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예배 자료] 부활절(Easter) - Triduum 고난의 신비, 시간의 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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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iduum: 고난의 신비시간의 신비 [2]

- 부활절(Easter) 예배, 이렇게 드려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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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 *


 

초대교회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따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일어난 하나님의 신비로 기념했다. 죽음 없이 부활이 없기 때문이다. 성금요일에서 성토요일을 지나 부활의 주일로 이어지는 사흘을 가리켜 초대교회는 트리두움(Triduum)이라 불렀다. 비록 성토요일에 특별한 예식은 없지만 이 날은 주님이 무덤에 묻히신 날이라는 깊은 신비를 지니고 있다(※ 성금요일에서 부활주일까지 '삼일간'을 의미하는 라틴어 Triduum(트리두움)이 잘못 표기되어 바로잡습니다. - 문화선교연구원 주) 

 

1. 부활절 전야(Easter Vigil)

부활절에서 가장 최고조에 이르는 기쁨은 그리스도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에 있다. 또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날 교회가 세례를 베풂으로써 하나님의 자녀가 된 이들의 기쁨이다. 초대교회는 사순절에 세례후보자들의 신앙을 마지막으로 점검(Lenten Catechesis)하고 이를 통과한 이들에 한하여 토요일 밤, 즉 부활절 전야를 지키며 기다렸다가 부활 주일 새벽에 세례를 베풀었다.

온 교회가 사순절의 금식에 동참하며 주님의 부활을 기다림과 동시에 부활 주일에 세례 받는 이들의 구원의 기쁨에 동참하였다. 따라서 부활절 승리의 외침은 세례를 통해 새롭게 하나님의 자녀가 이들의 기쁨과 더불어 온 세상에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셨다!”

 

2. 부활 주간(Easter Octave)에 행해지던 미스타고지

팔일 간 지속되는 부활 주간에 초대교회는 갓 세례 받은 이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바로 직전에 경험한 세례와 성찬 성례전의 신비에 관해 가르쳤다. 미스타고지(mystagogy)는 세례 성찬 성례전에 나타난 하나님의 신비에 대한 가르침을 뜻하는 초대교회의 용어이다. 부활 주일 새벽에 세례를 받은 이들이 부활 주일에 모여 자신들이 경험한 성례가 어떤 의미인지 배우는 시간이다. 갓 세례 받은 이들뿐만 아니라 기존 신자들도 원하면 미스타고지에 참가할 수 있었다. 세례 받지 않은 이들의 참가는 엄격히 제한되어 있었다.

그런데 유아 세례가 보편화되기 시작하면서 성인 세례자를 위한 미스타고지가 사라졌다. 5세기 이후 실제로 미스타고지는 거의 행해지지 않았다. 오늘날 교회는 성인 세례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사순절을 거쳐 부활절에 세례 주기에 힘쓰고 있다.

 

3. 부활절 예배 제안

비록 세례와 연관된 의미의 기쁨은 사라졌지만 부활절 기쁨은 그 어느 절기보다 크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인해 우리는 죄와 죽음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이 기쁨의 고백이 마음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절기가 부활절인데, 자칫 초콜렛과 이스터 바니를 앞세운 소비주의의 유혹에 넘어가 세상 축제와도 같은 부활절로 축소될 우려가 있다. 죄와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 그리스도, 죽음을 넘어 무덤까지 내려가셨던 그리스도의 부활에 대한 기쁨이 우리의 죄와 아무 상관도 없이 경축되어서는 안된다.

 

(1) 흰 옷을 입음

부활절 주간이라 일컬어지는 팔일을 가리켜 흰 옷을 입는 주간(week in albis)이라고도 한다. 앞서 살펴본 대로 부활절 세례 받은 이들이 팔 일간 교회에 모여 미스타고지를 행하는데 이때 흰옷을 입는데서 유래한 말이다. 팔 일째 되는 그 다음 주일에 이들은 흰 옷을 벗어두고 자신의 옷을 입고 회중 가운데 앉는다. 부활을 상징하는 흰색으로 부활절 예배 강단을 장식한다. 흰 백합을 사용하는 이유도 그와 같다. 집례자의 가운과 스톨도 흰색으로 장식한다.

 

(2) 부활초(Easter candle)

다시 사신 그리스도, 온 인류를 위해 평화의 불을 밝히신 그리스도에 대한 상징이다.

 

(3) 입례송

부활 주일 새벽에 새롭게 세례 받은 이들이 있다면 흰 옷을 입고 입장한다. 회중석의 맨 앞줄에 이들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부활절의 의미는 강조된다. 즉 세례를 통해 죄와 죽음의 권세에서 해방된 이들을 바라보면서 회중들은 자신의 옛적 모습을 떠올리며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에 감사한다. 옛 사람을 벗고 새 사람을 덧입은 모든 이들이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한다.

 

(4) 할렐루야

집례자가 회중을 향해 할렐루야로 인사하며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셨다고 외친다. 이에 회중은 주께서 정말로 다시 사셨다로 화답하며 말씀 예전을 시작한다.

 

(5) 성경 봉독

부활 절기에 맞는 구약, 서신서, 복음서의 내용을 택한다.

 

(6) 회중 기도

현재 고난 가운데 있는 이웃, 죽음의 권세에 사로잡힌 이에게 그리스도의 부활은 실로 큰 기쁨의 소식이다. 이들에게 희망의 메세지가 전달될 수 있도록 부활절 예배는 죄와 죽음의 권세가 파괴되고 그리스도가 승리하였음을 선포해야 한다. 나아가 세상 고난 가운데 있다하더라도, 죽음을 이기시고 승리하신 그리스도로 인해 종국에는 함께 찬양의 나팔 소리를 울리게 도리라 선포하며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기도한다.

 

(7) 종소리

축도 후 파송 기도와 더불어 주께서 다시 사셨다고 외침과 동시에 종을 힘껏 울리도록 해보자. 어릴 적 기억은 매우 구체적이다. 비록 부활절 예배가 무엇인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축도 후 파송 기도와 더불어 맘껏 종을 흔들어 본 어린이라면 그 기쁨을 기억할 것이다. 종소리와 더불어 전 회중의 웃음 띤 얼굴을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부활절의 기쁨을 알 것이다. 비록 그 깊은 기쁨의 환호성을 신학적으로 다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해마다 거듭되는 부활절 예배를 통해 어느 날 문득 하나님의 은혜가 깨달아질 수도 있다. 만일 교회를 떠나 방황하던 중 문득 길 가다 듣게 된 예배당 종소리는 그를 다시 하나님의 전으로 돌아오게 할 수도 있다. 때로 설득력 있는 지식보다 기억이 먼저 믿음의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김정  외대 영어과, 장신대 M.Div를 거쳐 보스톤 대학에서 초대교회 예배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장신대에서 교수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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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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