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세속적인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교회: 홀리 트리니티 브롬튼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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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인 내(제임스 다이어)게 강력하고 멋져 보이는 영국 교회가 있다. 바로 런던의 중심가에 위치한 홀리 트리니티 브롬튼 (Holy Trinity Brompton; 이하 HTB) 교회이다. 도시의 가장 분주한 도로에 위치한 이 교회는 대성당과 같은 웅장한 건물, 그리고 풍요의 상징인 나이츠브리즈 지역에 둘러 쌓여있기 때문에 지역적 위치로나 역사적으로 영국의 대표 교회로서의 위치를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이 교회가 풍기는 웅장한 멋의 이면에는 쉽게 상상하지 못할,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나라 전체적으로 기독교의 영향력이 나날이 약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교회에서는 새로운 부흥이 일어나고 있다.

 

2015, 칸테베리의 대주교였던 Lord George Carey는 데일리 메일지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기독교는 멸종 직전에 도래했다고 이야기했다. 쇠퇴하는 분위기 속에서 HTB 교회는 혁명에 가까운 움직임을 이끌고 있다. 이 교회를 통해 영국의 문화 가운데 기독교가 다시 등장하고 있고, 기존에 흐르던 비기독교적인 조류를 뒤바꿔놓고 있다.

 

여기에 뭔가 다른 게 있다

 

HTB 교회의 예배에 들어서는 순간 아마도 이곳이 보수적이고 정통적인 영국 교회가 맞는지 의심하게 된다. 형식이라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강단이 없고 대형 스크린이 크게 자리하면서 오히려 현대 교회의 표본이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성도 구성 또한 굉장히 다양하다. 나이, 인종, 직업 등 모두가 스스럼없이 서로를 허물없이 대하는 모습이다.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면, 2005년에 부임한 카리스마 넘치는 목회자 닉키 검블(Nicky Gumbel)이다. 60대 초반의 닉키 검블 목사는 겸손하고 개방적이다. 그의 진실성과 열정은 HTB교회의 곳곳에 영향을 미친다. 그의 부임 이후 HTB 교회는 초대형교회로 성장하면서 런던의 곳곳에 4개의 캠퍼스(혹은 센터라고 칭하는)를 세웠다. 거기에 더하여 2016년 한 해 동안 런던 밖 4개 지역에 캠퍼스를 세우는 것을 계획하였다.

 

한편, 전통적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며 자라온 연령층을 위해서 검블 목사는 앞서 이야기한 것과는 또 다른 목회를 펼치고 있다. 검블 목사는 사람들을 교회로 끌고 오는 것이 아닌, 교회가 사람들에게 다가가도록 접근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검블 목사의 “2%의 인구는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고, 나머지 98% 현대 음악을 좋아한다고 들었습니다라는 말은 HTB 교회가 문화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의 핵심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그는 기존의 영국 성공회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면서, 영국의 교회는 이제 문화와 사회와의 불협화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통교회가 고집하는 클래식 음악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현 세대에게 다가가고 포용하기 위해서는 요즘 세대의 문화에 한층 더 다가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현대 음악을 도입해야 한다. 오늘날의 문화가 갈급해하는 음악코드에 맞출 수 있어야 한다고 강력히 이야기한다.

 

위기에 처한 교회


전세계 교회를 통틀어 영국의 기독교인들은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 있는 목소리를 냈었던 사람들이다. 1400년이 넘도록 영국 문화의 모든 부문에서 기독교는 많은 역할들을 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영국 교회는 위기에 처해있다. 영국 성공회의 교세는 급격한 하락세 중에 있다. 지난 해 봄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교회는 1명의 성도가 증가할 때 12명의 기존 성도를 잃게 된다고 분석했다. 로마 가톨릭 교회도 마찬가지이다. 그들의 경우 1명의 성도 증가 시 10명의 성도가 떠나간다. 성도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시점에서 위와 같은 통계는 오늘날 기독교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보여준다.

 

검블 목사는 이러한 정황을 토대로, 다른 교회들은 미처 발견하고 대처하지 못한 방법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며 HTB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기독교와 교회의 동향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요즘 무교 인구가 얼마나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것이다. 영국과 웨일스에 대한 2014년 연구에 따르면 본인의 종교에 대한 질문에 48.5%는 무교, 나머지 43.8%는 영국 기독교, 가톨릭과 그 외 다른 기독교 교파로 답변했다. 미국의 퓨 리서치 (Pew Research) 역시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해 5, 영국 성공회의 최고 재무책임자인 존 스펜스 (John Spence)은 교회의 하락세가 몇 십 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81세의 성인은 21세의 성인에 비해 교회에 참석할 확률이 8배나 높다고 이야기 했다.

 

만약 기독교가 영국에서 생존하려면 오늘날의 젊은이들, 밀레니얼 세대가 다시금 일어나 믿음을 지켜야 한다. 부모 세대가 다녔던 교회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이에 맞춰 교회의 경험을 색다르게 정의한 것이 바로 HTB 교회이다.

