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스나이퍼>와 <셀마>, 당신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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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스나이퍼> <셀마>, 

당신의 선택은?

(원문 “‘AMERICAN SNIPER’ OR ‘SELMA’: HOW CHRISTIAN IS YOUR MOVIE CHOICE?”)


Mark Lockard


몇 달 전, 미국에서 기독교와 관련된 영화 두 편이 상영되었습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와 <셀마>가 그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의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가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달성해 많은 수익을 낸 반면, 흑인 노예 해방을 이끈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실화를 다룬 영화 <셀마>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를 기리기 위해 제정한 미국의 국경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날' 30주년에 맞춰 개봉했음에도 말이지요. 이 글의 필자 Mark Lockard는 이 점에 주목하고 원인을 분석합니다. 두 영화 모두 기독교와 관련되어 있지만 후자, 곧 <셀마>가 더욱 바람직한 기독교의 가치, 곧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생명에 대한 함의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 사상을 근간으로 하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셀마>가 그리 흥행하지 못했음에 말입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미국과 동시에 한국에서도 개봉을 하고 대대적인 홍보로 흥행을 한 바 있습니다. 반면 <셀마>는 7월에 개봉 예정에 있습니다. 필자의 글이 공감되면서, 한국에서도 미국과 동일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 예견되는 것은 과연 기우이기만 한 걸까요. Mark Lockard의 글을 읽어보세요.





아메리칸 스나이퍼 (2015)

American Sniper 
7.5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브래들리 쿠퍼, 시에나 밀러, 제이크 맥더맨, 카일 겔너, 루크 그라임스
정보
액션, 드라마 | 미국 | 132 분 | 2015-01-14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 출연 브래들리 쿠퍼, 시에나 밀러, 제이크 맥더맨, 카일 갈너, 루크 그림즈

이라크전 참전 미군 사이에서 레전드라 불렸던 크리스 카일의 에세이를 영화화한 <아메리칸 스나이퍼><아메리칸 스나이퍼>는 4차 파병까지 자진 참전한 크리스와 미국으로 귀환해 가장으로 살아가는 크리스의 모습을 반복적으로 대비해 보여준다. 전쟁터에서 돌아와 일상에 툭 던져진 자들의 삶. 전쟁터의 악몽은 일상마저도 집어삼켜버린다. ⓒ 씨네21





셀마 (2015)

Selma 
8
감독
에바 두버네이
출연
데이빗 오예로워, 카르멘 에조고, 톰 윌킨슨, 팀 로스, 오프라 윈프리
정보
드라마 | 미국, 영국 | 128 분 | 2015-07-00

감독 에바 두버네이 / 출연 팀 로스, 지오바니 리비시, 데이비드 오예로워, 카르멘 에조고

‘마틴 루터 킹의 날’ 30주년을 맞아 개봉한 마틴 루터 킹의 전기영화. <셀마>는 1965년 선거권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셀마에서 몽고메리까지 시위행진을 펼쳤던 마틴 루터 킹의 실화를 다룬다. 같은 해 존슨 대통령으로부터 선거권법 승인을 받기까지의 고난한 여정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2015년 오스카상 작품상 후보작. ⓒ 씨네21


기독교 사상은 미국의 정치, 문화 등 기타 사회구조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끼쳤다. 최근 들어 그 영향력이 조금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한때 영화와 같은 분야에서도 기독교가 중요한 입지를 선점한 적이 있었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전미 박스 오피스에 올랐을 때가 좋은 예이다. 여러 기독교 단체와 그룹들은 영화 티켓 구매력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의미를 알리기 위해 노력했었다. 그들은 할리우드와 같이 세속적인 영역에서도 예수를 알리고자 박스 오피스의 힘을 빌렸다. , 소비라는 자본의 힘을 통해 그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The Hollywood Reporter에 의하면, 영화 <아메리칸 스나이퍼>는 개봉 후 사흘만에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10억 불의 매출을 달성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비주류 영화로 최고 기록을 갱신했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8.4억불과 비교해볼 만하다. 물론 이 두 개 영화를 비교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을 수 있다. 스타 배우의 힘, 할리우드의 지원, 그리고 기독교인들의 힘 등을 비교했을 때 영화 제작 환경은 상당히 대조적이다. 또한 <아메리칸 스나이퍼>에 대한 평가와 대중의 목소리 역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와 전혀 다른 동기와 성격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스나이퍼>의 흥행을 통해 현대 미국 사회와 기독교인들에 대해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바로 미국인들이 꾸준히 간직하고 있는 믿음과 애국심에 대한 가치이다.

 

지난 1월에 소저너스는 Religion News Service에서 발췌한 기사를 실었다. 그 기사는 영화의 주인공 크리스 카일을 연기했던 배우 브래들리 쿠퍼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감독은 책에 비해 영화에서 주인공 카일의 신앙을 다소 약하게 묘사했는데 소저너스는 이에 주목하며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몇 개의 대표적인 대사들을 소개했다기사는 다음의 대사를 끝으로 글을 맺었다.

 

나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시인하면 내게 구원이 있을 거라는 사실을 믿었다. 하지만 저 뒷방, 그러니까 내가 살면서 저지른 죄악을 직면하는 곳 어딘가에서 하나님을 만났을 때, 나는 내가 전쟁 중에 죽였던 사람들에 대해서 정죄를 당하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내가 죽인 모든 사람들은 악한 놈들이고, 내 총알에는 모두 선한 뜻이 담겨있었다. 그들은 죽어 마땅한 사람들이다.”

