅이 주께 경배하고 주의 이름을 노래하나이다.


  • 찬송 (다함께 일어서서 어린이 찬송가 또는 복음 성가에 나오는 감사 찬송을 부른다)


기도 

전능하시고 은혜로우신 하나님, 하나님께서는 풍성하고 넉넉하게 추수할 수 있도록 시절을 좇아 비와 바람, 햇볕을 내려주셨습니다. 이 풍성한 소산물을 이웃과 더불어 즐거워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바른 청지지로서 삶을 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온 세상에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길,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구약 성경 (선택 가능 : 신명기 8:7-18, 요엘 2:21-27, 신명기 26:1-11)


시편 (찬양대가 챈트로 부를 수 있다. 길이 조절 가능: 시편 65, 시편 126, 시편 100)


신약 서신서 (선택 가능: 고린도후서 9:6-15, 디모데전서 2:1-7, 빌립보서 4:4-9)


찬송 (간단한 응답 찬송 또는 할렐루야 화답송이나 찬송가)


복음서 (선택 가능: 누가복음 17:11-19, 마태복음 6:25-33, 요한복음 6:25-35)


설교


회중의 감사 기도  (알렉산더 슈메만의 기도문을 기초로 한 연도. 기도는 그 내용에 따라 남녀노소가 골고루 인도한다. 회중 부분을 노래로 할 경우 더욱 풍성한 예배가 된다. 이 경우 적절히 가사를 바꾼다. 예) 주님, 감사하나이다, 감사하옵나이다 등 )

맡은이: 감사할 줄 아는 이, 구원과 영생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다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 성 삼위일체 하나님께 드리는 우리의 감사 예배를 받으시며,

성령의 은사를 우리게 주사, 기쁨과 평안과 의로 가득 채우시니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우리에게 하나님 자신을 친히 드러내심으로 하늘나라를 맛보게 하시니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하나님을 섬기는 일과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를 섬기는 일에 하나 되게 하시니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모든 어려움과, 갈등, 고통, 유혹을 이길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이웃과 화평하게 하시며, 

       서로 사랑하고 함께 기뻐하는 성령의 교제가 우리 안에 있게 하시니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고통 가운데 있을지라도 하나님께 감사를 드림은, 그 고통을 통해 우리의 이기적인 마음을

       말갛게 씻기시기 때문이며, 오직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영원한 나라”임을 깨닫게 하시니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하나님을 자유롭게 예배드릴 수 있는 이 나라에 살게 하심을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하나님의 이름이 선포되는 이 교회로 인하여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우리의 가족과 남편, 아내로 인해 감사드리며, 특별히 우리 자녀들의 천진함과 웃음소리, 

       그리고 시끌벅적한 몸짓을 통해 하나님께 경배하는 법을 깨닫게 하시니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모든 사람, 모든 일로 인하여     

회중: 감사합니다. 오 주님! 


맡은이: 가장 위대하신 이는 오직 주님이시니, 주님의 행적은 경이롭고, 

       어떠한 말로도 주님의 모든 이적을 다 풀어 쓸 수 없사오니

      회중: 주님, 지금 여기 있음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 찬송


  • 축도


  • 표 / 가능한 분은 일어서서


전 공동체가 함께 드리는 예배의 경우, 짧고 명료하게 순서를 이어나가도록 한다. 여러 세대가 모여서 예배드릴 때 가장 염두에 둘 점은 전 세대가 다 함께 부를 수 있는 찬양곡을 선정하는 것이다. 특히 마지막 찬송의 경우 간단한 선율의 감사 찬송을 택하도록 한다. 예배를 드리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에 맞춰 계속 읊조려지는 찬송은, 예배에 대한 깊은 기억을 형성하게 한다.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걷는 아이가 있다면 이 찬송에 발맞춰 노래하며 집으로 돌아가게 하라. 부모와 어색한 관계를 지닌 청소년일지라도 노래하며 돌아가는 발걸음은 한결 가벼울 것이다. 이 기억이 때로 우리의 신앙을 지탱한다.


김정  외대 영어과, 장신대 M.Div를 거쳐 보스톤 대학에서 초대교회 예배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장신대에서 교수로 섬기고 있다.


문화선교연구원의 소식 받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1. 신년주일은 성찬-주현 절기 속에 포함되어 지켜지고, 추수감사주일은 미국의 경우 11월의 4번째 목요일이 있는 주일로 지켜진다. [본문으로]
  2. “하나님이 우리에게 오신 구원의 이야기, 죽음에서 부활에 이르는 구원의 역사를 담고 있는 교회력은, 1년을 단위로 그리스도의 일생을 재구성하여 우리에게 대림절, 성탄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그리고 성령강림절의 절기에 대해 일깨워준다.” 김정, 『초대 교회 예배사』 (서울: clc, 2016), 62. [본문으로]
반응형
카카오스토리 구독하기

게 시 글 공 유 하 기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밴드

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미지 맵

    웹진/목회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