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빈의 문화칼럼] 가정문화 회복, 언약적 가정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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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급격한 사회문화변동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전환기적 위기의식을 갖게 한다. 과연 우리 사회가 물질을 넘어 생명 중심의 가치관과 작은 사람도 품어 내는 공동체성을 구현해 낼 수 있을까. 섣부른 패배감과 무력감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작은 영역에서부터 할 수 있는 일들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신앙인들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영역은 바로 가정이다. 건강한 사회는 먼저 가정을 바로 세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가정의 중심적 구성원인 남성과 여성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성을 전제로 하는 ‘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가정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유례없이 사회문제의 중심에 성(性) 담론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우리 가정과 사회가 응답해야 할 주요한 주제로 성이 자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가정과 사회의 기초를 위협하고 있는 급진적인 성문화의 도전 앞에서 삶과 신앙의 토대인 성경의 증언을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성을 언급한 신약성경의 주요 구절이 창세기 1∼2장에 나오는 창조 사건과의 관계성 속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성의 영역이 구약의 문제만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 즉 믿음에 근거한 삶의 세계에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는 주제라는 것을 말한다. 즉 성의 문제는 믿음의 문제인 것이다. 

창세기 1∼2장을 중심으로 한 성경의 증언을 통해 본 결혼은 신학적으로 삼중적 결합의 의미를 갖는다. 첫 번째는 생명 탄생을 위한 하나됨이다. 물론 모든 가정이 자녀를 허락받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생명을 탄생시키고 다음세대를 양육하기 위해 시간과 정력, 헌신을 다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두 번째로 결혼을 통해 하나되는 것은 서로 “다른 이”들 간 사랑의 공동체를 이룸을 뜻한다. 성서가 증거하는 결혼은 시작부터 관계적이다. 성에 대한 신학적인 성찰은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와 머리 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를 신부와 신랑 관계로 묘사한 신약의 증언이 그러하듯이 근본적으로 관계적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이러한 성에 대한 관계적 이해는 보다 성숙한 수평적 차원의 관계로 이어진다. 바로 하나님 앞에서의 성과 결혼 이해가 건강한 공동체를 이루어가는 결정적인 원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결혼을 통해 가정을 이루고 그 안에서 헌신적인 사랑의 의미를 깨닫고 실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발견한다. 육체의 연약함과 경제적 이유들로 인해 무엇보다도 우리의 죄성으로 인해 서로가 이해와 용서, 사랑을 필요로 하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의 성 이해를 통한 관계 형성은 건강한 가정, 성숙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매주 중요한 전제가 되는 것이다. 

신앙인들은 오늘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성문화의 왜곡을 바로 잡기 위한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실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사회와 문화의 잘못됨을 비난하기에 앞서 우리가 믿고 살아가야 할 성경적 성과 결혼에 대한 이해를 보다 확실히 해야 한다. 기독교적 가정 이해의 핵심은 상대방의 조건에 따라 좌우되는 계약(Contract)적 관계가 아닌, 모든 조건을 초월하는 하나님 중심의 언약(Covenant)에 근거한다. 인간적인 조건을 초월하는 언약의 개념에 근거한 가정의 의미와 목적을 회복하는 것이야말로 경제적 교환 모델(Economic Exchange Model)이 당연시되어 점차 이익 중심의 사회가 되어가는 한국사회를 회복시키는 의미 있는 출발점을 제공할 것이다. 

무너져 가는 20세기 초반, 위기의 조선사회의 희망이 되려 했던 한국교회는 또 다른 위기를 맞고 있는 21세기 초반의 한국사회를 섬겨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하나님 중심의 ‘언약적 가정’을 이루어감으로써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일구는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 되어야 할 것이다. 신앙에 근거한 가정 회복을 통해 건강한 사회를 이루어가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문화선교연구원 CVO 임성빈(장신대 총장)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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