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기 “기쁨의 50일”을 맞이하며






겨울이 지나 만물이 약동하는 봄이 오듯, 기나긴 사순절을 지나 우리는 2018년 부활절, 그 희망의 시간을 맞이하게 된다. 유난이 춥던 겨울을 보내고 따스한 봄을 기다리듯,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져오신 영원한 생명의 봄을 기다린다. 사망을 이기시고 다시 사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은 삶이 아무리 고단하고 절망스러워 보여도 죽음조차 이기지 못하는 궁극의 희망이요, 거친 세상을 믿음과 소망, 사랑으로 이겨내는 그리스도인의 능력이 된다. 

교회는 이 희망과 능력을 가지고 세상에 부활신앙의 기쁨을 선포하며 증언하여 왔다. 초대교회는 부활절 당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 50일 기간을 완전한 기쁨 속에서 축하하며 보냈다. 이 기간은 대림절이나 사순절보다 더 오래된 교회의 절기로 주후 3세기까지 교회가 지켰던 유일한 연주기(The Annual Cycle)였다. 김경진 교수(장신대 예배학)에 따르면, 흔히 오순절과 혼란스럽게 사용되기도 한 이 절기는 부활 후 50번째의 날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50일 동안의 전 기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흔히 ‘파스카(Pascha) 절기’라 불렀다. 부활주일부터 성령강림주일까지의 50일 동안을 하나의 잔치같이, 혹은 하나의 큰 주일처럼 즐거움과 감사로 보낸다는 점에서 “기쁨의 50일”(The Great Fifty Days)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이때에는 무릎을 꿇고 기도하거나 금식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고 이웃들과 함께 잔치하며 부활의 기쁨을 삶으로 나누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 속에서 주님의 몸 된 교회가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누구나 동의하듯 부활절 하루에 그치는 기쁨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끼리 기뻐하고 찬양하며 삶은 계란을 나눈다고 하여 기쁨의 부활절 문화를 만들어 내었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부활절 문화는 보다 두터운 차원의 것이다. 그것은 ‘죽음의 문화’를 넘어 ‘생명의 문화’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반생명적 폭력의 문화 속에서 생명의 존엄성이 위협받는 이 시대에, 물질만능주의의 횡포와 도덕적 가치의 상실이 가져온 허무주의의 심연으로 고통 받는 이 세상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요 14:6) 그리스도의 문화를 꽃 피게 하는 일일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부활의 정신과 능력을 이 땅의 작은 이들과 나누고 지역사회에 전하는 실천의 자리이다. 우리가 지닌 참된 기쁨과 희망을 문화와 예술을 통해 증언하고 부활 생명의 능력과 하나님 구원의 아름다움을 이 땅에 펼쳐나가는 문화선교의 자리이기도 하다.

문화선교연구원은 부활절 이후 펼쳐지는 <서울국제사랑영화제>(4월 24일-29일)를 통해 “기쁨의 50일”의 의미와 기쁨을 교회, 나아가 세상과 함께 나누려고 한다. 세상 가운데 펼쳐지는 하나님 사랑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영상을 통해 나누고 우리의 참 희망을 노래하려고 한다. 소외당하고 고통당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들으시고 아파하시며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말하고자 한다. 세상 속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기 위해 오늘도 그 길을 걸어가는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한다. 경계를 넘어 소통하고 세상을 살리는 생명을 불어넣으라,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함께 듣고 함께 걷는 축제의 장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부활의 증인으로, 이 땅의 생명 문화를 만들어가는 민족의 교회, 세상의 빛 되는 교회로 더욱 새롭게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주신 “기쁨의 50일”이 우리만의 기쁨의 시간이 아니라, 온 세상이 함께 기뻐하는 시간이 되도록, 세상을 밝히고 생명을 살리는 은총의 시간이 되도록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한국 교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백광훈 원장(문화선교연구원)


기독교인에게 추천하는 제15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상영작 &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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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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