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독교 문화콘텐츠를 기다리며-10] 어린이들에게 크리스찬 문화콘텐츠는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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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를 아시나요? 이 질문을 들으면 당신은 누구를 떠올리는가. 선교사라면 윌리엄 캐리를 떠올릴 것이고, 3,40대라면 짐 캐리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물어보면 장담하건데 100명중에 110명은(친구 10명을 데려옴)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캐리 언니(누나)라고 말할 것이다. 새로운 장난감을 소개하는 작은 유튜브 채널로 시작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은 그야말로 1,2년새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였다. 이제는 뽀통령이라고 불리는 뽀로로보다도 더 큰 인지도를 갖게 되었다.


업계에는 신선한 충격이 있었던 것 같다. ‘어린이 콘텐츠도 이렇게 대박이 날 수 있구나!’ ‘캐리’를 만들어낸 캐리소프트는 2014년 시작할 당시 월 17만원의 매출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수십억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본인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러한 콘텐츠를 주의 깊게 보게 된다. 그야말로 아이들의 시선을 강탈하고 아이들의 시간을 순삭(순간삭제) 시키는 이 콘텐츠는 과연 좋은 콘텐츠일까?

물론 장단이 있겠지만, 장난감 놀이도 화면에서 누군가가 대신 해주는 시대라는 게 조금 우울하기는 하다. 요즘 아이들은 현실의 세계에서 직접 무언가를 손으로 들고 역할놀이를 하기 보다는 유튜브에서 캐리가 대신 놀아주는 영상을 멍하니 보는데서 만족을 찾는 듯도하다.

크리스찬 문화 콘텐츠의 관점에서 이 부분을 생각해본다면 어떤 접근이 나올까? 기독교버전의 ‘캐리’를 만들어야 할까?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오늘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어린이들의 문화에 접근하는 케이스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사실은 새롭다기 보다는 예전의 방식, 오래된 방식이다. 오히려 유튜브를 통해 소통하는 사이버 시대를 역행하는 옛날방식이다.


민경찬 목사님(세필교회)는 주중에 지역아동센터,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 등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다. 학부때 음악을 전공하였고 다음세대의 교육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학교에서 초등학교 아이들을 만났을 때 느낀 것은 아이들이 너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통해서만 세상을 접하고 배워왔기에(이러한 경향은 부모가 생업으로 바쁜 지역일 수록 심하다) 부작용이 많다는 것이었다.

민 목사님은 "학교에서 아이들을 많이 만나는데, 아이들이 많이 아프다"며, "노래를 통해 굳어있는 아이들을 풀어주려 하지만, 이마저도 경쟁이 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는 법,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는 법, 대화하는 법,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경험할 기회조차 없기에 점점 기계처럼 되어 간다는 슬픈 사실이었다. 이 아이들에게 먼저 사람과 사람의 교감이 무언지, 따뜻함이 무언지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으로 다양한 곳에서 어린이들과 음악수업을 계속해왔다. 작년 가을에는 강북문화재단의 후원으로 한 지역센터아동센터의 아이들이 결성한 ‘소나무합창단’의 공연을 북서울 꿈의숲 공연장에서 성공적으로 올렸다.

센터장께서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한시도 집중하지 못했던 이 아이들이 이렇게 합창을 멋지게 해낸다는 게 기적입니다!’

합창단은 민경찬 목사님이 만든 동요들을 주로 부른다. 기독교적 용어는 없지만 성경말씀을 기초로 하여 만든 따뜻하고 아름다운 곡들이다.


‘씨앗의 꿈’ (민경찬 곡.사)

묵은 땅을 갈아 엎고서 씨를 뿌렸죠

물도 주고 거름도 주며 열매를 기다려요

사과 속의 씨앗은 셀 수 있지만

씨앗 속의 사과는 셀 수 없듯이 

지금은 비록 우리의 꿈을 모두 볼수는 없지만

우리가 힘써 가꾸어 갈 때 모두가 볼 수 있을거야

 

<마을주민과 함께 하는 수업 장면>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true59836&logNo=220447579234&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하나님나라는 스스로 자라는 씨앗과 같다는 성경구절을 묵상하며 만든 곡이라고 한다. 이러한 곡들로 민경찬 목사님은 초등학교와 지역아동센터등에서 음악수업을 진행한다.
지난 가을 공연 후에는 ‘우리도 이 노래를 해보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하여 MR반주를 포함한 음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첼로와 해금 장구 등 국악과 대중음악 뮤지션의 콜라보로 음악적으로도 특별한 동요 음반이 될 듯하다. 

<녹음장면 사진-나니아의 옷장>

여기서 문화선교의 본질에 대해서 한번쯤 다시 생각해본다. 과거에 문화선교는 사람들의 주의를 끌어서 결국에는 전도집회의 결신의 자리에 까지 이끄는 바람잡이(?) 역할정도로 인식된 면이 있었던듯 하다. 해외선교에 가서 지역주민의 이목을 끌고 불러모으기 위해 여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방식처럼 말이다. 하지만 문화는 선교를 위한 도구에 머물러야만 하는가. 문화콘텐츠 자체가 복음의 가치를 깊이 내포하고 있으며 그것을 함께 누리는 순간 자체가 하나님나라의 본질을 일부나마 맛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그것이 큰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차가운 스마트폰 화면의 촉감으로 유튜브를 통해 소비되는 오늘의 콘텐츠. 특히나 아직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들이 그러한 방식으로 세상을 배워가는 오늘의 문화는 우리가 깊게 고민해봐야할 부분들이 있다.
민경찬 목사님이 시도해오고 있는 방식, 소규모이지만, 직접 아이들을 만나고 악수하고 서로 대화하고 함께 노래하는 일. 그것이 복음을 전하는 시작이고 하나님나라를 함께 경험해가는 본질이 아닐까. 이것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시스템으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에 유튜브, SNS시대에 역설적으로 그리스도인들에게 선교적 의미를 주는 부분이 있다하겠다. 사실 지난 달 칼럼에서는 유튜브 등 새로운 인터넷 매체를 통한 크리스찬 문화콘텐츠의 가능성을 이야기했는데 이번 칼럼은 반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너무나 인터넷 매체에만 노출되어 있는 어린이들에게는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필요한 면이 분명 있다.

여튼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여기서도 통한다. 선교하는 일, 복음의 가치를 전하는 일은 틈새시장의 싸움과도 같다. 열악하다고 생각되었던 부분이 새로운 활로와 강점이 되기도 한다.

 

글쓴이_이재윤
20대부터 문화선교 영역에 부르심을 느껴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시도를 해왔다. 인디밴드를 만들어 홍대클럽에서 복음이 담긴 노래를 하는 무모한 시도를 하기도 했고, 문화선교연구원에서 기독교 뮤지컬, 영화, 잡지 만들기 등의 일도 했다. 현재는 성신여대 앞 '나니아의 옷장'(옷장 문을 열면 새로운 세계를 만난다! http://facebook.com/narnia2015)이라는 작은 클럽의 사장이자 같은 장소의 '주님의 숲 교회' 목사로 살아가고 있다.

 

나니아의 옷장 2월 공연 소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공연 안내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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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선교연구원은 교회의 문화선교를 돕고, 한국 사회문화 동향에 대해 신학적인 평가와 방향을 제시, 기독교 문화 담론을 이루어 이 땅을 향한 하나님 나라의 사역에 신실하게 참여하고자 합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와 영화관 필름포럼과 함께 합니다. 모든 콘텐츠의 무단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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