 

새로운 유형의 교회인가?


검블 목사는 다른 교회들은 미처 발견하고 대처하지 못한 방법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며 HTB 교회를 이끌어 가고 있다. 하지만, HTB 교회의 특징은 다른 교회와 어떻게 다른가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기 보다 다른 교회들과 어떻게 유사한지에 초점을 맞춰 분석하는 것이다. 검블 목사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교회의 이미지나 혁신 그 자체라기보다 불변하는 진리를 표현하는 올바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검블 목사는 최근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알파 코스 (Alpha course)”의 개발자이다. 기독교의 신앙을 약 11주에 걸쳐 다루는 과정으로, 카페, 교회, 대학교, 가정 등 영국의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다. HTB 교회처럼 딱딱하고 진부하게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 전세계적으로 290만 명이 사용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

 

알파 코스는 예수님과 신앙에 대한 실질적이고 현실감 있는 대화에 기반하면서, 기존의 신학교 수업 같았던 모습에서 벗어났다. HTB 교회의 여러 사역들처럼 알파 코스는 오늘날의 문화가 과거의 전통에 맞추길 강요하는 것이 아닌, 현대적 문화 코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HTB 교회는 사회 운동주의, 캠페인 등을 포용하여 그 지역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HTB 교회의 강조점은 전도에 있다. 전통적인 기도모임나 찬양집회에서 복음적인 음악 모임으로 그 모습을 바꾸어가고 있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모두에게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HTB 교회와 같이 현대 사회의 문화코드에 맞춰 예배를 바꿔가는 교회들이 가장 빈번하게 듣는 비난은 그들의 예배가 콘서트처럼 보인다는 지적이다. 어떤 이들은 교회가 보수해 온 전통적인 가치와 뿌리를 상실하게 되거나 복음의 메시지가 화려한 조명과 효과장치들에 묻혀 희석될 것이라고 염려한다. 검블 목사는 HTB 교회의 모든 사역과 활동이 성경과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그가 세계적인 기독교 지도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한 사람의 지역 교회 목회자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본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실은, 지역 교회에서 지역의 사역원들과 함께 사역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HTB 교회는 화산과도 같아요. 여러 다양한 목회와 사역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 열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불이 활활 타올라야 하기 때문이죠. 지역교회만이 이 역할을 해낼 수 있습니다.”

 

분열에서 연합으로


불변하는 복음의 메시지에 헌신한 검블 목사는 그와 HTB 교회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고, 역사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서유럽의 교회들이 연합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나라를 다시 복음전도하는데 걸림돌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서로 간의 다툼이다. 국가가 다시 복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함께 노력해야 한다. 만약 교회들이 서로를 헐뜯고 싸우기만 한다면 불가능한 일이 된다.”

 

이를 위해 검블 목사는 기존에 사이가 좋지 않았던 교파들 간의 휴전을 선포하는 활동을 하며 연합을 위해 몇 해간 주력해 왔다.

 

재작년에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HTB 리더십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거기서 그는 라니에로 칸탈라메싸 (Raniero Cantalamessa) 가톨릭 신부, 그리고 미국에서 카리스마 있는 기독교 운동가로 유명한 조이스 마이어 (Joyce Meyer)를 초청하여 담론을 펼치는 것으로 연합의 비전을 공유했다. 전례가 없던 움직임에서 기독교의 다른 흐름들이 함께할 것을 강조하였다.

 

신학과 전통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는 우리를 연합시키는 그 공통점은 우리의 차이점보다 더 크고 강하다고 믿는다.

 

런던 혁명

 

런던 내 기독교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비단 HTB 교회뿐만은 아니다.

 

힐송 런던(Hillsong London)과 지저스 하우스 (Jesus House)는 런던에 속해있는 큰 교회들이다. 런던 외에도 어우대이셔스 처치 맨체스터 (Audacious Church Manchester), 라이프 처치 브래드포드 (Life Church Bradford), 그리고 트렌트 빈야드 (Trent Vineyard)도 성장하고 있는 교회들이다.

 

영국의 도시 곳곳에서 대형 교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검블 목사가HTB 교회에서 보인 목회철학이 효과적임을 입증한다. 교회는 오늘날의 사회가 구사하는 언어와 문화코드를 사용하여 그들이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행히도 이런 시도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브라이얼리 컨설턴시 (Brierley consultancy)2013년도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검블 목사가 HTB 교회에 부임한 2005년 이후 런던 교회들의 출석률 평균이 620,000명에서 720,000명으로 증가했다. 기독교 인구의 예배 처소의 숫자 또한 17%나 증가하였다.

 

영국의 기독교에 새로운 활력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나날이 증가하는 기독교 인구의 수를 보면 런던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적 혁명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다. “우리는 놀라운 일의 시작점에 있다.”

 

 

이 글의 저자는 제임스 다이어 (JAMES DWYER)이며, Relevant에 실린 "How One Church Is Reaching the Most Secular Society on Earth"을 문화선교연구원에서 번역하여 한국 교회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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