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새로운 기독교 문화콘텐츠를 기다리며-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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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1)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 변화하는 기독교문화 생태계

 

'기독교문화', '문화선교'. 

! 이제는 너무 침체되다 못해 생소한 느낌까지 들게 하는 단어들. 그땐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90년대부터 2천년대 초반까지 정말 기독교문화 콘텐츠의 부흥기였던 것 같다. CCM 시장은 큰 호황이었고(성공한 몇몇은 꽤 큰돈을 만졌다고도 하고) 뮤지컬, 연극 등 각종 기독교 공연에 사람들이 꽉꽉 들어찼다. 기독교 잡지라는 것도 몇 종류나 있었다. 가끔 '주님의 미디어 군대로 세상을 정복하자'는 자부심 쩌는 구호마저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과장하자면) 전부 죽었다. 물론 해당분야에서 고군분투하는 사명자들이 있지만 시장의 관점에서는 이미 모든 것이 붕괴되었다.

 

CCM 기획사들은 문을 닫았고 기독교 문화 잡지들도 상당수가 폐간 내지는 휴간 상태이다. 갓피플 티켓 예매 사이트에 한 달 동안 몇 개씩 올라오던 기독교 뮤지컬 등의 공연 예매 소식은 이제 1년에 한 두번 보일까 말까한 수준이다.

 

기독교 문화라는 영역에 부르심을 느끼고 나름 다양한 일들을 해왔던 당사자로서 요즘 멘붕에 빠진 면이 없지 않다. 우리에게 왜 이런 일이 생겼고 우리는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

 

얼마 전 음원싸이트 멜론의 CCM 분야 상위 1위부터 100위까지 차트를 훑어 보았다. 정말 놀랐다. 100곡 중 거의 대부분이 마커스, 어노인팅의 예배곡들이었다. 게다가 발표된지 수 년에서 심하게는 10년도 더 된 곡이 상당수 100위 안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요즘 대중가요시장에서 TOP100차트는 분 단위로 순위가 확확 바뀐다. 점심시간에 발표되어 1위를 찍은 곡이 오후에는 차트 밖으로 밀려나기도 한다. 10년 전 발표된 예배곡이 아직도 순위에 있는 CCM 분야는 죽은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란다. 좋은 CCM곡들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시장 상황이 너무나 척박하다는 것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CCM 차트에는 락힙합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신곡들이 차트에 오르락 내리락하며 CCM 전문 비평잡지까지 있었다. 지금은 그런 순환이 너무 미비하다. 시장은 생태계와 같은 것인데 순환이 멈추었다는 건 생명을 잃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또 통계를 보면 2016년 발표된 CCM 음원은 1000(싱글 포함)가 넘는다고 한다. 이러한 기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20년전 기독교 문화 호황기와 지금은 무엇이 달라졌는가.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는 것이 무엇인가. 그런 궁금증이 들기 시작했다데이비드 보쉬의 기념비적 저서 『변화하고 있는 선교』가 떠올랐다. 이제 우리는 '변화하는 문화선교'1장을 써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연재해보기로 했다. 20년 전 호시절이었던(그렇다! 호시절. 그때는 큰 CCM 공연하면 줄 서서 기다리다가 자리가 없어 돌아간 사람만 천 명 가량인 적도 있었다고 그때는 인터넷이 없었으니 - 또는 공연 하나 만드는 제작비도 가요계 못지않게 시도해봤다는 이야기들. 물론 지금 시장이 작아지다 못해 사라진 수준이라 제작자가 개인 사비를 털어야 하는 환경이 되었다.) 그 호시절의 기독교 문화환경과 오늘의 그것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나가야 하는가.

 

오늘 교회가 처한 상황과도 유사점이 있을 듯 싶다. 교회를 꽉꽉 채우던 젊은이들이 모두 빠져나가는 뼈아픈 현실을 타개할 작은 단초를 발견할 수도 있지 않을까?

 


프롤로그2) 망한 게 아니라 생태계가 변화한 게 아닐까?

 

사실은 요즘 기독교 문화 콘텐츠업계(?) 사람들의 주된 정서는 '비관'에 가깝다. 기독교적 정체성을 지닌 연극영화뮤지컬도서음악 등 어떤 분야치고 요즘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 쪽은 없다. 아주 적나라한 생활고를 밝히고 싶지만... 이야기를 좀 풀면 '아니 그렇게 유명한 분도 그렇게 어려워?' 라는 반응이 주로 나온다는 정도에서 그쳐야 겠다.

 

하지만 여기서 힘든 얘기만 하고 싶지는 않다.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 척박한 상황에서도 문화영역에서의 부르심에 응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많은 크리스찬 문화예술 창작자들이 있다. 이 시리즈는 그러한 동역자들을 격려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보는데 작은 도움을 주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요즘 크리스찬인 실용음악과 학생들이나 젊은 뮤지션들을 만나면 열에 아홉은 '세상 속에 들어가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걸 듣는다. 최근 1~20년간 청소년,청년 집회에서 선포된 메시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영향력을 미쳐라'를 잘 실행하고 있는 듯하다.

 

예전에는 오히려 목사님께서 '너의 음악적 능력을 세속적인 음악에 쓰지 말고 하나님 찬양하는데만 썼으면 좋겠구나'라고 말하는 걸 더 많이 들었던 것 같다.(실제로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찬양인도를 하는 선배 형의 기타를 들고 트로트를 치면서 까불까불하고 있었는데 형이 말하길 '아앗 그 기타는 하나님 찬양하는데만 쓰기로 서원기도 한거라.. 너 그러다 하나님께 벌받을지도 몰라.' 참고로 그 형은 내가 지금도 너무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다^^ 하지만 그 당시 분위기는 정말 그런 것이 좀 있었다.)

 

여튼 이제는 크리스찬 뮤지션들이 세상속으로 너무 잘(?) 들어가다 보니 오히려 CCM은 외면 받는 아이러니가 생긴 듯하다. (그래서 좀 속상하기도 하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주님도 우리를 세상으로 보내신다는 요한복음 말씀을 기억해 본다. 오늘 일견 CCM 시장을 비롯해 기독교문화 콘텐츠가 퇴락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크리스찬 아티스트들이 세상 속으로 더 깊숙히 들어간 건 아닐까. 외견상으로는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아도 오히려 더 성장한 다음 단계의 기독교문화 생태계가 생겨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변화하는 기독교문화생태계 속 달라진 모습들에 대한 소회, 그리고 그러한 상황 속에 놓여있는 우리들에게 던져진 과제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다음 기사를 기대해 주세요.]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http://facebook.com/narnia2015)이라는 작은 클럽의 사장이자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 2017 1차 문화포럼 "탈종교 시대, 한국 교회는 어디로 가야 하나" 안내 ● 


지난 연말통계청이 10년마다 진행하는 종교인구 조사가 나왔습니다개신교의 교세 감소와 불교천주교의 약진을 기대하던 예상과는 달리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고종교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교계마다 분석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귀결은 한국 사회에 탈종교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평입니다그러나 엄밀히 말해 탈제도종교화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불안과 생존 경쟁 속에서 도피처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기성 종교 밖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무교 인구의 증대와 영성 추구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이같은 움직임이 최근 드라마 도깨비’, 영화 곡성’ 등 대중문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문화선교연구원은 최근의 탈종교적 현상을 분석하고 한국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할 필요가 있음을 인식하였고그러한 관점에서 2017년 첫번째 문화포럼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탈종교 시대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한국 교회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고 계시는 분들을 초대합니다. [자세히 보기 및 신청하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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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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