 

저 대사가 전쟁 상황에서는 흑백 논리, 자민족애가 강한 사람들에게는 애국적으로 들릴지는 모르나 기독교인에게는 다소 논란의 여지를 불러일으킨다. 우선, 주인공 카일은 타인의 생명에 대한 판단을 본인이 직접 해버리는 실수를 범한다. 기독교인에게 이 부분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영역이다(7:1-2). 둘째로, 카일이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앞서 내가 언급한 두 가지 가치에 대한 재조명을 필요로 한다. 믿음과 애국심은 서로 분리시키고 개별적인 대상으로 분류하기가 어렵다. 특히 우리의 삶과 정체성에 중요한 축을 이룰 때는 더 그렇다. 기독교인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나님과 이웃에 대한 배려이고 사랑이다. 이 두 가지 사랑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기독교의 본질이다. 그들이 어떤 존재이고 어떤 짓을 했던 간에 내 이웃의 삶을 하나님이 아닌 내가 직접 끝난다는 것은 기독교인에게는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독교인들은 카일의 신앙을 대변하기 급급하다. 그들은 맹렬하게 카일의 신앙을 방어해주려고 하고 책과 영화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그대로 수용한다. 기독교인들이 그러는 가장 큰 이유는, 그들 또한 같은 신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고 이것이 내가 문제의식을 갖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현재 상당한 기독교인들이 자본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대중문화의 영역 안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나는 이 방법이 기독교적이고 은혜로운 전략인지 의문이 가지만 이 논의는 또 다른 문제이니 넘어가겠다.) 하지만, 그런 영화들은 보통 전쟁을 다룬 전시영화로 폭력적인 개인의 업적을 다루고 있다. 우리 시대의 훌륭한 지도자나 비폭력의 메시지를 담은 예수님 중심의 삶을 다루는 목회자나 리더와 관련된 내용들이 아니다.

 

지난 119<셀마>의 박스오피스 기록은 마틴 루터 킹 데이 연휴 동안 1,150만 불을 갱신하며 미국 내 총 2,910만 불의 매출을 달성했다. <아메리칸 스나이퍼>1/3이 채 안 되는 결실이다. 두 개의 영화를 비교해 볼 때 뭔가 연결이 안 되는 부분이 있지 않은가? 물론 기독교인 관객과 <아메리칸 스나이퍼>를 관람한 관객들에 대한 정확한 수치와 상관성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자료는 찾을 수 없지만, 특정 문화나 가치관을 뛰어넘어 모두에게 사랑받고 있는 영화가 있다는 것은 그 뒷면에 있는 기독교인들의 지지 (영화 표 소비를 통한)를 엿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비춰볼 때, 기독교적인 가치관이 분명히 담겨있음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서 부진하고 있는 영화들도 다수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셀마><아메리칸 스나이퍼>의 관객들 모두 종교인과 비종교인들에 고루 분포되어 있긴 하지만, 미국의 영화 시장에서 정의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가치관을 담은 영화를 전면적으로 다루는 영화들은 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기 있는 영화들은 더 대중적이고 사회 내 주류문화에 더 잘 맞춰져 있다. 영웅전은 평화적인 항변보다는 폭력과 전쟁에 준하여 설명했을 때 더 쉽게 이해된다. 이제는 우리의 기본권을 외부 사건이며 주류문화와는 관련되지 않은 문제로 여기는 것이 마음 편하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교훈보다는 우리의 귀와 감각에 호소하는 군사적인 신념과 장면들을 지지하는 게 더 쉽다. 무엇보다도 미국을 약속의 땅이라 주장하는 생각들에 지지를 보내는 것이 모든 인류의 약속의 땅을 부르짖는 생각들을 포용하는 것보다 더 쉽다.

 

<셀마>가 달성한 박스오피스 기록들을 보면 기독교인들의 지지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현실을 엿보게 된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흥행을 통해 본 기독교인들의 영화 선택과 소비에 대한 우선 순위를 이미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현실은 더 적나라하게 반영이 된다. <셀마>의 부진 이유, 특별히 기독교인에게 지지를 얻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아닌 주인공 카일의 태도가 미국 기독교인이 가져야 할 바람직한 태도와 도덕으로 여겨지기 때문일 것이다. 다시 말해, <셀마>가 자유, 정의, 기본권,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독교 윤리에 대한 근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원인인 것이다.

 

우리는 기독교의 진리를 대변하고 있는 문화와 예술을 지원함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어떤 기독교적인 가치관을 지지해야 하는지 몰라서 발생한 근본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Mark Lockard(마크 로카드)Ministry Matters의 편집을 맡고 있다. 그는 밴더빌트 신학대학(Vanderbilt Divinity School)에서 신학(석사)를 졸업했고, 내슈빌에 거주하면서 종교와 문화에 대한 글들을 집필하고 있다. 블로그는http://DisembodiedBeard.net이며 이 기사는 sojourners에도 실려있다본 기사를 이용할 경우 원작자는 'Mark Lockard', 번역자는 '문화선교연구원'으로 표기할 수 있다본 글은 비상업적 목적으로 번역한국적 상황과 독자들을 고려해 번역 및 수정되었다저작권은 ‘MinistryMatters.com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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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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